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과거의 끔찍한 트라우마로 인해 기형적인 성욕을 품게 된 비서실장 노은주, 그녀의 육체와 영혼을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재벌 3세 사장 최종우와 그녀의 가장 수치스러운 비밀을 쥐고 흔드는 스물한 살 아들 최재윤 사이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하고 치명적인 로맨스.
View More전날 비가 내린 탓에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였고 거리의 차들도 바쁘게 오갔다.
그 중 한 사람, 노은주.
그녀는 지금 비서실장으로 승진한 뒤 첫 출근이다.
익숙하게 다녔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직급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새롭게 모시게 될 사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사실 비서실 직원에 불과했던 은주가 실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새로운 사장의 부임 시기에 맞춰 인사 이동이 이뤄진 것이다.
입사 동기인 인사과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번에 오는 사장은 그룹 회장의 장손이라고 했다.
그는 그룹 회장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그룹의 총수가 될 후계자 수업의 시작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을 떠올리자 은주는 긴장이 되는 듯 왼쪽 손가락 끝을 만지작 거렸다.
긴장하면 제일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 바로 왼쪽 중지 지문이 있는 곳의 작은 상처였다.
그리고 그 상처가 저릿해져 올 때면 은주는 다시 악몽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복 보육원’
사실 은주는 보육원 시절이 그리 불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활발한 은주는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덕분에 반장이 되어 선생님들의 신임도 받았다.
하필 그날은 혼자 남아서 담임 선생님과 옆반 선생님의 학급 환경 미화를 도와주고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귀가를 했었다.
보육원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류장에 내리자 성태가 서 있었다.
그는 은주보다 한 살 많은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그리고 은주가 평소 좋아하던 보육원 선배 오빠였다.
성태를 보자 은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머, 오빠. 왜 여기 있어?”
“응... 그냥... 지나가다가...”
은주는 어색하게 웃는 그의 모습마저 멋있다고 생각했다.
은주는 성태의 큰 키와 잘 생긴 얼굴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자신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
공부도 잘 해서 앞으로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 성태는 별로 말이 없다. 정류장에서 보육원까지는 걸어서 10분 남짓.
보육원에 거의 도착할 때가 되었지만 성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빠, 왜 말이 없어? 오늘 무슨 안 좋은 일 있었어?”
“아, 아니... 그, 그런 일 없어.”
말을 더듬은 성태는 갑자기 은주쪽으로 돌아서더니 정색하며 말했다.
“은, 은주야... 미, 미안...”
“어? 뭐가?”
은주는 성태의 오른쪽 뺨에 푸르스름한 멍이 들어 있다는 것을 보았다.
어두운 버스 정류장에서 보지 못했던 터라 놀라던 순간, 성태가 서 있던 뒷 골목에서 까만 그림자 셋이 불쑥하고 튀어 나왔다.
그러더니 한 그림자가 은주의 팔을 낚아채 순간적으로 어깨에 들쳐 맸다.
은주의 가방이 바닥에 떨어졌다.
“야, 고성태, 가방 들고 따라와라.”
까만 그림자 셋은 성태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일진들이었다.
그 중 짱으로 보이는 녀석이 성태에게 말하고는 앞장 서서 걸어갔다.
후미진 골목의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
은주는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쳤지만 녀석들은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은주는 폐가의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 위로 던져졌다.
두려움에 온 몸이 벌벌 떨렸다.
거구의 남자 셋이 내뿜는 위압감은 은주를 압도했다.
운동을 해서 몸이 큰 건지 키가 큰 성태와 비교가 되지 않는 덩치였다.
그 중 하나가 은주에게 다가와 교복 셔츠를 벗겨냈다.
떨어져 나간 단추가 사방으로 튀었다.
은주가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몸을 가렸지만 다른 녀석이 은주의 등 뒤로 자리를 잡고는 그녀의 양 팔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은주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반사적으로 튀어 나와야 할 비명도 놀람과 두려움에 쏙 들어가고 말았다.
그저 온 몸을 벌벌 떨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자신의 가방을 들고 엉거주춤 서 있는 성태가 들어왔다.
