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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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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s by Cindy S

웰컴 투 소원리

웰컴 투 소원리

동해시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집이라고는 열 가구 남짓한 작은 마을. 푸르기만 한, 특별한 일 없는 그곳에 온 세상 불만은 다 끌어안고 있는듯한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나인협. 한때는 매우 잘나가던 프로게이머였던 남자. 가시를 잔뜩 세운 고슴도치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서 찔러대는 남자의 공격에 들썩거리는 소원리. 로맨스 한 스푼,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 한 스푼 섞인, 잔잔슴슴 이야기. atthebrink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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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 애물단지
“황 선생님!”시골 동네의 단점은 종종 너무 고요해서 소음이 잘 들린다는 것. 옛 시골집의 단점은 방음이 잘 안된다는 것. 어떤 젊은 남자의 밝은 음성에 인협은 이른 아침에 눈이 떠졌다. 일요일 아침. 물론 딱히 주말 주중 구분 없이 자유로운 삶을 만끽하고 있는 인협이었지만, 깰 이유가 없는데 원치 않는 시간에 원치 않는 이유로 깨는 것만큼 짜증 나는 일도 없었다. “에이씨-.”그놈의 황 선생 이름은 왜 집안까지 들리냐고. 조용히 투덜거린 인협은 숙취에 묵직한 두통이 느껴지는 머리를 부여잡고서 자리에서 몸을 겨우 일으켰다. “아, 안녕하세요!” “인사가 쓸데없이 밝아. 이른 아침부터.”이어진 에스더의 인사에 인협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교회 가는 길이세요? 자전거 뒷자리에 태워드릴까요?”이름 모를 남자의 조심스러운 질문 세례에 인협이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묘하게 사투리 억양이 묻어나오지만, 서울말을 하기 위해 애를 쓰는 느낌이었다. 소원리 사람인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애쓴다, 애써. 물론 게임만 하느라 모태 솔로인 그였지만, 남자의 음성과 말에 담긴 진심을 읽어내지 못할 만큼 그는 최악의 눈치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저 여자가 얼마나 우악스러운지 알아야 하는데-.”여하튼 제환이 형도, 이름 모를 남자도 불쌍하네. 아, 제환이 형은 취소. 어쩌면 잘 맞는 한 쌍일지도. 인협은 옆에 놓인 2리터짜리 생수병을 통째로 들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뇨, 걸어갈게요.” “아, 그럼 같이 걸어가요. 저도 시간이 많아서-.”아주 눈물겨운 노력이네. 꿀꺽꿀꺽 물을 삼키며 인협은 생각했다. 도란도란 대화하며 멀어지는 두 사람의 소리에 인협은 물병을 내려놓으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늦잠은 물 건너갔네. 으, 머리야.”불만 가득한 얼굴로 몸을 일으킨 인협은 머리를 부여잡았다. ***산뜻한 월요일 아침.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소원 초등학교의 유일한 교사 세 명이 교무실에 모여있었다. 정부
Last Updated: 2026-07-20
Chapter: 10. 짜증 나는 여자
까르륵. 멀지 않은 초등학교에서 들려온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인협은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떴다. 철문에 있는 반투명한 유리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집안을 비추고 있었다. 정말이지 죽고 싶은 날이야. 어젯밤 수백 번이고 수천 번이고 한심한 자신을 향한 저주를 퍼부어대서 그럴까. 눈을 뜨자마자 무기력했고, 그것은 곧 살기 싫음으로 이어졌다. 그날 이후로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그렇다면, 여기서 삶을 끝내야 하나? 사실은 완전히 고립되어 있던 서울의 월세방이 그렇게 하기에는 최고의 장소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 다닥다닥 붙어서 배려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소리를 죽이며 살아가지만, 어쩌면 그곳에서 일을 치렀더라면 아무도 그렇게 된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서 한참 동안 그렇게 있다가 발견될 수 있었을 것 같아서였다. 반대로 집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서 고립된 것처럼 보이는 소원리에서의 삶은 좋든 싫든 마을 사람들과 어느 정도 엮여 있었다. 그가 이틀 이상 마을 초입에 있는 가게에 들리지 않으면 최 씨 아저씨가 신고할 것이고, 그의 집에 며칠 동안 불이라도 들어오지 않으면 에스더나 갑순 할머니가 집으로 찾아와 문을 세차게 두들겨 댈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후-.”죽고 싶어도 맘대로 죽지도 못하려나?그 생각에 이유 모를 억울함을 느끼며 막막해진 인협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서 집을 나섰다.집안의 고요함과 걸어 다닐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발에 채는 굴러다니는 술병이 가득한 집이 갑자기 숨 막히게 느껴진 탓이었다. 슬리퍼를 신은 그는 무작정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초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튼 그는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꺄아아-!” ”야, 양예담!“까르륵. 아이들은 뭐가 그리 신난 건지, 높은 소리를 내며 학교 운동장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점심시간인가. 인협은 소원 초등학교 운동장이 보이는 쪽 길목에 멈추어 선 채로 멀리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잠시 감상했다. “언니이!!”낡디낡은 초라
