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Bab 651 - Bab 660

682 Bab

제651화

“그래도 엄마잖아.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고 다들 그러잖아. 그런데 엄마는 나를 두고 가 버렸어. 나 이제 엄마 못 봐? 엄마가 나 버린 거야?”조우의 눈에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혼란이 가득했다.눈앞의 작은 아이를 보며 해인은 문득 예전의 자신을 보는 듯했다.16살, 자신이 양부모님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해인도 오랫동안 넋을 놓고 살았다.세상 전체에게 버림받은 듯한 감각은 지금 떠올려도 마음이 아팠다. 뿌리가 없는 사람처럼,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 일 때문에 해인은 꽤 오래 길을 잃은 채 지냈다.해인은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이었다. 그래서 곁의 사람이 같은 슬픔을 겪는 걸 원하지 않았다.해인은 조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웃었다.“천 여사도 아들을 버린 건 아니야. 정말 버릴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돌아오지 않았을 거야.” “분명히 천 여사 마음속에는 아들이 있었어. 다만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했던 거야.”천하솜이 좋은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조우를 아끼는 마음은 있었다.조우는 알 듯 말 듯한 얼굴로 물었다.“그러니까 선택한 다음에도 결국 나를 버렸다는 거잖아?”해인은 잠깐 말문이 막혔다. 이 아이는 나이는 어린데, 이상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고들 줄 알았다.조우가 다시 말했다.“다들 나한테 말을 안 해. 우리 엄마가 왜 칼을 들고 아빠 목을 겨눴는지. 형수님은 솔직하게 말해 주면 안 돼?”“가사도우미들이 그랬어. 우리 엄마가 뭔가 엄청 깊이 숨기고 살았고, 유호 형이 해외에서 사고가 난 일과 관계가 있다고.”“형수님, 말이 돼? 우리 엄마는 영어도 못해. 그런데 어떻게 외국 조직이랑 손을 잡아? 뉴스에서는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했어.”“다들 우리 엄마가 나를 한씨 집안 후계자로 만들려고 유호 형을 해치려고 했대. 진짜야?”“근데 나는 문승 형처럼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어. 문승 형은 레이싱 좋아하고, 나는 농구가 좋아.” “모두가 후계자 같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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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해인은 조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 주었다.“천 여사는 천 여사고, 도련님은 도련님이야. 둘은 다른 사람이잖아. 나는 천 여사가 저지른 일을 도련님한테 돌리지 않을 거야.”“다만 도련님이 마음을 바르게 먹고, 천 여사한테 휘둘리지 않았으면 해.”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사가 바로 앞에 놓여 있었다. 조우는 해인의 부드러운 눈매를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이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우는 숟가락을 들고 한 숟가락씩 밥을 입에 밀어 넣었다. 볼이 빵빵하게 부풀 만큼 가득 넣고 먹었다.조우가 식사를 다 마치는 걸 지켜본 해인은 자기 병실로 돌아가서 조금 쉬려고 했다.그런데 조우가 침대에서 펄쩍 내려와 해인의 손을 붙잡았다.아이의 마음은 금세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 울상이었다가도 금방 웃을 수 있었다.조우가 해인을 올려다보며 생긋 웃었다.“아까 말했잖아. 며칠 동안 나랑 같이 있어도 된다고. 나 형수님 병실로 옮겨서 지내도 돼?”해인은 잠깐 생각했다. 기대가 가득한 조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금 조우에게는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 편이 나았다.해인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한밤중, 유호는 일을 마치고 산부인과 병실로 돌아왔다.병실 불은 꺼져 있었다. 사방이 어두웠고, 침대 위의 여자는 깊이 잠든 듯했다.유호는 허리를 숙여 잠든 해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아내의 입술에 진하게 입맞추려던 바로 그때, 해인 옆에서 작은 머리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조우가 히죽 웃으며 유호를 바라보고 있었다.유호의 동작이 그대로 멎으면서, 표정은 단단하게 굳어졌다.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조우는 볼살이 통통했다. 그런 아이가 해인 곁에 누워 있으니, 해인의 몸은 유독 작고 여려 보였다.조우가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보자, 유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침대 위의 아내가 깰까 봐 목소리를 낮췄다.“네가 왜 여기 있어?”조우는 형과 형수 사이에 끼어든 것을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았다.