은주는 원망섞인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성태는 눈을 맞추지 못했다.
성태보다 훨씬 덩치가 큰 세 명을 그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 절망스러웠다.
곧이어 은주의 교복 블라우스를 벗긴 녀석이 그녀의 교복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하얀 팬티를 끌어내렸다.
이젠 끝이란 생각이 들자 은주는 있는 힘을 쥐어 짜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 녀석의 커다란 손이 은주의 입을 막았다.
은주는 본능적으로 입을 크게 벌려 녀석의 손가락 하나를 강하게 깨물었다.
“아앗! 이런 씨발...”
거친 욕설이 터지고 은주의 입을 막았던 녀석 대신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제일 덩치 큰 녀석이 다가와 은주의 뺨에 손바닥을 날렸다.
그 커다란 손바닥은 은주의 얼굴 전체를 가격하고도 남았다.
“퍽!”
큰 소리와 함께 은주가 그대로 쓰러졌다.
시야가 흐려지며 정신이 몽롱해졌다.
거의 반쯤 기절한 상태에서도 녀석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아이 씨발. 존나게 아프네.”
“큭큭. 너 손가락 부러진거 아냐?”
키득거리는 녀석들 사이로 성태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제 그, 그만 하, 하면 안될까...”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는 것이 은주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씨발 새끼가!”
거친 욕설과 함께 성태를 향한 세 녀석의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되었다.
성태는 은주의 가방을 껴안은채 몸을 구부리고 녀석들의 폭행을 받아내고 있었다.
성태의 안경이 바닥으로 나뒹굴고 방 안에 피가 튀었다.
중심을 잃고 쓰러진 성태의 눈과 약간은 정신이 돌아오고 있는 은주의 눈이 마주쳤다.
은주의 눈에 성태는 희미하게 미소를 띤 얼굴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내 녀석들의 발길질에 그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잠시후 멀리서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은주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재윤은 자신의 페니스를 은주의 입구에 갖다 대고, 낮게 물었다.“이제… 넣어줄게요.”은주는 눈을 반쯤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재윤은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것을 은주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아아…”은주의 허리가 크고 둥그렇게 휘었다.재윤의 것이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우는 감각이 너무 선명했다.재윤은 은주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은 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깊고, 묵직하게.은주는 재윤의 등에 팔을 감고 그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이게… 정말… 마지막이야… 하아…”은주가 헐떡이며 말했다.그러나 그 말과는 달리 그녀의 다리는 재윤의 허리를 더 세게 감고 있었다.재윤은 은주의 귀에 입을 대고 낮게 웃었다.“마지막이라면서… 왜 이렇게 조여와요? 은주 씨 보지는 내 자지 없이 못 살겠다는데!”그의 노골적인 말에 은주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그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은주의 몸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재윤의 페니스를 강하게 조여대며 수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은주는 입을 틀어막고 신음을 참으려 했지만, 재윤의 페니스가 자궁 입구를 세게 두드릴 때마다 참을 수 없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재윤은 은주를 뒤집었다.엎드린 자세로 만든 뒤, 뒤에서 다시 페니스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한 손으로는 은주의 허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하윽…! 재윤 씨… 너무… 아파... 더 세게…”은주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가버릴 듯 했다. 찢어질 듯 아프면서도 전신을 찌릿하게 울리는 기묘한 쾌감. 자신의 약혼자인 최종우의 아들 최재윤에게 자궁 깊숙한 곳까지 박히고 있다는 배덕한 느낌. “아버지랑 할 때보다 내가 더 좋다고 말 해. 어서!”재윤의 말이 은주의 가슴을 찔렀다.그녀는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신음을 삼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하지만 그럴수록 재