Last Updated: 2026-07-20
Chapter: 09. 어떤 면을 믿어야 하나
“…….”진짜 들어가기 싫네. 인협의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10미터 정도 되는 길이 마치 세상에서 제일가는 고행길이라도 되는 듯이 바라보며 서 있기만 하는 에스더였다.“이참에 차라리 번호라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럼, 굳이 대면할 필요가 없잖아.”음식만 앞에 두고 문자를 보내는 거지.인협을 마주하기 싫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에스더는 이내 스스로를 세차게 비웃었다.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자기 집에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기겁하는 사람이 핸드폰 번호를 잘도 주겠네.눈앞에 절로 그려지는 상황에 에스더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잠시 눈을 꾹 감았다. “하아, 진짜 들어가기 싫어.”그때 끼이익, 하고 철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벅저벅. 인협이 걸어 나오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뜬 에스더는 어디 숨을 곳이 없나 싶어서 다급하게 주변을 두리번댔다. 애석하게도 길가 풀숲은 그녀를 숨겨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분명 멋대로 찾아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숨을 곳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어정쩡한 자세로 발각된 에스더는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헛기침을 하고서 몸을 꼿꼿이 세웠다. 내가 죄지었어? 지난번처럼 무단침입 한 것도 아니고 말이야.“여기는 엄연히 동네 길인데요? 동네 사람이라면 모두 마땅히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잖아요.”에스더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인협의 집으로 꺾어지는 길 어귀에 서 있었다. 그녀의 반박에 인협의 얼굴이 더 굳어졌다. “오늘 아무 이유 없이 온 건 아니에요. 저 언덕 위 교회 사모님이 그쪽한테 반찬 좀 전해달라고 하셔서요.”에스더는 용기를 내어서 어느새 제게 가까워진 인협에게 봉지 중 하나를 내밀었다. “다른 사람을 못 먹여서 죽은 귀신이라도 들러붙었습니까?”“어어, 이런 신성한 일요일에 무슨 소리예요?”“일요일은 그쪽한테나 신성하지, 나한테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인협은 가볍게 에스더가 내민 반찬을 무시하고 지나쳐 가려 했다. “또 술 사러 가죠?”“그러든 말든.”“어제 내가 말했잖아요.
Last Updated: 2026-07-20
Chapter: 08. 산미치광이
“이게 맞나?”“나도 몰라.”철호와 태욱은 긴장한 얼굴로 내리막길을 걸어가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이들 예배가 시작된 후. 부인인 조 선생과 영애에게 양해를 구한 두 사람은 잠시 인협의 집을 방문하러 가는 길이었다.“아니, 그 폐가에 사람이 들어와 산다꼬?”“그러니까. 못해도 10년 정도는 방치되었던 거 같은데. 우리가 소원리에 왔을 때 이미 김 씨 할머니네 부부가 돌아가신 후였으니까.”“그래?”“응.”귀향하기 전에도 영애를 따라서 소원리를 일 년에도 여러 번씩 찾아왔던 태욱이었다. 그래서 어렴풋이나마 지나가다 마주쳤던 어린 시절의 인협을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읍내에 있는 중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던 거 같은데. 그때쯤 부모님의 상황이 좀 잘 풀리게 되어서 다시 인협이랑 동생을 데리고 갔다고 들었고. 태욱은 사실은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두 형제의 모습을 떠올리기 위해 애를 쓰며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 와중에 인협이 나이에 답지 않게 어둡던 인상을 하고 있던 건 기억이 났다.“그 꼬맹이는 어떻게 자랐으려나?”태욱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인협의 집으로 향하는 길로 꺾어 들어갔다.“저기요, 계십니까?”목소리가 큰 철호가 담장 너머에서 외쳤다. 그러자, 이내 집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끼이익, 하는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낡은 철문이 열렸다.얼마나 관리가 안 되어있으면 저 철문에 기름칠 한번을 안 했대.굳이 집안까지 둘러보지 않아도, 집안 상태가 눈에 훤하다고 느낀 철호였다.“누구시죠?”그 어둡던 꼬맹이는 더 어두워지고, 가시까지 돋아나 버렸구나. 차가운 표정으로, 마당으로 걸어 나오는 인협을 본 태욱은 속으로 생각했다. 인협의 두 눈은 고요하고 어두워 보였으나, 동시에 세상을 향해 불만 가득한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아, 인협아. 나 태욱이 아저씨야, 기억나? 문 씨 할머니네 첫째 딸인 영애 이모의 남편.”“아-.”태욱의 기나긴 소개에도 인협은 꼿꼿한 태도로 일관했다. 큰일이
