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Bab 421 - Bab 430

682 Bab

제421화

강솔은 눈에 의외라는 기색을 띠었다.중현이 꺼내려던 말이 이런 내용일 줄은 몰랐다.강솔이 지금껏 가장 걱정했던 건 이혼이 지안의 마음에 상처로 남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중현 곁에서 참고 버티며 계속 살아갈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지안이 원하는 일이라면 가급적 들어주려 했다.지안이 중현을 만나고 싶어 하면 막지 않을 생각이었다.방학 때 J시로 돌아가겠다고 해도 안 된다고 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지안이 건강하고 즐겁게 자라기만 한다면, 강솔은 이런 일쯤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었다.“아빠는 아마 안 올 거야.”강솔은 중현이 아직 입원 중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지안에게 대답했다.지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그날 밤, 지안은 키즈폰으로 중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아저씨는 역시 아저씨네. 이름값 제대로 하시네.]중현이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아빠 보고 싶었어?]지안은 괜히 고집을 부렸다.[새 아빠 찾느라 바빠서 보고 싶을 틈 없어.]중현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느리게 흘러나왔다.[엄마를 향한 네 사랑도 그 정도밖에 안 되나 보네.]지안의 작은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무슨 뜻이지?’[중혼이 죄라는 건 알고 있어?]중현의 목소리는 낮고 듣기 좋았다. 말투도 여전히 느긋했다.[네 엄마도 아직 아빠랑 이혼 안 했는데, 지금 소개팅 상대를 찾아주는 게 엄마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지안은 조금 새침하게 받아쳤다.[새 아빠가 꼭 엄마랑 결혼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는데?]중현의 눈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지안은 중현이 해온 행동을 떠올리며 일부러 속을 긁었다.[엄마가 혼인신고만 안 하면 남자친구 열 명을 사귀어도 불법 아니잖아. 난 엄마 남자친구 열 명 전부한테 아빠라고 부를 건데.]지안은 계속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아저씨도 잘 알잖아. 소아연 아줌마가 그런 식으로 아저씨 옆에 있는 거.][아빠는 소아연 아줌마랑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야.]중현은 아이가 오해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지안의 가치관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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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소담과 강솔 둘 다 할 말을 잃었다.“모든 선물은 긴급 절차로 사모님 명의로의 이전을 마쳤습니다. 사모님의 단독 재산으로 확정되어 있습니다.”강 비서가 남은 설명까지 덧붙였다.강솔이 막 거절하려 했다.“아니...”소담이 먼저 받아 들었다. 대충 훑어보며 전부 진짜인지 확인했다. 위조 서류가 아니라는 걸 확인한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차는?”“각 지역에서 급히 운송 중입니다.”강 비서는 몹시 진지하게 대답했다.“옆에 있는 두 채 주택 리모델링이 끝나면 그 안에 보관할 예정입니다. 주택과 차량 모두 사모님 개인 소유입니다.”강 비서는 일부러 한마디를 더 보탰다.“설령 사모님께서 대표님과 이혼하시더라도, 대표님께서는 돌려받으실 수 없습니다.”중현의 서늘한 시선이 강 비서를 스쳤다.‘굳이 그 말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강 비서는 속으로 답했다.‘사모님께서 안 받으실까 봐 그런 겁니다.’소담은 부동산 권리증과 매입 내역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 전부 합치면 가치는 이미 수천억 원대였다. 특히 와이너리는 위치가 훌륭했다. 포도밭의 규모와 품질도 최상급이었다.전에는 이혼할 때 한 푼도 내놓기 아까워하더니, 이제 와 생일 선물로 이렇게까지 준다니.중현의 머릿속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받아.”소담은 서류 뭉치를 강솔의 손에 올려놓았다.“원래 네가 받아야 할 몫이야. 나중에 이혼할 때 재산분할 문제도 덜 복잡해지고.”이 선물들은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 이혼 시에도 강솔의 개인 재산으로 인정되도록 정리되어 있었다. 중현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는 것을 굳이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강솔은 손안에 든 두툼한 부동산 권리증들을 내려다보았다.“선물은 전했으니 더 방해하지 않을게.”중현의 입술에는 핏기가 옅었다. 중현은 강 비서를 돌아보았다.“가자.”강 비서는 이해가 안 됐다.‘어딜 간다는 말이시죠?!’