“형수님이 오라고 했어. 엄마 때문에 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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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해인은 병원에서 거의 일주일을 쉬었다.그 일주일 동안 유호는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해인 곁에 머물렀다.다만 며칠 뒤부터는 이유도 모르게 조우라는 방해꾼이 하나 더 생겼다.조우는 불쌍한 척하는 데 놀라울 만큼 능했다. 유호가 해인에게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그 녀석이 어디선가 꼭 나타났다.유호는 속이 뒤틀릴 만큼 답답했다. 그저 해인이 하루라도 빨리 퇴원하기만을 기다렸다.이른 아침, 해인은 산후조리를 위해 한씨 가문 본가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리자 권영자까지 직접 문밖에 나와 있었다.“새아가, 정말 고생했다. 네가... 그런 큰일을 혼자 다 감당했구나.”그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권영자는 아직도 가슴이 철렁했다.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은 목숨을 걸고 건너는 고비나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해인은 그 와중에 길에서 변고를 맞았지만,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아이를 낳자마자 혼자 태상을 찾아가 따져 물은 일까지 생각하니, 권영자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해인의 배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해인은 조용히 대답했다.“저는 별로 한 게 없어요. 유호 씨가 제때 와 줘서 무사했던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저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예요.”해인은 곁에 선 유호를 돌아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고, 자연스럽게 웃음이 번졌다.권영자는 이렇게 사이가 좋아진 젊은 부부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놓였다.함께 돌아온 조우도 있었다. 해인이 안으로 들어서자 조우는 곧장 졸졸 따라붙으려고 했다. 마치 충성심 강한 강아지 같았다.유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뒤에서 따라가던 유호가 조우 앞을 가로막았다.“본가까지 돌아왔으면 이제 내 아내한테 붙어 있지 마. 네 방으로 가.”조우의 작은 얼굴은 곧바로 시무룩해졌다.병원에서는 낯선 곳이라는 핑계로 해인의 병실에 눌러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본가에는 자기 방이 따로 있었다. 이제는 형수의 방에 버틸 이유가 없었다.권영자가 조우를 돌아보았다.“조우야, 상처는 어떠니? 아직 아파?”권영자는 나이가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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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해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이 아이가 무사히, 행복하게 자라기만 하면 돼요.”예전의 해인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았다.그녀는 다시 행복한 가족을 얻었다.그때 문지기가 찾아와 손님이 왔다고 알렸다.권영자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누가 왔어?”“차 시장님이 오셨습니다. 작은 사모님과 아기 도련님을 보러 오셨다고 합니다. 선물도 아주 많이 가져오셨습니다.”아래층 홀에는 온갖 선물이 가득 쌓였다. 모두 차장섭이 보낸 것이었다.권영자는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대외적으로 차장섭은 아직 해인과의 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사적으로는 해인을 각별히 챙기고 있었다.그가 보내온 선물은 전부 친정에서 보내는 산후 선물의 격식에 맞춘 것이었다. 눈치 빠른 한원랑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두 남자는 거실에 앉아 잠시 안부를 나누었다. 차장섭은 곧 해인을 보고 싶다고 했다.한원랑은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해인의 방 안에서, 차장섭이 작은 상자 하나를 해인에게 건넸다.“이건 네 엄마가 너한테 전해 달라고 한 거야. 네가 태어났을 때 채워 주려고 준비했던 금팔찌인데, 그때는 네가 차 보지도 못했지.” “여기 이 금반지 한 쌍은 아이에게 주는 거고.”해인이 물었다.“요즘 제가 출산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여사님을 챙기지 못했어요. 상태는 괜찮으세요?”차장섭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좋지 않아. 정신도 점점 흐려지고 있어.”해인은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생각이 깊어졌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차장섭의 핸드폰이 울렸다.해인을 한 번 바라본 뒤 복도로 나간 차장섭은 등을 돌리고 전화를 받았다.방문이 열려 있어서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해인에게도 또렷이 닿았다.