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서강이 옅게 웃었다.“예, 맞습니다. 헌데 조정에서 함께 벼슬하는 이들은 모두 폐하를 위해 일하고, 폐하의 명을 따르는 이들입니다. 어디에 감히 저 같은 후배가 나설 자리가 있겠습니까.”하문정은 차를 한 모금 머금었다. 차 김이 은은히 피어올랐다.그는 맹서강이 말을 받지 않자 가볍게 응수한 뒤, 더는 돌리지 않고 본론을 꺼냈다.“요즘 조정에서는 군비 개혁이 한창이고 자네 역시 폐하의 중책을 맡게 되었지.”그의 목소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 오랜 세월 전장을 누빈 장수 특유의 묵직한 안정감이 깔려 있었다.“내가 맡은 서남대영은 적융으로 통하는 목줄을 틀어쥐고 있는 요충지라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하문정의 시선이 맹서강의 얼굴 위에 내려앉았다. 그 눈빛은 뜨거웠다. 기대가 담겨 있었고, 동시에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압박도 서려 있었다.“서강아.”그는 일부러 말의 속도를 늦췄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또렷이 박혀 나왔다.“이제 네가 신기영을 맡게 되었으니, 그 신식 화총과 개량된 화포들……”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뜻은 이미 분명했다.“우리 서남대영이 먼저 교체 장비를 갖출 수 있다면…”그가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였다. 목소리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설득력이 배어 있었다.“변방의 잡것들을 크게 제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라에도, 집안에도 크나큰 공이 될 것이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화청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듯 고요해졌다.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맹여산은 찻잔을 든 손에 힘이 들어가 손마디가 희게 질렸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외손자를 바라보고 있었다.맹시은의 가슴도 따라 조여들었다. 그녀는 무심코 곁에 앉은 주종현을 바라보았다.주종현의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깊은 눈동자에는 한 발짝 물러나 이 상황을 지켜보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이 순간 보이는 시선도, 보이지 않는 시선도 모두가 맹서강 한 사람에게로 집중되었다.맹서강의 표정은 변함없이 담담했다.그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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