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협박도 없었고, 설명도 없었다.오직 하나의 결정만이 존재했다.비베니에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다 작게 웃음을 흘렸지만, 그 웃음소리는 어딘가 공허하게 들렸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고, 그대로 방을 나가 버렸다.문이 닫혔다.그리고 모르웬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그녀는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탁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석양의 마지막 빛마저 밤에 삼켜지기 직전인 창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감도, 기쁨도 없었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단 하나의 확신뿐이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을 비웃었던 세상이, 머지않아 그보다 훨씬 더 쓰디쓴 무언가를 맛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그것은 공개적인 처벌도 아닐 것이고, 노골적이고 조잡한 복수도 아닐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조용한 교훈이 될 터였다. 모르웬나를 얕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실수인지를, 다시는 누구도 반복할 수 없도록 만들어 줄 교훈 말이다.다음 날 아침, 제국 전체는 공포와 혼란 속에서 눈을 떴다.소문은 아침 종소리보다도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귀족 여성들이 하나둘씩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병에 걸려 쓰러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병은 황실 의학서 어디에도 기록된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녀들의 몸에는 마치 오래된 상처 자국을 닮은 발진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피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얼룩처럼 보였고, 뜨겁게 달아오르며 살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남겼으며, 몸 전체의 기력을 급속도로 앗아갔다.그러나 가장 기이한 것은 증상 자체가 아니었다. 진정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린 것은, 그 병이 나타나는 방식이었다.그 병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았다. 오직 특정한 여성들만이 병에 걸렸고, 그들의 이름은 연회장과 응접실, 다실과 하인들의 숙소를 거쳐 속삭이듯 퍼져 나갔다.어제의 티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웃고, 조롱하고, 단 한 모금의 차도 마시지 않은 채 돌아갔던 바로 그 여자들이었다.작은 영지의 저택들은 하나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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