“뭐? 쓰러졌다고? 알았어.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갈게.”잠시 후 차장섭이 급히 방으로 돌아와서 미안한 듯 해인을 보며 웃었다.“일 때문에 갑자기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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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희정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나랑 잘 살아 보자고? 아이를 없애 놓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같이 있어? 천서진, 너 정말 미워 죽겠어!”서진은 난감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직 말하지 않은 게 있어. 한유호가 돌아왔어.”“뭐?”그 말을 듣자, 분노에 사로잡혀 있던 희정의 눈이 크게 떠졌다.“네가 수술 후 몸을 추슬러야 해서 일부러 말하지 않았어.”서진의 눈빛에 걱정이 번졌다.“한유호는 해외로 칩 제거 수술을 받으러 갔어. 지금 돌아왔다는 건, 네 생각엔 그 칩이 빠졌을까? 만약 칩이 빠졌다면, 앞으로 한유호가 뭘 하겠어?”희정은 입술을 깨물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뱃속의 아이가 아직 있었다 해도, 유호에게서 칩이 사라졌다면 그는 절대 그 아이를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예전의 유호도 희정에게 차가웠다. 제정신을 되찾은 유호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렇게 생각하자 희정은 아이가 없어진 게 오히려 짐 하나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그렇다고 서진에게 좋은 얼굴을 보일 수는 없었다.“그런 말 한다고 네가 내 아이를 없앤 일이 없던 일이 되는 줄 알아?”서진이 낮게 사과했다.“미안해. 하지만 다시 같은 상황이 와도 나는 또...”말이 끝나기도 전에 희정의 손이 서진의 뺨을 내리쳤다.“어쨌든 나는 네가 미워!”서진의 눈 안쪽에 붉은 실핏줄이 돋았다.“그리고 네가 알아야 할 일... 하나 더 있어. 예태상이 사라졌어. 연락이 안 돼. 한유호와 관련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만약 예태상이 한유호 손에 있다면, 언제든 우리 이야기를 불 수 있어. 한유호가 자기 몸에 칩을 심은 일에 우리가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되면...”희정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진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그러니까 지금은 네가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야. 알았어?”칩에 조종당하던 유호도 희정에게 마음이 없었다. 칩을 제거한 유호는 더더욱 희정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제정신을 되찾은 유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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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유호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해인의 입술에 가볍게 갖다 댔다. 해인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난 반대야.”해인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가 조용히 물었다.“그럼 그냥 친엄마가 죽는 걸 보고만 있으라고?”“여보, 계속 그분을 남처럼 대했잖아.”“이제는 달라. 당신이 없던 동안 병원에 몇 번 갔어. 갈 때마다 그분 상태가 더 나빠 보였는데도 억지로 버티면서 나한테 말을 많이 하려고 했어.”“나한테 미안해하는 게 느껴졌어. 정말 마음이라도 꺼내 주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나랑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 했어.”결국 해인은 마음이 너무 약했다.양부모님이 해인을 너무 곱고 바르게 키워서 그녀는 지나치게 선했다.유호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그래서? 그분이 너한테 미안해한다고 해서 네 신장을 내주겠다고? 네가 이런 생각을 할 줄 알았다면 차 시장이 찾아왔을 때 만나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이 시기에 친딸을 찾은 게 임종 전에 얼굴이라도 보려는 건지, 아니면 네 신장을 바라는 건지 나도 모르겠어.”해인은 놀란 눈으로 유호를 바라보았다.“당신... 어떻게 그런 말을 해?”“나는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이타적이지도 않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나는 네가 무사하기만 바라. 누구도 널 다치게 해서는 안 돼.”“여보, 다른 사람이 널 다치게 하는 걸 뻔히 보면서 모른 척할 수도 없어. 이 일은 절대 동의 못 해. 너는 아직 너무 젊어.”“만에 하나 너에게까지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아들은 어떡해? 아이는 아직 저렇게 작은데. 너는 그분의 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아들의 엄마야.”유호가 돌아온 뒤 해인에게 이렇게 엄하게 말한 것은 처음이었다.