정다슬은 변호사로서 어중이떠중이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왔다.조정국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왔기에, 마음에 두지 않았다.차에 오른 후, 하지훈은 히터를 틀었다.경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들어설 때까지 차 안은 조용했다.“하지훈 씨.”정다슬은 성을 붙여 하지훈의 본명을 불렀다.하지훈은 오히려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응.”“그 사람이 나가서 떠들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뭐라고 떠들 건데? 내가 조정국이 여변호사를 괴롭히는 걸 목격했다고?”하지훈은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그 사람은 그런 망신을 당하고 못 살아.”차에서 내린 뒤, 정다슬이 앞장서 걸었다. 현관문 앞에 다다르자, 그녀는 몸을 돌려 코트를 돌려주었다.여자의 온기와 옅은 향수 냄새가 남아 있는 코트를 받아 쥔 하지훈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다음에 또 이런 일 생기면, 먼저 나한테 전화해.”정다슬은 살짝 놀란 듯하다가, 이내 가볍게 웃었다.“하씨 가문 넷째 도련님, 변했네요.”“응?”하지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어디가?”“어쨌든... 예전과는 달라요.”예전의 하지훈이었다면, 진지한 표정으로 ‘앞으로 그런 자리에 절대 다신 나가지 마!’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를 하며 못 박지 않고, 대신 그녀의 뒤를 봐주기로 한 것이다.하지훈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그게 더 나아진 거야? 아니면 나빠진 거야?”“둘 다 아니에요.”정다슬은 말을 마치고는 뒤의 문을 가리켰다.“저 먼저 들어갈게요.”집에 들어선 정다슬은 문에 기댔다. 고요한 현관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그가 어떻게 변하든, 다 괜찮다는 것을 정다슬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물론, 이것이야말로 하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 원래 가져야 할 모습이라는 것도.주머니 속 전화가 진동했다. 정신을 차리고 꺼내 보니, 하지훈이 보낸 메시지였다.‘내일 아침 만두 갖다줄게. 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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