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지나간 자리는 엉망진창이었고 집들이 무너져 수많은 백성들이 잘 곳을 잃었다.추연화의 가게는 지대가 높아 다행히 피해가 적었다.이에 그추연화는 가게에 있는 곡식을 털어 문앞에 임시 천막을 치고 죽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맹연우는 군말 없이 더 많은 곡식을 가져와 그녀의 곁에서 일손을 도왔다.매일 날이 밝기도 전에 천막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추연화는 앞치마를 두르고 죽을 나누어 주었고, 맹연우는 곁에서 질서를 유지하며 힘든 일을 도맡아 처리했으며 두 사람의 호흡은 척척 맞았다.죽을 나누어 주는 천막은 가게 바로 앞에 있어 가게 안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였다.방지혁은 상처가 아물어 침상에서 일어나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자, 그는 더 이상 방 안에만 갇혀 있고 싶지 않았다.가끔 가게에 서서 맞은편 천막의 활기찬 모습을 바라보았고, 어떨 때는 뒷마당으로 가 그들이 새로 들어온 곡식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는 똑똑히 보았다. 두 사람 사이의 묵묵한 신뢰는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 눈빛 하나, 몸짓 하나로 서로의 뜻을 완벽히 이해했다.어느 날 오후, 추연화는 평소처럼 약을 가져왔고, 방지혁은 약을 마신 뒤 약사발을 돌려주었다."조정의 명령을 받았다. 닷새 뒤 북쪽 변방으로 떠나야 한다."그가 갑자기 말을 꺼냈고, 추연화는 고개를 끄덕였다."변방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장군님께서는 가는 길 몸조심하십시오."방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천막 아래에서 맹연우는 허리를 숙인 채 어르신의 말을 경청한 뒤, 품에서 엽전 몇 푼을 꺼내 어르신의 손에 쥐여 주었다."사실 예전에는 널 다시 만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데려가겠다고 다짐했었다."방지혁은 창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허나 지금 네가 이토록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다."그는 고개를 돌려 추연화를 바라보았고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저 사람이 나보다 너를 더 잘 챙겨 주는구나.""과거에 부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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