키스가 깊어질수록 은주의 이성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재윤의 혀가 자신의 입 안을 휘젓고, 그의 손이 허리를 세게 움켜쥘 때마다 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목을 더 세게 감아쥐었다.두 사람의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재윤이 은주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둘 풀기 시작하자, 은주는 그의 손목을 붙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재윤씨. 이게… 마지막이어야 해요. 진짜로… 마지막…”재윤은 대답 대신 은주의 입술을 다시 빼앗았다.그는 은주의 허리를 들어 올려 침대 쪽으로 옮기며 낮게 속삭였다.“마지막이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실장님은 내 거야.”은주는 더 이상 거부하지 못했다.재윤이 그녀의 블라우스를 완전히 벗기고 브래지어를 풀어내자,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재윤은 그 위에 얼굴을 파묻고 뺨을 비벼댔다.은주는 어리광처럼 보이는 그의 행동으로 인해 본능에 가까운 모성애가 다시금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재윤은 어린 아이가 아니었다. 그 역시 본능에 충실한 수컷 짐승이었다. 그는 은주의 유두를 부드럽게 빨아들였다.은주는 유방의 끝에서부터 전해져오는 찌릿한 감각에 시트를 움켜쥐며 허리를 비틀었다.재윤의 혀가 유두를 굴리고 이빨로 가볍게 깨물 때마다 전류 같은 쾌감이 점점 하복부로 내려갔다.“하아… 재윤 씨…”은주의 손이 재윤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그녀는 그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 쪽으로 더 세게 끌어당기며 신음을 흘렸다.재윤은 은주의 치마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리고, 자신의 티셔츠와 바지를 벗었다.이미 완전히 발기한 페니스가 은주의 허벅지에 닿자, 은주는 몸을 작게 떨었다.은주는 잠시 그 뜨거운 감촉에 숨을 삼켰다.그리고는 천천히 손을 내려, 재윤의 페니스를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굵고 단단한 기둥을 손가락으로 감싸자, 재윤의 허리가 미세하게 움찔했다.은주는 자신의 손바닥으로 귀두를 천천히 문지르며, 위아래로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이미 귀두 끝에는 투명한 쿠퍼액이 맺혀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졌다.“
다음날 아침, 종우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은주 역시 종우가 뒤척이는 소리에 한참 전부터 깨어 있었지만, 눈을 뜰 수가 없었다.간밤의 일이 생생했기 때문이다.종우의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 순간, 바로 뒤에서 벌어졌던 아슬아슬한 일.들키지 않았다는 안도감보다, 들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큰 죄책감으로 남았다.그녀는 눈을 감은 채로 숨을 고르게 내쉬는 연기를 했다.은주를 바라보는 종우의 얼굴에는 만족감이 서려 있었다.약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이 그를 한층 더 안정된 남자로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그는 드레스룸으로 걸어 가서 옷걸이에 걸린 여러 벌의 셔츠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종우가 넥타이를 매는 소리가 들리자 은주는 무렇지 않은 척, 평소와 같은 얼굴로 다가가 그의 넥타이를 매만져 주었다.손끝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종우는 눈치채지 못했다.그가 웃음띈 얼굴로 말했다. "약혼식도 올렸으니 이제 이 집으로 완전히 들어오는 게 어때. 안방은 같이 쓰고, 따로 방이 필요하면 서재를 같이 써도 되고, 아니면 1층에 재윤이 방 옆을 써도 되겠다."종우는 거울을 보며 자연스럽게 말했다.마치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처럼.은주의 손이 넥타이 위에서 아주 잠깐 멈췄다.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곳에 완전히 들어온다는 것은 재윤과 한 지붕 아래에서 매일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게다가 재윤의 방 옆에 자신의 공간을 둔다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정리할 것도 있고, 회사 일도 마무리해야 해서요."은주는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종우는 그런 은주를 이해한다는 듯 미소 지으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천천히 하자. 급할 것 없어. 당신이 편한 게 가장 중요하지."호칭은 어느새 '당신'으로 바뀌어 있었다.그 다정한 배려가 오히려 은주의 가슴을 더 아프게 찔렀다.종우가 좋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일이 더 추악하게 느껴졌다.현관문이 닫히고 종우의 차가 집을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까
