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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apítulo 661 - Capítulo 670

678 Capítulos

제661화

“가서 쉬어.” 강정숙이 강솔에게 말했다. 딸이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게 두고 싶지 않았다. “여긴 엄마가 처리할 테니까.”“네, 알았어요.”강솔은 짧게 대답하고 나서 자리를 비켰다.여윤재가 찾아온 이유가 강정숙 때문이라는 건, 강솔도 알고 있었다.즉, 오늘 밤 있었던 일을 강정숙이 알게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자신을 안 좋게 볼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강솔은 어른들 일에 굳이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 오늘 밤이 지나면 또 한동안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 이제 최종 서명과 검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진무천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순순히 통과시켜 줄 리 없었다.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자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이후 일은 강솔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검수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검수 절차가 끝나야 프로젝트 대금이 회사 계좌로 들어오고, 그래야 강솔에 대한 ‘평가’도 끝났다고 할 수 있었다.강 비서가 이 사실을 중현에게 알리며 의견을 물었다.“제가 사람을 보내 그쪽에 말 좀 전할까요?”중현에게 이 정도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만큼이나 사소한 일이었다. 강 비서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이 가볍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자원도 동원할 수 없는 강솔에게는 산 넘어 산이었다.그리고 이런 상황이야말로 대부분의 사람이 처한 현실이기도 했다.“됐어.” 중현은 가슴 속에서 일렁이는 것을 간신히 가라앉혔다. “더 부딪쳐 보게 둬.”“진무천 대표 쪽 사람들이 검수 담당자들과 접촉했습니다. 일부러 서명을 미루게 할까 봐 걱정됩니다.”강 비서가 말했다. “당장은 검수 과정에 손대지 마.” 중현은 강솔에게 성장할 시간과 충분한 자유를 주고 싶었다. “그쪽이 하는 짓은 다 기록해 둬.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되니까.”“네.”강솔은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마땅히 자기 몫인 권리조차 얻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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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홍일이 신동과 눈빛을 주고받았다.홍일이 마치 인공지능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감봉 따위 두렵지 않다는 듯 말했다.“속물 같은데요.”강솔이 받았다.“난 속물 맞아.” 홍일이 말했다.“그렇게 말씀하시니 아가씨도 너무 평범해 보이는데요.” 강솔이 답했다.“난 평범한 대표야.” 홍일이 말했다.“저희는 남다른 분이 좋습니다.” 강솔이 되물었다.“저희?” 신동의 어조는 한결같았다.“홍일만 그런 거고, 저는 아닙니다.” “충직한 경호원으로서 아가씨의 모든 모습을 좋아합니다.”홍일과 강솔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참... 느끼해...’강솔은 감정을 가다듬으며 짧게 답했다. “말 잘했어.”홍일의 미간이 좁아졌다. 곧이어 무표정한 얼굴로 강솔을 쳐다봤다.강솔이 그 시선을 마주 보며 말했다. “쳐다보지 말고. 내 곁에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신동 씨한테 좀 배워.”“병원으로 가시죠.” 홍일이 시선을 거두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농담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대표님께서 아무래도 어디 편찮으신 듯합니다. 제가 접수해드리죠.”신동이 제안했다. “신경과랑 정신과 둘 다 예약 잡으시죠.”“네.” 홍일이 답했다.강솔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쏟아졌다.‘둘이 내 앞에서 이런 소리를 늘어놓다니, 진짜 잘릴 걱정은 안 드나?’이 의문은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강솔이 직접 물었다.신동의 대답은 이랬다. “그러지 않으실 거잖아요.”홍일도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건데?” 강솔이 직설적으로 물었다. 마음속으로는 점점 이 두 사람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아가씨 말고 누구한테서 오겠습니까?” 신동이 웃자 표정에 묘한 장난기와 건들거림이 섞여 들었다. “아가씨는 정말 좋은 대표님이세요. 농담과 진심을 구분하실 줄 알고, 저희가 그저 가끔 입이 가벼울 뿐 진짜 따지지 않는다는 걸 아시잖아요.”“맞습니다.” 