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기다릴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셀렌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뒤쫓아오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선 디리안의 가슴속에는, 지금 오두막을 집어삼키고 있는 그 어떤 불길보다도 더 끔찍한 한기가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다.디리안은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셀렌의 뒤를 쫓아 달렸다. 그의 망토는 거칠게 휘날렸고 숨은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그의 시선은 점점 멀어져 가는 아내의 뒷모습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길은 이미 모든 것을 집어삼킨 뒤였다.작은 오두막은 더 이상 원래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 불꽃의 혀는 탐욕스럽게 뻗어나가며 나무 벽과 지붕, 그리고 닿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고, 무너져 내리는 목재의 소리는 섬뜩한 파열음과 뒤섞여, 마치 건물 자체가 완전히 붕괴되기 전 마지막 비명을 지르는 듯했다. 짙고 검은 연기는 하늘 높이 치솟아, 본래라면 밝아야 할 아침 하늘을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물! 어서 물을 가져와!”누군가가 절박하게 외쳤다.기사들과 하인들은 양동이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쉼 없이 물을 퍼부었다. 몇몇 방어 마도사들은 결계를 형성하려 했지만, 불길은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쏟아진 물은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고, 마치 그 불꽃이 모든 것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삼켜버리려는 것처럼 보였다.제이는 가장 앞에서 얼굴이 검댕으로 뒤덮인 채 모두를 지휘하고 있었다.“너무 가까이 가지 마! 이 불은…”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거대한 나무 기둥 하나가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다. 동시에 튄 불꽃이 오두막 근처의 큰 나무를 덮쳤고, 불과 몇 초 만에 불길은 메마른 가지들을 타고 번져 나가며 하인들의 숙소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다른 기사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그 순간, 현장은 완전한 아수라장이 되었다.하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숙소 밖으로 뛰쳐나왔고, 어떤 이들은 울부짖었으며,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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