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우의 귀국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이 두 사람에게 가속도를 붙였다.종우가 돌아오면 이 관계를 끝낼 것이라는 재윤의 약속은, 은주에게 역설적으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무서운 갈증을 심어주었다.종우가 돌아온 뒤에도 재윤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싶지 않다는 스스로에 대한 환멸감이 뒤엉켜 그녀의 강렬한 성욕을 밤낮없이 자극했다.두 사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로의 몸을 탐했다.본가의 엄숙함도, 회장님의 날카로운 눈초리도, 집사와 일꾼들의 은밀한 주시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오히려 들키면 파멸이라는 극단적인 억압이 그들의 살결이 맞닿을 때마다 미친 듯한 쾌락에 불을 붙였다.유난히 매미 소리가 짙게 울리던 어느 날 오후.점심 식사가 끝나고, 저택의 고용인들조차 한낮의 무더위를 피해 각자의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침묵의 시간이 찾아왔다.본가 전체가 죽은 듯이 가라앉은 대낮, 은주는 자신의 방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멍하니 열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소리도 없이 열린 문틈으로 재윤이 미끄러지듯 들어왔다.그의 다리는 병원을 다녀온 이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어 가고 있었고, 굳이 목발에 의지하지 않아도 은주의 침대 앞까지 걸어오는 발걸음은 보통 사람과 같았다."재윤씨..."재윤은 대꾸도 없이 그녀가 앉아 있는 침대 위로 몸을 뉘었다.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은주의 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부드러운 허벅지 위로 자신의 머리를 뉘었다.은주의 무릎 위에 누운 재윤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나른하게 숨을 내뱉었다.맨 처음 재윤의 방에서 그가 요구했던 자세였다.엄마가 그립다며 무릎을 내어달라는 그의 요청을 은주는 거절할 수 없었다.그때 은주의 마음이 모성애로 가득 찬 상태였다면, 지금은 재윤을 향한 갈증과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은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에게서 몸을 빼내지도, 왜 들어왔느냐고 타박하지도 않았다.이미 그녀의 내면은 재윤의 존재를, 그의 비틀린 욕구를 오히려 더 갈망하고 있었다.은주는 떨리는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의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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