홍일이 말했다.“난 따져.” 강솔이 말했다.신동이 픽 웃었다.홍일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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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강정숙은 말이 없었다.여윤재도 마찬가지였다.여윤재가 강정숙의 못마땅한 눈빛을 알아채고는 표정에 어렴풋한 감정이 스쳤다. “솔이가 그렇게 빨리 올라올 줄은 몰랐어.”강정숙이 화제를 돌렸다. 그런 이야기를 더 끌고 갈 생각이 없었다.“지분 얘기는 어떻게 됐어?” “여태진 쪽 사람들 빼고는 다 솔이한테 지분 넘기라고 권하더라고.” 여윤재가 묻는 족족 대답했다. “조금만 더 있다가 하중현이 살짝 압력을 넣어주면 거의 다 정리될 거야.”강정숙의 눈빛이 묘하게 깊어졌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여윤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었다. “솔이에게 내 지분을 받게 하려는 건, 혹시 정숙이 너도...”“폐기물 활용이지.” 강정숙은 한 번도 그를 용서한 적이 없었기에 말도 솔직했다. “어차피 여태진 쪽 사람들 표적이 될 텐데, 차라리 정면으로 부딪치는 게 낫지.”“넌 나한테 정말 정이 손톱만큼도 없어?” 여윤재가 물었다.“없어.” 강정숙이 답했다.“아주 조금도?”“조금도 없어.”“내가 너 떠난 뒤로 이렇게 오래 다른 여자 안 만나고 혼자 살아온 거 생각해서, 정말 조금도 안 돼?” 여윤재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정숙이 네가 떠난 뒤로 나는 단 한 여자도 만나지 않았어.”강정숙의 눈빛이 그를 가늠하듯 훑었다.여윤재는 그녀가 못 믿는 줄 알았다. “진짜야. 못 믿겠으면 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강정숙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다행이네.”여윤재는 어리둥절했다. “뭐가 다행이라는 거야?”“사람들은 자기의 못난 모습을 가리려고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이지.” 강정숙이 말을 바꿔서 표현했다. 눈빛에는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여윤재는 더 막막해졌다.뭐가 그럴듯한 이유고, 뭐가 못난 모습이라는 건지.물어보려던 차에, 머릿속에 강정숙식 사고의 흐름을 따라 답이 떠올랐다. “내가 다른 여자 안 만난 게 남자로서 능력이 안 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강정숙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온몸이 한 문장을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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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강정숙은 그를 마치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말했다. “집에 일이 많아서 못 갈 것 같습니다.”[그럼 내가 그쪽으로 가도 되겠니?]진환식이 물었다.강정숙은 잠시 말을 멈췄다.‘고집스럽고 차가운 진 회장... 언제 이렇게 조심스러워졌나?’“가족 식사는 가족끼리 먹는 거죠. 회장님이 함께하실 자리는 아니에요.” 마음을 가다듬으며 거절했다. 지난 일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고 해서 다 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른 용건 없으시면 끊을게요.”진환식의 가슴이 칼에 찔린 듯 욱신거렸다.짧은 침묵이 흘렀다.몇 초가 지나도 말이 없자 강정숙은 전화를 끊었다.여윤재는 통화 내용을 모두 듣고 있었다.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요 며칠 동안 정숙이 자기를 곁에 있도록 허락한 건 어쩌면 정말로 옆에서 시키는 일을 해 줄 사람이 필요했을 뿐...조금씩 용서해 가는 과정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그러나 여윤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강정숙 곁에 머물러 속죄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로 충분했다.“설 연휴에 진씨 집안 본가에 가서 인사하고 싶으면 지안이 데리고 가도 돼.” 강정숙이 핸드폰을 강솔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방금 그 말은 나와 그분 사이의 얘기야. 너희까지 포함된 게 아니야.”“네.” 강솔이 짧게 답했다.저녁 10시 반이 가까워질 무렵.강솔이 집 바깥 정원을 거닐다가 우연히 여윤재와 마주쳤다. 상대가 어른이라는 점을 의식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 “회장님, 아직 안 가셨네요?”여윤재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이럴 때, 솔이 꼭 나한테 인사해야만 했나?’“좀 있다가 갈 거야.”“무슨 일 있으세요?” 강솔은 그가 입구 쪽에서 걸어온 걸 알아차렸다.“네 엄마가 아까 너한테 했던 말,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니?” 여윤재가 물었다.“알아요.”강솔이 답했다.“네 엄마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 때문에 진씨 집안과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 거야. 