중현의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강 비서는 머리를 굴리더니 재빨리 입을 열었다.“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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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초대를 받아들일 명분이 생겼으니, 중현도 굳이 물러서지 않았다.“그래.”그렇게... 중현은 성공적으로 안으로 들어왔다.강 비서도 그제야 마음을 완전히 놓았다.‘우리 사모님은 역시 좋은 분이야!’강 비서는 중현이 못 들어가면 대체 어떻게 곁에서 지켜봐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정말 옆집에 몇 시간씩 가만히 앉혀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다행이었다.“이건 안토니 그 자식이 너한테 전해 달라고 한 선물이야.”거실에 도착하자, 소담은 가방에서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를 꺼내 강솔에게 건넸다.“네가 착용한 뒤에 내가 인증샷 찍어서 안토니한테 보내 달래.”그건 아무래도 토니가 할 법한 말이 아니었다.소담이 강솔에게 눈짓했다.강솔은 바로 알아차렸다.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었지만, 절친이 시키는 일이니 따르기로 했다.강솔은 고급스러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별처럼 박힌 다이아몬드가 은은하게 빛났고, 펜던트에 자리한 핑크 다이아몬드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끌었다.“안토니가 직접 디자인한 거래.”소담은 강솔에게 목걸이를 걸어 주며 가장 중요한 말을 전했다.“네 삶이 어떻게 바뀌든, 넌 영원히 우리 둘의 공주님이라고 전해 달랬어.”강솔은 손끝에 닿은 펜던트를 내려다보았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그리고 토니와 소담이 무슨 뜻으로 이런 선물을 보냈는지 알고 있었다.토니가 진심으로 자신을 아껴 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자, 사진 찍자.”소담이 핸드폰을 꺼냈다.강솔은 얌전히 자세를 잡았다.그 광경을 보던 강 비서의 가슴이 조마조마해졌다. 강 비서는 곁눈질로 중현 쪽을 살폈다.‘연적의 도발이었으니, 대표님이 화내시겠지.’“사람 시켜서 Y국의 핑크 다이아몬드 광산과 R국의 보석 광산에 다녀오라고 보내.”중현은 전혀 화내지 않았다. 이런 때 자신이 하는 일은 강솔이 왜 아직도 다른 남자가 보낸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는지 되짚어 보는 것뿐이었다.‘내가 준 선물이 충분하지 않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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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중현이라는 걸 확인한 지안의 눈에 겉으로 보기에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작은 반가움이 스쳤다. 하지만 지안은 곧 그 감정을 감추고, 새침한 표정으로 말했다.“아저씨, 엄마한테 허락받고 온 거야?”“선물 줬더니 들여보내 주던데.”중현은 지안의 의자에 느긋하게 앉았다. 놀리듯 지안을 바라보았다.“아...”“너는?”지안은 이해가 안 됐다.‘뭐가?’“네 그 아빠 열 명은 엄마한테 뭐 줬는데?”중현이 일부러 물었다.“아빠들 일은 아저씨가 물어볼 일이 아니야.”지안은 어린 얼굴로 제법 진지하게 말했다. 동그란 눈까지 꽤 엄숙했다.“아저씨, 아빠들한테서 몰래 배워 갈 생각도 하지 마.”중현의 맑고 짙은 눈동자에 웃음이 스쳤다. 지안에게 손을 내밀었다.“이리 와. 아빠가 좀 안아 보자.”지안은 그 손을 바라보다가 몇 번이나 마음이 흔들린 끝에 거절했다.“싫어.”중현은 긴 팔을 뻗어 지안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목소리는 평소처럼 낮고 안정적이었다.“어린 게 왜 이렇게 새침해?”지안은 두어 번 버둥거렸다.중현은 지안을 놓지 않고 꼭 끌어안았다.그 사이 지안의 몸이 중현의 가슴팍에 두 번 부딪혔다. 통증이 올라왔는지 중현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이제 장난 그만하고, 아빠가 진지한 얘기 좀 할게.”중현은 여전히 지안을 안은 채, 달래듯 낮게 말했다.“아빠 아니고 아저씨야.”지안이 바로잡았다.중현은 지안 말에 맞춰 주었다.“그래, 아저씨.”그 뒤로 30분 넘게 두 사람은 방 안에 함께 있었다. 그 사이 강정숙이 지나가다 중현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지만, 더는 관여하지 않았다. 중현이 위층까지 올라왔다는 건 아마 강솔이 허락했다는 뜻일 터였다.엄마로서 강정숙이 해 줄 수 있는 건, 딸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흔들리지 않게 버틸 힘을 주는 것뿐이었다.강솔이 어떤 선택을 하든.강정숙은 간섭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강솔이 아래층에서 소담과 근황을 주고받는 동안, 홍일이 커다란 종이 상자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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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강솔은 마음속에 돋쳐나온 가시 같은 감정들을 꾹 누르고 손을 내밀어 선물을 받았다.