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얼굴로 정루아의 손을 꽉 쥐었다.“루아야, 그렇다고 해도 절대 포기하면 안 돼. 원래 다 네 것이었는데, 정시연이 갑자기 나타나서 뺏어간 거라고! 그년은 애초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정루아는 지그시 눈을 감으며 들끓어 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눌렀다.이내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응, 네 말이 맞아. 난 괜찮아. 금방 다 제자리로 돌려놓을 거야.”이연희가 다가와 그녀를 품에 꼭 안았다.“걱정하지 마. 난 언제나 네 편이니까.”친구의 어깨에 턱을 기댄 정루아는 포근한 온기를 느끼며 활짝 웃었다.“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구석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감정을 추스른 두 사람은 다시 연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축사를 마친 배진욱이 배성 그룹의 향후 비전을 발표하자, 연회장에 모인 정재계 인사들이 순식간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하지만 그는 형식적인 미소로 화답할 뿐, 미련 없이 2층으로 향했다.배성 그룹이 진짜 협력하려는 대상은 위에 있는 그룹사들이다.아래층에 모인 중소기업들은 머릿수나 채우기 위해 부른 들러리에 불과했다.그때, 정시연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구태윤의 모습이 정루아의 눈에 포착되었다.그녀는 술잔을 꽉 움켜쥐었다.이때, 임혜숙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루아야, 너도 봤지? 배성 그룹은 시연이를 통해서 우리 집안과 협력할 거야. 네가 이 타이밍에 눈치 없이 끼어들면 정씨 가문 이미지만 깎아 먹는 셈이야. 그렇게 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제발 나대지 말고 얌전히 있어, 알겠니?”정루아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응시했다.맑은 눈동자는 호수처럼 잔잔했다.“나대지 말라니요? 저도 엄연한 이 집안 자식으로서 힘을 보태고 싶을 뿐이에요.”기어코 쫓아가겠다는 뜻이었다.임혜숙이 그녀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루아야...”하지만 정루아는 매정하게 뿌리치고는 위층을 향해 걸어갔다.임혜숙이 다시 가로막으려는 순간, 이연희가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이모, 진짜 오랜만이에요! 우리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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