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의 몸 상태에 조금씩 차도가 보이기 시작하자,지우는 그제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그런데—아직 이른 아침이었다.갑작스러운 발소리와 함께중궁전 밖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곧이어 금군들이 처소 주변을 빈틈없이 에워쌌다.지우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졌다.잠시 후,한 내관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와 왕명을 전했다.“전하의 명이옵니다.”“중전마마께서는 편전 앞에서 석고대죄를 하여궁의 질서를 어지럽히셨으므로—”내관이 잠시 숨을 골랐다.“당분간 중궁전에 유폐되시어한 발짝도 밖으로 나가실 수 없사옵니다.”순간—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지우의 눈이 천천히 가늘어졌다.“…지금.”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유폐라 했느냐?”“예 그러니 중전께서는 지금 이 시각부터는이곳 외에는 나갈실 수 없습니다.”내관의 대답을 들은 지우는중궁전 밖을 에워싼 금군들을 천천히 바라보았다.싸늘한 긴장감이 처소 안을 짓눌렀다.잠시 침묵하던 지우는다시 내관에게 시선을 돌렸다.“…전하의 명이더냐.”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내관은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조심스럽게 품 안에서 작은 서찰 하나를 꺼냈다.“중전마마께서 그리 물으실 듯하여—”내관이 두 손으로 서찰을 바쳤다.“전하께서 이것을 전하라 하셨습니다.”지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이걸?”지우는 서찰을 내려다보며 낮게 되물었다.“전하께서 직접?”“예, 마마.”내관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그리고…”잠시 말을 멈춘 내관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읽으신 뒤에는 반드시 불에 태우라 명하셨습니다.”지우는 잠시 말없이 서찰을 내려다보았다.얇은 종이 한 장.그러나 이상하리만큼 손끝이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천천히 봉을 뜯자,익숙한 필체가 눈에 들어왔다.순간—지우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서찰에는 길지 않은 글이 적혀 있었다.「당분간은 짐을 원망하고 계시오.」짧은 한 줄.그러나 그 아래에는—「이것은 벌이 아니라,중전을 지키기 위한 짐의 선택이오.」지우의 손
Last Updated : 2026-07-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