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병원 침대 위였다.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콧속을 가득 메웠고, 머리 위 형광등이 눈을 시리게 찔렀다. 몸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온몸이 짓뭉개진 듯 아파 저도 모르게 찬 숨을 들이켰다.“깼어?” 곁에서 성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냉기와 허탈함이 섞여 있었다.고개를 돌리니, 성연이 침대맡에 앉아 있었다. 얼굴이 무섭게 가라앉아 있었다. 눈엔 분노와 실망이 가득했고, 이를 악문 목소리였다. “권성혁. 내가 어쩌다 너 같은 동생을 뒀을까? 너 하마터면 평생 못 일어날 뻔했던 거 알아?!”“깨어났으니 요양이고 뭐고 없어. 당장 운천시로 돌아가. 앞으론 호랑시 땅은 밟을 생각도 하지 마!”성혁은 그 꾸지람은 상대도 하지 않고, 다급하게 물었다. “태라 누나는? 나 보러 왔었어?”성연의 얼굴이 삽시간에 더 험악해졌다. 입을 달싹여 뭐라 말하려는데, 병실 문이 열렸다.태라가 들어왔다. 태라는 준범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성혁의 눈이 삽시간에 빛났다. 가슴에 한 줄기 희망이 차올랐다.버둥거리며 일어나 앉으려다, 온몸의 상처가 아파 와 찬 숨을 훅 들이켰다.아픔 따윈 아랑곳없이 다급하게 태라를 바라봤다. 애원이 배어 있는 목소리였다. “누나... 와 줬구나... 나랑 얘기할 기회, 한 번만 줘. 딱 한 번만...”태라는 싸늘하게 바라봤다. 눈빛에 흔들림 하나 없었다.준범이 옅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매듭짓고 와.”태라가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앞으로 걸어와 차가운 시선으로 성혁을 내려다봤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성혁의 목구멍이 꽉 막힌 것 같았다. 갈라져서 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였다. “누나... 내가 잘못한 거 알아... 정말 알아... 용서해 주면 안 돼? 빌게... 나는 누나 없인 안 돼...”태라는 고개를 저었다. 단호함이 배어 있는 말투였다. “난 이미 내려놨어. 너 지금 기분이 어때?”성혁은 멈칫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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