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곧,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었다는 뜻이 될 수도 있었다.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고, 결과도 아니고, 그저 흔적이 남지 않는 것. 누군가 다치든, 누군가 사라지든, 누군가 망가지든 겉으로만 조용하면 되는 방식.건우는 자기 안에서 무언가가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어긋나는 걸 느꼈다.“아니죠.”그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최준석을 향한 말인지, 자신을 향한 말인지 건우도 분간하지 못했다.“형이 그런 식으로까지 했을 리는…”끝까지 문장을 잇지 못했다. 그럴 리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는 것부터가 이미 그럴 리 없던 일들의 연속이었다. 형의 사고도, 형의 죽음도, 하나가 기억하지 못하는 밤도, 그리고 자기 자신이 지금 이 남자 앞에서 형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까지.최준석은 그 미완성 문장을 굳이 받아주지 않았다. 대신, 건우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방향으로 말을 이어갔다.“직접 손대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건우의 눈이 아주 천천히 올라갔다.최준석은 그 눈빛을 정면으로 받았다.“그런 일은 본인이 안 했어요. 적어도 제가 아는 한, 늘 다른 사람 손을 썼습니다.”“…….”“근데 누가 움직일지, 어디까지 가야 할지는 정했죠.”그 순간 건우는, 설명하기 어려운 종류의 감각을 느꼈다. 형에 대한 기억이 한꺼번에 뒤집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끔찍한 건, 지금까지는 보호처럼 보였던 몇몇 장면들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어릴 적, 형은 늘 먼저 상황을 파악하고 먼저 움직이던 사람이었다.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빨리 개입했고, 건우가 보기엔 늘 정리하는 쪽이었다. 그땐 그게 든든함으로 보였다. 형은 늘 한발 앞서 있었고, 집 안에서 무언가 흔들리려 하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사람이었다.그런데 만약 그 손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게 아니라 통제하기 위한 손이었다면. 그 순간부터 건우는 자기가 알고 있던 모든 장면을 다시 봐야 했다.“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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