“감사합니다.”진환식은 그제야 조마조마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오는 내내 강솔이 선물을 받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첫 만남 때 나눈 대화와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다행히 강솔은 준비해 온 선물을 받았다.위층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강정숙의 눈에 부드러운 기색이 스쳤다.강솔의 성격은 강정숙을 닮았다. 많은 일에서 고집이 셌다. 하지만 이미 그 물건들을 되찾기로 마음먹었다면, 때로는 그런 마음가짐도 조절할 줄 알아야 했다.다행히 강솔은 받아들였다.“지금 열어 보지 않겠니?”진환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강솔은 잠시 멈칫했다.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선물을 여는 건 예의가 아닌 듯해 그대로 두려던 참이었다. 지금 진환식이 먼저 말했으니, 강솔도 열 수밖에 없었다.상자는 자단목으로 만든 나무 상자였다. 손에 닿는 감촉부터 묵직하고 고급스러웠다.강솔이 뚜껑을 여는 그때, 막 내려앉았던 진환식의 마음이 다시 긴장으로 조여들었다.“어떠냐? 마음에 드니?”강솔은 안에 든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건...?”“오피스 빌딩 한 채다.”진환식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오면서 뭘 줘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 생각해 보니 이게 제일 낫겠더구나. 앞으로 임대수익만 받아도 연 200억 원 가까이는 들어올 거다.”진환식은 말을 이어 갔다.“도심 한복판은 아니지만, 그 일대는 앞으로 2년 안에 반드시 개발될 곳이다. 그때 팔든 임대를 놓든 네 마음대로 하면 된다.”“너무 과합니다.”강솔은 진환식이 이렇게 큰 선물을 내놓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과하지 않다.”진환식은 진심을 말했다. 눈가에는 여러 감정이 묻어났다.“이건 원래 네가 받아야 할 것들이야.”그때 진환식이 어리석었다.체면을 앞세웠고, 결국 정숙을 밀어냈다.강솔이 거절할까 봐 진환식은 곧바로 화제를 돌려 여윤재를 바라보았다.“자네는 빈손으로 온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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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진환식은 내내 강정숙만 바라보았다.진환식이 강정숙을 마지막으로 본 건 3년 전, 강정숙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정확히는 만났다고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진환식은 병원 밖에서 기다리기만 했고, 부하 직원들이 전해주는 강정숙의 상태만 전해 들었다.병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하지만 끝내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했다.“정숙아...”마음속으로 수없이 불렀던 이름이, 이제야 입 밖으로 나왔다.강정숙이 진환식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강정숙의 마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낯선 사람을 대하듯 담담하게 인사했을 뿐이었다.“회장님.”진환식의 가슴이 조금씩 무겁게 가라앉았다. 강정숙이 아직도 예전 일로 자신을 원망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언제 이 아이 데리고 집에 한 번 오너라.”“집이요?”강정숙이 그 한마디를 되물었다.“네가 아직 그때 일 때문에...”“우리 솔이 생일을 축하하러 오신 거라면 환영합니다.”강정숙은 진환식의 말을 끊었다. 예전 일은 떠올리고 싶지도, 다투고 싶지도 않았다.“다른 불순한 목적이 섞여 있다면, 조심히 가세요. 배웅은 못 합니다.”진환식은 입가까지 올라왔던 말을 삼키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강정숙은 진환식이 그대로 입을 다무는 모습을 보고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다.강정숙은 아버지가 얼마나 고집스럽고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인지 잘 알았다. 예전에는 강정숙이 말대꾸 한 번만 해도 한참을 꾸짖었다.예전 성격대로라면 분명 강정숙을 철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진환식이 체면까지 접고 먼저 말을 꺼냈는데, 강정숙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다들 이야기 나누세요.”강정숙은 더 머물지 않았다.“저녁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보고 올게.”그 뒤 한동안.강솔과 소담은 내내 여윤재와 진환식을 상대했다.여윤재와 진환식은 둘 다 강솔과 관계를 풀고, 화해하고 싶어 했다. 덕분에 이어진 한 시간 동안 대화가 끊기지 않았다. 