진 회장님과는 얼굴 마주하기도 싫어하지.” 여윤재의 눈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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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여윤재는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그걸 깨달은 그때에도 가장 먼저 강정숙을 찾아가지 않았다.강솔의 시각에서 보면, 친아버지라는 사람은 어딘가 비겁했다. 지난 20여 년의 시간 동안 한 번도 엄마를 찾지 않을 만큼, 사과조차 못할 만큼 비겁했다.“솔아.” 여윤재가 강솔을 불러 세웠다.강솔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여윤재가 무언가 깨달은 듯 물었다. “네 엄마, 예전에 행복하지 않았던 거니?”“배신과 상처를 받고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강솔은 직접으로 답하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힌트가 되었다. “몸에 난 상처도 시간이 걸려야 아무는데, 하물며 마음의 상처는 어떻겠어요.”여윤재가 침묵에 빠졌다.강솔이 작별 인사를 건넸다. “가시는 길 조심하세요.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내가 네 엄마를 찾아가지 않은 건,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서였어.” 여윤재가 강솔이 가기 전에 입을 열었다. “다들 네 엄마가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네 엄마의 평온한 삶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강솔이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이주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엄마도 그런 말씀을 하셨나요?”여윤재가 멈칫했다.‘그렇지 않았지.’‘정숙이는... 그날 밤 단 한 번, 나를 증오한다고,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지.’“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도,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사죄해야 했어요.” 강솔은 옳고 그름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혼자서 멋대로 깊은 정인 척 기다리는 게 아니라...”단순한 한마디.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여윤재의 가슴에 박혔다.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런 각도에서 이런 말을 해 준 적이 없었다.“평생 결혼도 안 하고 자식도 안 둔 게 엄마를 향한 깊은 정이라는 증거는 안 돼요.” 강솔의 말은 핵심을 찔렀다. “그저 비겁함을 증명할 뿐이죠.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못할 만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만큼, 제자리에 멈춰 서서 깊은 정으로 포장할 만큼 비겁한 거예요.”여윤재가 강정숙에게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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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강솔은 이제야 분명히 깨달았다.지금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업에 매진하고, 아이를 지키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었다.그 밖의 일들은 천천히 생각해도 됐다....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어느새 설 전날이 다가왔다.강솔과 강정숙은 집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연휴를 줬다. 신동과 홍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명절을 보내러 자기 고향이나 부모님 댁으로 돌아갔다. 강솔은 원래 가족 식사를 호텔에서 하거나 요리사를 부르려고 했었다.그런데 강정숙이 막았다. 직접 솜씨를 보여주겠다는 뜻이었다.결국 강솔은 재료 손질을 도와줄 도우미 두 사람만 부르는 것으로 정리했다.홍일과 신동은 사 온 새해 문구 장식, 복주머니 조명, 전통 문양 장식품 등을 들고 집과 정원을 꾸미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정원에 어느덧 명절 분위기가 감돌았다.“아가씨, 여기에 큰 장식등을 좀 다는 게 분위기 있을 것 같습니다.” 신동이 집 정면을 가리키며 말했다.“촌스러워.” 홍일이 말했다.“네가 뭘 알아.” 신동이 받았다. “장식등은 분위기와 축복을 상징하는 거야.”홍일이 상자 하나를 꺼내 왔다. “난 이걸 다는 게 맞다고 생각해.”신동이 눈을 가늘게 떴다.“가게 오픈도 아닌데 색색 조명 줄은 왜 이렇게 많이 샀어.”“밤에 예쁘잖아.” 홍일이 답했다.신동은 잠시 말이 없었다.강솔도 말이 없었다.“복주머니 장식도 좀 사 왔습니다. 전통 매듭이랑 작은 청사초롱 장식까지 전부 같이 달린 것들입니다.”홍일은 평소엔 인공지능 같은 사람인데 이런 일에는 유난히 열정적이었다. “아가씨, 대문을 지나 50미터쯤 들어가면 나오는 갈림길 양쪽에 두면 될 것 같습니다.”신동이 말했다.“그럼 그 옆 나무들에도 전구 장식을 달아야지.”