해인은 포대기 속 작은 아들을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아이의 부드러운 볼을 조심스레 스쳤다.해인은 난처한 갈림길 앞에 섰다. 유호가 도수희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려는 생각을 이렇게까지 반대할 줄은 몰랐다.검사 결과가 맞지 않았다면 차라리 포기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해인은 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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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차장섭과 도수희는 유호를 보고 동시에 멈칫했다.유호는 손에 솜을 들고서 방금 채혈한 자리를 누르고 있었다.도수희는 곧 상황을 깨달았다.“자네가 왜 여기 있어? 혹시...”그 목소리가 떨렸다.“검사 받으러 온 거야?”유호는 부인하지 않았다.도수희의 반응은 격렬했다.“안 돼. 나는 동의 못 해.”도수희는 한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이 자신을 위해 검사까지 받으려 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전혀 기쁘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도수희는 자신이 무력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해인을 위해 해 준 것도 없는데, 오히려 끝까지 짐이 되고 있었다.“내가 해인이랑 다시 만난 건 살아 보려고 한 일이 아니야. 너희 신장 받아서 살 생각도 없어.” “나는 벌써 쉰 살도 넘었고, 이만큼 살았으면 충분해. 너랑 해인이는 아직 젊어. 너희 둘이 잘 지내기만 바라.”도수희의 표정은 무겁고도 단호했다.“돌아가. 다시는 병원에 오지 마.”도수희는 남은 생에 딸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하지만 해인의 선한 마음을 너무 과소평가했다.이렇게 형편없는 엄마였는데, 해인은 아직 도수희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그 아이는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주려 했다.도수희는 딸과 사위가 자신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신이 죽는 편이 나았다.유호가 병원을 떠난 뒤, 차장섭을 돌아보면서 도수희가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내 몸이 정말 문제야. 여보, 다음에 또 내가 위급해져도 살리려고 하지 마. 그냥 보내 줘. 차라리 그게 편해.”차장섭은 눈썹을 찌푸리면서 표정이 무거워졌다.“그런 말 하지 마. 듣기 싫어.”“그래도 약속해. 그 아이들이 바보 같은 선택을 못 하게 막아 줘.” “해인이도, 한 대표도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어. 나는 절대 그 아이들의 신장을 받을 수 없어.”차장섭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수술 동의서에 절대 서명하지 않을게.”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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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유호는 아낌없이 칭찬했다.“옷은 너를 더 돋보이게 할 뿐이야. 너는 늘 예뻤어. 엄마가 된 뒤에는 더 예쁘고.”해인의 마음이 달콤하게 녹았다.유호는 행동으로 보여 주고 있었다. 아이를 낳은 뒤에도 해인은 여전히 유호 마음속의 어린 여자였고,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었다.이른 아침인데도 집 안은 조용했다. 이상할 만큼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해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다들 어디 갔어?”유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오늘 무슨 날인지 잊었어? 우리 아들 태어난 걸 축하하는 자리잖아. 다들 먼저 가서 준비하고 있어.”해인은 그제야 깨달았다.“당신... 요즘 밤늦게까지 바빴던 게 이 축하 파티 준비 때문이었어?”유호는 부정하지 않았다.그는 주머니에서 주먹만 한 네모난 상자를 꺼내 해인 앞에 놓았다.“여보, 축하 파티는 둘째야. 오늘 주인공은 너야. 아이 낳느라 고생했어.”해인은 잠시 멈칫한 뒤 상자를 열어 보았다.안에는 별다른 장식 없는 금팔찌 한 쌍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화려한 꾸밈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단정하고 고급스러워 보였다.“내가 채워 줄게.”팔찌를 집어 든 유호가 해인의 손목을 잡고 조심스럽게 팔찌를 끼워 주었다.크기도 꼭 맞았다.그는 해인의 손을 쥔 채 손목 안쪽을 부드럽게 쓸었다.간지러운 감각에 해인의 손가락이 살짝 오므라들었다.“오늘은 우리 아들 축하 파티인데, 왜 내가 금팔찌를 받아?”‘아이에게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유호가 턱을 살짝 들었다.“아이는 아이고, 너는 너야. 내 눈에는 아이와 아내도 똑같이 중요해. 말했잖아. 오늘 주인공은 너라고.”말을 마친 유호는 해인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제야 해인은 발아래 길이 온통 꽃으로 덮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향기가 가득했고, 마치 꽃길을 걷는 기분이었다.유호는 해인이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렇게 꾸민 듯했다.