여윤재는 강솔의 생활을 묻고, 진환식은 강솔의 연애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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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분위기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소담이 강솔의 팔을 살짝 잡아당겼다. 눈빛으로 이 골치 아픈 자리에서 빠져나가자는 뜻을 전했다.삼대가 얽힌 살벌한 자리였다. 강솔과 소담이 끼어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어떤 면에서 보면, 저희 셋 다 좋은 사람은 아니죠.”중현은 강솔과 소담이 지안까지 데리고 자리를 피하자 더는 숨기지 않았다.“그래도 저는 장모님 앞에서 두 분 험담은 한 적 없습니다.”“자네가 안 한 게 아니라, 정숙이가 너를 상대도 안 하니 못 한 거겠지.”여윤재가 바로 찔렀다.중현은 태연하게 받아쳤다.“장모님께서 정말 저를 상대도 안 하셨다면, 오늘 저를 안으로 들이지도 않으셨을 겁니다. 이 집에 자유롭게 오가게 두지도 않으셨을 테고요.”여윤재와 진환식은 할 말을 잃었다.“두 분은 초대받고 들어오셨습니까?”중현은 알면서도 물었다.여윤재와 진환식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중현이 덧붙였다.“아닌 것 같군요.”두 사람은 중현에 대해 더욱더 마음에 안 들었다.‘저 얄미운 놈은 왜 저렇게 말도 밉게 하는가?’‘저 놈... 진짜...!!’중현은 두 사람의 생각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한 사람은 강솔의 친아버지였고, 한 사람은 강솔의 외할아버지였다. 하지만 중현과 강솔의 관계에 진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강솔 자신과 강정숙뿐이었다.여윤재와 진환식은 한 사람은 뒤늦게 아내를 되찾으려 하고, 한 사람은 뒤늦게 딸을 되찾으려 하는 처지였다.그마저도 너무 늦었다.“두 분께서 앞으로 방금 같은 말씀만 안 하신다면, 저도 아무 일 없었던 걸로 하겠습니다.”중현이 말했다.“하지만 또 그런 말을 듣게 되면, 저도 장모님과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말은 잘하는데, 선물은 가져왔냐?”여윤재가 화제를 돌렸다. 들은 바로는 중현이 강솔에게 꽤 많은 것을 선물할 예정이라 했지만, 실제로 보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중현이 바로 답했다.“두 분도 이미 알고 계신 것 아닙니까?”여윤재와 진환식의 미간이 동시에 좁아졌다.중현에게서는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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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진환식은 당연히 몰랐다. 줄곧 그 아이를 지운 줄로만 알고 있었다.“우리 솔이의 뿌리를 찾는다면 진씨 집안으로 돌아와야 한다!”진환식은 굳은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태도는 분명했다.“우리 솔이는 너와 아무 관계도 없다.”여윤재는 바로 반박했다.“솔이의 몸에는 제 피가 흐릅니다.”진환식도 아예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다.“자네가 솔이를 지우라고 정숙이를 몰아붙였잖아.”여윤재가 입을 다물었다.진환식은 원래부터 여윤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히려 더 싫어졌다.“내가 살아 있는 한, 솔이를 여씨 집안 문턱 안으로 들일 일은 없다.”“여씨 집안이야말로 제 딸에게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모두 솔이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여윤재의 목소리도 엄격했다.“진씨 집안과는 다르죠. 진씨 집안 사람들은 솔이와 정숙이 밖에서 죽기라도 바라던 사람들 아닙니까?”“내가 정숙이와 솔이를 지킬 거다.”진환식이 못 박듯 말했다.“너희 집안은 비열한 수를 쓰는 인간투성이다. 우리 솔이가 들어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누가 알아.”두 사람은 그대로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중현은 자리에 앉은 채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10분쯤 지나서야 두 사람의 논쟁이 끝났다. 여윤재와 진환식은 동시에 중현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한목소리로 물었다.“자네가 말해 봐. 솔이가 어느 집으로 가야겠나?”“적어도 지금 제 아내는 어느 쪽도 원하지 않을 겁니다.”중현의 말투는 차분했다.“두 분은 제 아내가 뿌리를 찾길 바라시는 겁니까, 아니면 제 아내가 잘살길 바라시는 겁니까?”두 사람이 멈칫했다.눈에 의문이 스쳤다.중현의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후자라면 두 분 생각을 솔이에게 밀어 넣을 게 아니라, 제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셔야 합니다. 제 아내는 강솔입니다. 제 아내의 성은 ‘강’ 씨이고요.”그 말에 여윤재와 진환식은 모두 침묵했다.어쩌면 지금껏 살아온 환경 탓이었고, 어쩌면 오랜 습관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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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유난히 묘했다.