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잘못 봤다고?”이준은 그녀의 차갑고 무심한 눈을 바라보며, 마지막 남은 기대마저 산산이 무너졌다.그 뒤를 이은 것은 제왕의 뼛속에 새겨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강한 집념과 철저히 외면당했다는 분노였다.“신나정! 네가 재가 되었다 한들, 짐이 어찌 너를 몰라보겠느냐!!”그는 그녀에게 벗어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순식간에 그녀를 가로로 안아 들어 올렸다.“놓으십시오! 폐하! 어서 놓으십시오!”신나정은 마침내 모든 평정을 잃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손톱이 그의 팔을 긁어 붉은 자국을 남겼다.하지만 그녀의 힘은 분노한 황제 앞에서 너무도 보잘것없었다.“경성으로 돌아간다!”이준은 그녀를 단단히 끌어안은 채, 소리를 듣고 달려온 호위들을 향해 엄하게 명했다.“즉시 출발하라!”돌아오는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았다.다만 신나정이 차갑게 대하든,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든, 이준은 그저 그녀만 바라보았다.마치 한순간이라도 눈을 떼면 그녀가 다시 사라져 버릴까 두려운 사람처럼.궁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는 그녀를 예전의 소양전으로 보내지 않았다.대신 건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장락궁(長樂宮)에 머물게 했는데, 막 막대한 재물을 들여 새롭게 단장한 궁이었다.장락궁, 영원히 즐거움이 이어지길 바란다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그 화려함은 오히려 황후의 처소인 장춘궁마저 능가하였다.남해의 진주로 엮은 주렴이 드리워지고 서역의 보석이 병풍마다 박혀 있었으며, 강남의 운금이 침상을 덮은 채 온갖 진귀한 보물들이 눈부시게 늘어서 있는 가운데 공기에는 값비싼 향료의 짙고 그윽한 향이 가득 배어 있었다.이준은 그녀를 흰 호랑이 가죽이 깔린 부드러운 침상 위에, 마치 잃었다가 되찾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레 내려놓았다.그는 모든 궁인을 물린 뒤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아, 침상에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신나정을 올려다보았다.그 눈에는 거의 비굴할 정도의 간절함과 애원이 서려 있었다.“나정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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