홍일이 바로 답했다.“그래서 아가씨, 제가 전구 장식도 차 몇 대분은 사다 놨습니다.”신동이 무심코 강솔 쪽을 봤다.이건 처음에 강솔이 두 사람에게 심플하게 꾸미라고 했던 것과 완전히 정반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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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강솔의 마음이 조금 조였다.진환식이 강솔이 걱정하는 걸 보고 안심시켰다. “괜찮아, 진짜로.”“앞으로 외출하실 때 천천히 다니세요.” 강솔이 거듭 생각한 끝에 결국 그 말을 꺼냈다. “불편한 거 있으시면 바로 병원 가시고요.”“그래, 그래.” 진환식은 강솔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게 즐거웠다. “할애비가 우리 솔이 말대로 하마.”강솔이 그를 부축해 거실로 안내했다.중현은 줄곧 강솔 곁에 따라붙어 있었다.진환식에게 차와 간단한 다과를 내놓고 나서야 강솔은 중현에게 첫마디를 건넸다. “지안이는 위층에 뭐 가지러 갔어. 좀 있다 내려와서 홍일 씨랑 같이 작은 장식등 걸 거야.”“응.” 중현이 짧게 답했다.그는 가지 않고 그대로 있자 강솔의 눈에 의구심이 더해졌다.“넌...” 중현이 물었다.“뭐가?” 강솔은 잠시 알아듣지 못했다.“좀 있다가 뭐 할 거냐고.” 중현이 주변을 한번 훑어 도우미가 보이지 않자, 천천히 말했다. “내가 도울 일 없어?”강솔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중현이 진환식과 함께 온 게 아니었다면 진작 쫓아냈을 것이다.“안 바쁘면 주방으로 와.” 강정숙이 갑자기 나타났다. 강솔만큼 거리낄 게 없는 강정숙에게 중현은 어차피 같이 저녁을 먹을 사람이었고, 그렇다면 일손으로라도 부려 먹는 게 나았다.“네.” 중현이 답했다.그는 주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 지안이 마침 자기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들고 내려왔다.곁눈으로 중현을 발견한 지안은 인사도 안 하고 짧은 두 다리로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보드라운 목소리에 살짝 들뜬 기색이 묻어 있었다.“신동 삼촌, 이것 좀 나무에 달아 줘.”“그래.” 신동이 답했다.지안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도.”“알았어.” 신동은 지안의 부탁을 다 들어주었다....어느새, 집 전체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신동과 홍일은 지안을 데리고 집 안을 꾸미기도 하고 함께 놀아 주기도 했다. 아이는 수시로 까르르 웃어댔다.강정숙과 중현은 주방에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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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이거 다 처리할 수 있어?”강정숙이 중현 앞에 놓인 식재료들을 한번 훑었다.“네.”“그래.” 강정숙은 덤덤하게 말했다.“이건 자네한테 맡기고, 난 다른 일 보러 갈게.”중현이 답했다.“네.”강솔은 1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중현이 강정숙한테서 호감을 얻어냈다는 사실에 전혀 생각이 못 미쳤다. 진환식과 이야기를 마치고 정원으로 나가 홍일 일행과 두어 마디 나눈 직후,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렸다.여윤재가 건 전화였다. 강솔이 받았다. “회장님.”[새해 복 많이 받아, 솔아.] 여윤재의 목소리가 낮고 느렸다. [네 엄마는? 방금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엄마 주방에 계세요. 핸드폰은 서재에서 충전 중이에요.”여윤재가 가볍게 헛기침했다. [미안하지만 핸드폰 좀 가져다줄 수 있겠니?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네.”강솔이 답하고 나서 막 걸음을 옮기려는데, 지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엄마!”강솔의 발걸음이 멈췄다. “왜?”“오늘 저녁 진짜로 아빠가 만든 음식 먹는 거야?” 지안의 목소리는 또랑또랑하면서도 멀리까지 잘 들렸다. “아빠 몇 달째 요리 안 하셨잖아. 예전 같을 수 있어?”전화 너머의 여윤재가 멈칫했다. ‘하중현이...?’강솔이 지안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예전에도 석 달이나 요리 안 하다가 했는데, 너 그때도 잘만 먹었잖아.”마음속으로는 의아했다. ‘지안이는 입맛이 별로 까다롭지 않은 편인데...’‘자기 아빠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데...’‘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지?’[솔아.]여윤재가 강솔을 불렀다.“바로 엄마한테 갈게요.” 강솔이 지안의 볼을 살짝 꼬집은 뒤 자리를 떴다.여윤재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하중현이 거기 있어?]강솔이 잠시 생각하더니 솔직히 답했다. “진환식 회장님 모시고 왔어요.”‘진 회장도 거기 갔다고?’[아빠가 갑자기 좀 처리할 일이 생겨서...]