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윤이 고개를 들어 정석주를 바라보았다.“이런 결정 내리실 때, 루아 생각은 해보셨습니까?”정석주가 곧바로 맞받아쳤다.“루아한테는 이미 주식을 줬잖아. 대체 뭐가 불만이라는 거야!”이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게다가, 그때 시연이가 자네 목숨 살려준 거 벌써 잊었어? 태윤아, 사람은 모름지기 은혜를 알아야 하는 법이야.”찻집 안에 적막이 내려앉았다.은은한 차향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갔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싸늘하게 얼어붙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구태윤이 입을 열었다.“정원 그룹 주식, 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형수님이 안 받겠다고 하면 억지로 강요하진 마세요. 주식이 중요할지, 구하준이 중요할지 본인이 제일 잘 알 테니까. 물론, 아버님께도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정석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그제야 구태윤이 대체 무엇을 빌미로 정시연을 쥐고 흔들었는지 알아차렸다.구하준은 정시연에게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태윤아, 양심이 있으면 시연이한테 이러면 안 되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자네 목숨 살려준 은인이잖아.”정석주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그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 문제입니다.”구태윤의 어조는 지독하리만치 덤덤했다.“아버님이 하도 안달복달하시니, 전 또 형수님이 아버님 목숨이라도 살려드린 줄 알았네요.”“이...!”정석주는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곧이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찻집을 나가버렸다.생명의 은인이라는 명분이 있으니 어떻게든 정시연을 도울 줄 알았건만, 큰 오산이었다.구태윤은 철저히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대체 무슨 속셈일까?정시연에게 잘해주는 것 같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저렇게 모질게 대하니 도무지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구태윤은 태연하게 차를 마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문밖에는 한민혁이 대기하고 있었다.“대표님, 바로 회사로 복귀하십니까?”구태윤은 걸음을 옮기며 무심하게 지시했다.“정원 그룹에서 왜 정시연을 입양했는지 뒷조사 좀 해봐.”“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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