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렌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그녀는 그대로 등을 돌려 걸어갔다. 모르웬나는 홀로 정원에 남겨졌다.그녀는 멀어져 가는 셀렌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가슴속에서는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이 뒤엉켜 요동치고 있었다. 질투와 두려움, 분노, 그리고 그보다도 더 깊고 불편한 무언가였다. 방금 자신의 곁을 떠난 그 여자가 단순한 경쟁자나 적수가 아니라, 어쩌면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었다.셀렌은 정원을 빠져나왔다.그녀의 걸음은 흔들림이 없었고, 허리는 곧게 펴져 있었으며, 고개 또한 당당하게 들려 있었다. 누가 그녀를 바라보더라도 단 하나의 인상만을 받았을 것이다.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하고 완벽한 귀부인이라는 인상을.그러나 방문이 그녀의 뒤에서 완전히 닫히는 순간, 그 강인함은 마침내 허물어졌다.셀렌은 문에 등을 기댔다.눈을 꽉 감았다.몇 초 동안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버티다가, 마침내 길고 떨리는 숨을 내뱉었다. 그녀의 손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손가락은 드레스 자락을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이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붙들어 주는 마지막 버팀목인 것처럼.다리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렸다. 솔직히 말해서, 모르웬나와 마주할 때마다 그녀의 몸은 언제나 생각보다 먼저 반응했다.그 떨림은 단순한 공포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억이었다.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였고, 한때 너무나 가까이 있었던 죽음의 그림자였다.너무도 선명했고,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운명에게 빚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기억이었다."난 괜찮아…"그녀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그러나 자신의 귀에 들리는 목소리조차도 너무나 연약하게 느껴졌다.셀렌은 천천히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흩어져 버린 평정심의 조각들을 하나씩 다시 주워 담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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