강솔은 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저쪽에서 나눴던 대화의 일부를 들었다. 그중에서도 진환식이 했던 아이는 ‘자네가 솔이를 지우라고 정숙이를 몰아붙였잖아’라는 말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그 말 때문에 강솔이 여윤재를 향해 품고 있던 인상은 점점 더 나빠졌다.여윤재는 정작 강솔이 그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식사 중에서는 세대가 다른 세 사람이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 진환식이 여윤재를 못마땅하게 보다가, 어느새 진환식과 여윤재가 함께 중현을 못마땅하게 보는 식이었다.세 사람은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았다. 겉으로는 평범한 말처럼 들렸지만, 말끝마다 비꼬는 기색이 묻어 있었다.“여긴 가족 식사 자리예요. 사업상 만난 식사 자리가 아니고요.”강솔은 세 사람이 바깥에서 거래처 사람들과 협상하듯 굴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세 분이 누가 말솜씨가 더 좋은지 겨루고 싶으시면, 따로 약속 잡아서 천천히 하세요.”세 사람은 그제야 얌전해졌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을 준비한 셰프는 강정숙이 특별히 밖에서 부른 사람이었다. 강솔의 생일을 제대로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자리를 세 사람이 비즈니스 식사처럼 만들어 버리니, 강솔이 나서서 막을 수밖에 없었다.강솔은 중현 앞에 환자가 먹기에는 맞지 않는 음식이 한 접시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중현은 강솔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바로 설명했다.“여 회장님이랑 진 회장님께서 억지로 올려 주신 거야. 내가 집은 거 아니야.”진환식과 여윤재는 동시에 말문이 막혔다.강솔은 마음속 감정을 눌러 삼키고 더 말하지 않았다.그 뒤로 한 시간 가까이 모두 평범하게 식사했다. 더는 누가 일을 만들지 않았다.서로 못마땅해하는 세 사람이 갑자기 얌전해진 건 아니었다. 진환식과 여윤재는 중현에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어떤 일은 한 번 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저녁 식사가 끝났다.진환식과 여윤재는 자리에 앉은 채 말을 꺼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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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자기 아이가 자신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강솔이 자신과 정숙의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여윤재는 20년 넘게 고목 껍질처럼 버티던 몸에 다시 생기가 도는 기분이었다.강솔을 데려오기 위해 여씨 집안으로 돌아가 철저히 준비까지 해 두었다.“필요 없습니다.”강솔의 거절은 단호했다.“회장님께서 정말 그때 일로 엄마에게 미안하셨다면, 20년이 넘게 지나서야 사과하진 않으셨을 거예요.”그 말이 나오자, 구경하듯 보고 있던 진환식의 눈빛도 조금 달라졌다.생각해 보면 진환식의 방식도 여윤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정숙아.”여윤재는 강정숙을 통해 관계를 풀어 보려 했다.“내 딸의 뜻이 내 뜻이야.”강정숙에게 여윤재를 향한 감정은 이미 남아 있지 않았다. 그때의 일과 20년이 넘는 세월은 남아 있던 마음마저 닳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케이크 드셨으면 이제 가셔.”여윤재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한참 침묵하던 끝에, 여윤재는 결국 한마디를 꺼냈다.“솔이는 그래도 내 딸이야.”강정숙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증거는?”중현이 막고 있는 탓에, 여윤재는 강솔과 친자 확인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중현을 보는 눈빛이 더 싸늘해졌다.중현은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신경 써야 할 사람은 강솔과 강정숙뿐이었다.인정받지 못한 장인어른 따위는... 미움을 사도 상관없었다. 설령 여윤재가 나중에 뻔뻔하게 매달려 강솔과 강정숙의 용서를 받아 낸다 해도, 여윤재의 집안 내 입지는 쉽게 흔들릴 것이다.작은 소동이 지나간 뒤, 강솔은 케이크를 자르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생일 절차가 거의 마무리될 무렵, 내내 침묵하던 진환식이 강솔과 강정숙 앞으로 다가왔다.“시간 있느냐? 너희와 이야기할 일이 있다.”네 사람은 위층 서재로 올라갔다.강정숙과 강솔의 거리감이 느껴지는 태도를 보자, 진환식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강솔이 바로 물었다.진환식은 김 집사를 한 번 보았다.김 집사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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