여윤재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차분하던 어조에 평소보다 감정이 묻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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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그건 정숙이가 절 안쓰러워한 거고, 겸사겸사 하중현 그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혼자 시험해 보려 한 거예요.” 여윤재가 자기 자신을 위해 변명거리를 찾아냈다. 자기가 못한다고 인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나 같은 늙은이를 속이는 거야 별문제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기만하는 게 진짜 안쓰러운 거지.” 진환식이 받았다.여윤재가 입을 다물었다.‘도무지 이해가 안 됐네.’ ‘하중현 그놈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거지?’‘사업도 잘되고, 외모도 출중하고, 이젠 요리까지 할 줄도 알고...’‘그리 바쁘게 사는 시간 동안, 그놈은 그렇게 한가했단 말인가?’이 의문은 강정숙에게도 살짝 호기심을 일으켰다. 중현이 침착하게 두 가지 요리를 마치고 마지막 찌는 단계만 남았을 때, 강정숙이 입을 열어 물었다. “요리는 언제 배웠어?”“16살쯤이에요.” 중현이 답했다.강정숙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중현이 자연스럽게 덧붙였다. “해외로 유학하러 가서 거기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직접 만들어 보다가 배우게 됐어요.”이 대답이 오히려 강정숙은 더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하씨 집안의 재력과 권세라면, 현지 음식을 만들어 줄 요리사 한 명 정도는 쉽게 붙여줄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직접 요리에 손을 댔을까?’사실은 그때 하준호가 서씨 집안과 한창 다투던 중이라 중현 쪽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중현의 머릿속에는 학업을 마치고 빨리 돌아갈 생각밖에 없어, 요리사 같은 것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그 뒤 한 시간 동안, 중현과 강정숙은 계속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강솔이 부른 도우미 두 사람은 오히려 별로 도울 거리가 없었다.강솔과 홍일 일행은 바깥쪽을 멋지게 꾸며 놓았다. 사방에 명절 분위기가 가득하면서도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는 분위기였다. 평소엔 여윤재도 진환식도 이런 일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올해만큼은 새해가 유난히 격식 있고 의미 있게 느껴졌다.순식간에 저녁 6시가 되었다.모든 음식이 준비돼 식탁에 올라왔다. 색과 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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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몇 달간 팽팽하게 조였던 강솔의 마음이 그제야 완전히 풀렸다. 신동의 이야기를 듣고, 홍일의 기상천외한 답변을 듣고, 여윤재와 진환식이 가끔 주고받는 말다툼을 들으며.시간은 흐르고, 즐거움은 이어졌다.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모두가 먹고 마시고 즐기며 즐거워했다.저녁 식사는 8시가 넘어서야 완전히 끝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여윤재가 자진해서 설거지를 맡았다. 강정숙이 자기가 그저 와서 먹기만 한 사람이라고 여기길 원치 않았다.중현은 어떻게 됐을까?식사를 마치고 다들과 함께 소파에 앉아 있었다.진환식이 신동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중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화면을 보니 하준호의 전화였다.“전화 좀 받고 올게.”중현이 강솔과 지안에게 한마디 남기고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강솔과 지안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별다른 말은 없었다....정원 밖에서.중현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밤하늘 아래에서 통화 버튼을 옆으로 밀었다. “무슨 일이세요.”[아직 안 들어오고 뭐 하는 거야?]하준호는 의자에 앉아 자기 앞에 놓인 한 상 가득한 음식을 보고 있었다. 어조는 차갑고 엄숙했다. [음식 다 식어가.]중현이 짧게 답했다. “안 갑니다.”하준호가 단번에 화를 냈다. [명절에 안 들어오면 뭐 하자는 거야? 모두 너 기다리고 있어.]“기다려서 뭐 하시려고요?” 중현의 말투에 옅은 비웃음이 묻었다. “제가 아버지의 젓가락이라도 됩니까, 아니면 그릇입니까?”[하중현!]하준호의 목소리가 단숨에 높아졌다.중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감정 변화도 없었다.“다른 일 없으시면 끊겠습니다.”[너 지금 강솔이랑 있는 거지?]하준호가 중현이 전화를 끊기 전에 한마디 던졌다. 미간이 무겁게 가라앉고 안색이 험악했다. [평소엔 네가 강솔이랑 같이 시간 보내면서 회사 일 신경 안 써도 한마디 안 했지만, 명절 가족 식사조차 안 오는 건 이 집안을 너무 안중에 두지 않는 거 아니야!]중현은 이런 말이 지긋지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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