Last Updated: 2026-07-19
Chapter: 07. 철호와 태욱
바로 다음 날. 일요일 이른 아침. 소원리의 주말은 대체로 주중의 낮시간보다 더 소란스러운 편이었다. 그 이유는 소원리 교회에서는 10시 예배가 드려지기 때문이었다.다른 날에는 보통 이른 아침부터 밭에 나간 어르신들이 활동한 후, 아이들이 작은 소란을 피우며 등교하고 나면 해가 중천에 뜰 낮에서 이른 오후 시간까지 소원리 마을은 초등학교 부근을 제외하고는 조용한 편이었다.5년 전까지만 해도 교회가 없던 마을이었는데, 먼 읍내 교회까지 다니며 신앙생활을 이어온 갑순과 인자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은 덕분일까. 양기탁 목사가 젊은 나이에 외진 시골 마을 목회를 꿈꾸게 되면서 주변에서 지원을 받아서 30명 남짓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교회 건물을 짓게 되었다.그 옆에는 30평 남짓 되는 단층짜리 벽돌집이 있었다. 양 목사의 집은 이 마을에서 가장 신축인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외관은 가장 밋밋했다. 그 이유는 후원받은 돈을 몽땅 교회를 짓는 데에다 쓴 탓에 돈을 아끼느라, 막상 사택으로 쓸 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다 직접 양 목사의 손으로 지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해봤자 소원리에 사는 사람들이나, 옆 동네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가끔 넘어와 예배를 드릴 뿐이었다.단출하게 지어진 교회 건물 안에는 예배드리는 예배실과 화장실, 그리고 그 밑에 지하층에 모두가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 딸린 작은 부엌만 있을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황 선생님.”“아휴, 목사님. 교회에서는 계급장 떼고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교회를 들어서자마자 들려온 양 목사의 밝은 인사에 에스더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양 목사가 환하게 웃었다.“어떻게 그래요. 일요일에만 제가 다른 호칭으로 부를 수는 없죠. 일단 제가 머리가 안 좋아서 헷갈립니다.”에스더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사람 다섯이 겨우 앉을만한 장의자 여럿이 중간에 뻗은 복도를 기준으로 양옆에 놓인 예배당 안으로 들어섰다. 소원리 교회 안에는 일종의 룰이 하나 있었다. 교회지만, 모든 직분을 떼고
Last Updated: 2026-07-19
Chapter: 06. 작은 돌멩이가
그녀가 뒤로 쓰러지며, 뒤에 있던 원목 수납장에 뒤통수를 부딪친 탓이었다. “으윽-.”에스더는 밀려오는 두통에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를 벌레 보듯이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인협은 당황한 얼굴로 문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마당에 소쿠리를 들고 있는 갑순과 그 옆에 선 복란이 보였다. 함께 살며 유독 친하게 지내는 두 사람을 에스더는 소원리 듀오 할머니라고 부르고는 했다. “너, 너-.”“인협이, 이 몹쓸 놈아!”복란이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던 사이, 오이와 애호박, 감자가 담긴 소쿠리를 집어던진 갑순은 굽어진 허리에도 꽤 빠른 걸음으로 인협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녀의 입술은 노환으로 떨리는 편이었으나, 이 순간만큼은 격렬한 분노로 인해 더 빠르게 떨리고 있었다. “언니, 위험해!”그러자 복란이 그런 갑순을 가로막았다. “어디 이 좋아진 세상에 남자가 여자한테 주먹질이야!”“주먹질 안 했어요. 이 사람이 제 팔을 붙들고 놓질 않아서-.”옛 할머니들이 종종 그랬듯, 갑순의 남편은 술을 마시면 돌변해 그녀를 괴롭게 하고는 했었다. 노년에 지병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기 직전에는 비교적 순순하게 굴었던 그였으나, 그 아픔이 아직도 생생할 걸 알기에 인협조차도 그런 갑순에게 함부로 굴지 못했다. “그게 뭐! 그렇다고 여자를 때려! 이거 놔, 저 금수보다 못한 놈은 한대라도 때려줘야 쓰겠어-.”한번 자극당한 갑순의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언니, 진정해. 이 나이에 이 난리 피우면 쓰러져.”복란은 갑순 옆에서 진땀을 빼는 중이었다. 이러다가 곧 아흔을 바라보는 갑순이 아프기라도 할까 봐 걱정된 에스더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할머니! 제가 먼저 귀찮게 매달리다가 이 사람이 뿌리쳐서 쓰러지게 된 거예요.”“그래?”에스더의 설명에 일순간 갑순의 몸부림이 멈췄다. 그러자 마당에는 급작스러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어휴-.”복란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크게
Last Updated: 202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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