종우의 숨소리가 깊고 고르게 변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은주는 그의 옆에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종우의 팔이 자신의 허리를 느슨하게 감싸고 있었다.익숙한 무게였다.이 무게에 안도하던 때도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무게가 따뜻함보다 족쇄처럼 느껴졌다.벗어나면 소리가 날까 봐, 숨을 크게 쉬면 그를 깨울까 봐 움직일 수 없는 족쇄.그때, 문밖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낡은 마루가 아주 미세하게 눌리는 소리.은주는 숨을 멈췄다.침실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복도의 어둠보다 더 짙은 어둠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재윤이었다.그는 문을 닫지 않았다.혹시라도 문에서 소리가 날까 봐, 아주 조금 열어둔 채로 천천히 걸어왔다.발소리도 거의 없었다.종우가 있는 침대, 그 바로 옆까지.은주의 심장이 귀청을 때릴 정도로 크게 뛰었다.심장 소리가 종우에게까지 들릴 것 같았다.재윤은 말없이 침대 끝에 무릎을 꿇었다.그의 시선이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은주를 향하고 있었다.은주는 그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저었다.소리 없이 입술만으로 말했다.'안 돼요... 제발'재윤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천천히 손을 뻗어, 은주를 덮고 있던 얇은 여름 이불의 끝자락을 잡았다.은주는 본능적으로 이불을 꽉 쥐었다.두 사람의 무언의 힘겨루기가 침대 아래에서 벌어졌다.종우의 팔은 여전히 은주의 허리에 걸쳐 있었다.결국 이불이 무릎 아래까지 밀려 내려갔다.그걸로 충분하다는 듯 재윤은 움직임을 멈췄다.그리고 은주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숨소리보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우리 아버지는 한 번 잠들면 잘 안 깨요."그 말은 은주를 안심시키려는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협박처럼 들렸다.은주는 종우 쪽으로 몸을 돌리려 했다.종우를 깨워야 한다는 생각보다,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본능이었다.그러나 재윤이 먼저 은주의 손목을 잡았다.세게 쥐는 것도 아니었다.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가볍게 감싸 쥐었을 뿐인데, 은주는 더 이상
하지만 지금 은주는 종우를 기쁘게 하고 싶다.그게 어떻게 하는건지 다 알수는 없어도 그의 마음을 사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네, 아주 좋네요. 이런 덴 처음이라...”하지만 불쑥 속마음이 입밖으로 나오고 말았다.은주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가난과 비루함을 감추기 위해 애썼지만 그리고 최소한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느꼈지만 종우 앞에서는 그 방어막이 허술해지는 느낌이었다.종우가 빙긋 웃으며 서버를 향해 눈짓을 하자 서버가 밖으로 나갔다.잠시후 은주가 들어온 문이 아닌 왼쪽의 막혀있는 벽처럼 보
오후 일정이 시작되었을 때 종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비즈니스적인 대화를 이어갔지만 가끔 은주가 서류를 건넬 때마다 일부러 손을 스치거나 말없이 눈을 맞추는 행동을 했다.은주는 그때마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그리고 손가락 끝의 저릿함 때문에 손이 떨렸지만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은주가 내일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들어갔을 때 종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노 실장님, 저녁에는 언제 시간이 됩니까?”사적인 질문이었고 은주는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내리실 정류장은...」버스 안내 방송에 은주가 정신을 퍼뜩 차렸다.매만지던 손가락의 저릿함은 여전했지만 현실로 돌아오자 서서히 사라졌다.손가락 끝에 있는 상처는 그날 그녀가 저항하다가 어디에 베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처였다.하지만 그녀가 긴장할 때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내는 방아쇠같은 존재였다.그리고 또 하나. 은주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그 과거의 기억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신체가 반응한다는 사실이다.이건 반사작용이다.그녀의 의지가 아니다.지금 은주가 앉아 있는 버스의 시트에 남은 젖
전날 비가 내린 탓에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였고 거리의 차들도 바쁘게 오갔다.그 중 한 사람, 노은주.그녀는 지금 비서실장으로 승진한 뒤 첫 출근이다.익숙하게 다녔던 길이지만 오늘따라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직급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새롭게 모시게 될 사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사실 비서실 직원에 불과했던 은주가 실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새로운 사장의 부임 시기에 맞춰 인사 이동이 이뤄진 것이다.입사 동기인 인사과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번에 오는 사장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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