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루미엘은 뒤돌아보지 않았다.아니, 돌아볼 필요가 없었다.믿고 있었다.자신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그리고 자신 안에 있는 힘을.자작의 검이 루미엘 등 뒤에서 멈췄다.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에 막힌 듯.강렬한 불꽃이 튀며 자작 팔이 억세게 꺾였다.“이게 뭐야? 신성 결계는 분명히 해제됐을 텐데.”나, 마리안.천천히 꾹꾹 힘을 주어 제단 계단에 올랐다.발소리가 고요한 장례식장에 울려 퍼지도록.“해제된 건 루미엘 신성의 결계지, 내 결계가 아니란다, 자작.”손가락 끝에서 붉은 실이 허공으로 뻗어 나갔다.붉은 돌의 잔재.내 몸속 신성은 이제 내 의지에 따라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었다.“네 비술 따위 내가 모를 거라, 생각한 건가?”붉은 실이 천천히 움직였다.“네가 오늘 이 시간에, 이 각도로 튀어나올 것까지 모르가나가 아주 상세히 알려주더군.”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는 자작.그의 그림자는 이미 붉은 사슬에 묶여 있었다.“에드워드 대공, 그리고 뒤에서 사주한 북방 첩자들.”떨고 있는 귀족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내 목소리는 대신전 확성 장치를 타고 수도 전체에 울려 퍼졌다.“잘 들어라.”광장 모든 사람이 집중했다.“오늘, 이 암살 시도는 우리에 대한 북방 제국의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차갑게 선언했다.“또한 이에 가담한 모든 귀족 가문은 오늘부로 폐문될 것이며, 모든 재산은 전쟁 준비금으로 국고에 귀속된다.”“그... 그럴 순 없습니다. 증거도 없이.”한 귀족의 쓸데없는 용기였다.미리 준비해 둔 서류 뭉치를 공중에 뿌렸다.종이들은 각 조문객 손에 하나씩 배달되었다.거기엔 그들이 제국과 주고받은 밀약과 입금 내역이 명확히 적혀 있었다.“증거는 차고 넘친다.”천천히 말했다.“그리고 판결은 내가 내린다.”단호하게 손을 움켜쥐었다.암살시도자를 묶고 있던 붉은 사슬이 폭발하며 그를 제단 아래로 내던졌다.그 후.카일의 성검이 그의 목숨을 거두기 위해 그림자처럼 움직였다.나는 유유히 루미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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