몇 걸음마다 가사도우미가 해인이 좋아하는 꽃다발을 건넸다. 짧은 길을 걷는 동안 해인은 무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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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3월 21일, 맑음. 돌아온 지 열이틀째. 밤에 해인이 내 품에 기대 잠들었는데, 악몽을 꾼 것 같았다. 몸이 심하게 떨렸다. 해인이 나에게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내가 잘못했다. 사라져 있던 동안 너무 걱정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해인이 받은 상처를 두 배로 갚아 주고, 온 힘을 다해 사랑해야겠다.][3월 22일. 오늘 밥은 내가 직접 만들었다. 해인이는 모르지만, 첫 숟가락을 먹자마자 맛있다고 했다. 정말 맛있었던 모양이다.역시 마음을 담은 음식이 해인이 입맛에 더 잘 맞는다. 앞으로 자주 직접 만들어 줘야겠다. 우리 여보, 은근히 먹는 걸 좋아한다.][...][4월 8일. 해인이 오늘 아기를 한 시간 넘게 바라봤다. 갓 태어난 아기는 쭈글쭈글한데 대체 뭐가 그렇게 볼 만한지 모르겠다. 왜 오늘 내가 얼마나 신경 써서 셔츠를 골라 입었는지는 못 본 걸까!][...]4월 8일은 바로 그제였다. 얼마 지나지 않은 날이라 해인은 또렷이 기억했다.어쩐지 그날 유호가 묘하게 이상했다. 자꾸 해인 앞을 서성였는데, 알고 보니 그날 셔츠를 꽤 신경 써서 입은 것이었다.해인은 온통 아이에게 정신이 팔려 있어서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남자도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을 봐 달라는 티를 이렇게 내는구나.’수첩 한 권이 거의 전부 다 유호의 시점으로 적혀 있었다. 해인에 대한 일,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일상, 사소한 감정들이 빼곡했다. 마치 언젠가 다시 그녀를 잊게 될 일을 대비해 기록해 둔 것 같았다.다 큰 남자가 이렇게 세심한 일을 해 놓았다는 사실에 해인은 적잖이 놀랐다.유호도 마침내 해인의 손에 들린 자신의 ‘비밀 수첩’을 알아차렸다.그는 차를 길 한가운데 세우고 장난기 어린 눈으로 해인을 돌아보았다.“여보, 그거 내 사생활 훔쳐보는 거 아니야?”“아, 우연히 보게 된 거야.”해인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호에게 달콤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시선이 유호가 오늘 입은 정장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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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내가 이 사람을 흔들었다고?’해인은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안 그랬어! 당신도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지 마.”유호의 손바닥이 해인의 등을 감쌌다. 그는 오랫동안 참아 왔다. 해인의 산후조리가 끝나는 오늘을 가까스로 기다렸다.유호의 눈가에는 참아 온 욕망이 짙게 떠올랐다. 그는 더 이상 해인이 말하게 두지 않고, 몸을 숙여 해인의 입술을 다시 막았다.“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정말 제멋대로인 남자야!’해인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역시, 잠시 후 뒤쪽의 차에서 경적이 울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유호는 해인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부족하다는 듯 그녀의 몸을 통째로 끌어와 자기 품에 앉혔다. 해인은 운전대 가까이에 기댄 채, 유호의 품 안에서 마음대로 입맞춤을 당했다.뒤쪽의 차는 한참 동안 경적을 울렸다. 그래도 앞차가 움직일 기미가 없자, 누군가 화가 난 얼굴로 다가와 차문을 두드렸다.“누가 여기서 입구를 막고 있는 겁니까? 오늘이 한원랑 회장님의 첫 손주 탄생 축하연인 거 모르세요?” “다들 한 회장님과 한 대표님께 얼굴도장 찍으려고 난리인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호가 창문을 반쯤 내렸다. 그는 차갑게 밖을 바라보았다.“저한테 불만 있습니까?”상대는 멈칫하더니 곧바로 유호를 알아보았다.문제는 유호의 품 안에 여자가 안겨 있다는 점이었다.그 여자는 유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같은 자리에서 굳이 짐작할 것도 없었다. 그가 품에 안고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었다.“아, 한 대표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계속하십시오. 저는 물러가겠습니다.”상대는 젊은 부부의 좋은 분위기를 방해했다는 것을 깨닫고 연신 사과했다. 그러고는 뒤로 돌아가 얌전히 기다렸다.해인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졌다. 민망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녀가 유호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너무 창피해. 빨리 가자.”“뭐가 창피해? 내 아내를 비웃을 사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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