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상석에 앉은 정석주는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태는 주주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안색은 극도로 어두웠다.속에서는 분노가 용암처럼 들끓고 있었다.구태윤이 정말로 자신을 향해 칼날을 겨눌 줄은 꿈에도 몰랐다.‘내가 엄연히 장인이거늘, 감히 나한테 도전장을 내밀어?’옆에 선 비서는 끊임없이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사색이 되었다.비서가 수화기를 내려놓고 정석주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얼굴에는 안절부절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회의실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숨이 막힐 듯 무겁게 내려앉았다.정석주는 들끓는 화를 억누르며 짜증스럽게 눈을 감았다 떴다.“그만들 하세요. 우선 회의는 이쯤에서 마무리하지. 이 일은 내가 직접 책임지고 처리할 테니까.”말을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회의실을 빠져나갔다.비서가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다.“회장님, 다른 협력업체 몇 군데에서도 일단 상황을 관망하겠다며 연락이...”정석주는 굳은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됐어, 알았으니까 가서 일 봐.”비서는 결국 입을 다물고 사무실을 나섰다.정석주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책상 위에 있던 물건들을 통째로 바닥에 쓸어버렸다.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가, 휴대폰을 꺼내 구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것은 한민혁의 목소리였다.“정 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한민혁은 지극히 사무적인 어조로 물었다.정석주가 호통을 쳤다.“구태윤한테 당장 전화 받으라고 해!”한민혁이 대답했다.“대표님께서 지금 회의 중입니다. 용건이 있으시면 제게 말씀해 주세요. 미팅 끝나고 보고 올리겠습니다.”이제 자신을 만나 주지도 않겠다는 뜻이었다.‘좋아!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정석주는 이를 악물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곧장 사무실을 박차고 나갔다.병원, 병실 안.등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전보다 많이 가라앉았지만, 아직 똑바로 누울 수는 없었다.정루아는 퇴원하려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문 앞을 지키던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혔다.그녀의 얼굴은 백지장
“루아야, 일어났니?”조심스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구태윤이 싸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 초조한 모습으로 앞에 서 있는 임혜숙을 발견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물러서며 물었다.“태윤아, 루아 깼어?”구태윤이 냉담하게 말했다.“여긴 왜 오셨습니까?”임혜숙이 당황하며 대답했다.“애 상태가 어떤지 걱정돼서 와봤지.”“잘 있으니 신경 끄세요. 그쪽 보고 싶어 하지도 않으니, 앞으로 다는 찾아오지 마시고.”구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그게 무슨 소리니?”임혜숙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루아가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엄마인 내가 와서 봐야지.”구태윤은 병실 문을 닫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정 회장님은 언제쯤 와서 사과하신답니까?”그 말을 들은 임혜숙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사과라니?”“하!”구태윤이 실소를 터뜨렸다.“제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신 모양이네요.”임혜숙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급히 말을 이어갔다.“태윤아, 네 아버지도 화가 나서 순간 이성을 잃은 거야. 진심으로 루아를 때리려던 게 아니었어. 명색이 제 딸인데, 부모가 자식한테 사과하는 법이 어디 있니? 게다가 이번 일은 루아가 잘못한 게 맞잖니.”구태윤이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루아가 잘못했다라... 정시연을 밀치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라도 했습니까?”순간 말문이 막힌 임혜숙은 간신히 입을 열었다.“하지만... 시연이가 루아를 모함하려고 제 몸을 다치게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니.”“발을 헛디뎠을 순 있어도, 루아가 밀쳤을 리는 절대 없습니다.”정루아를 향한 구태윤의 신뢰는 무조건적이었다.임혜숙이 반박하려던 찰나, 구태윤이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정 회장님더러 직접 와서 루아한테 사과하라고 하세요. 안 그러면 저도 더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거예요.”서늘한 경고를 끝으로 그는 병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복도에 홀로 남겨진 임혜숙은 어찌할 바를
“정시연은 그냥 형수님에 불과해요. 형님 체면을 봐서 어느 정도 돌봐주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루아는 내 아내예요. 그 누구도 루아 다치게 하는 거, 절대 용납 못 합니다.”구태윤이 주위를 압도하는 매서운 기세를 뿜어내며 낮게 읊조렸다. 정석주에게는 더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는 다시 병상 위에 누워 있는 정루아를 바라보았다. 등 쪽에 입은 상처는 대략 처치가 끝난 상태였다.소독 후 약까지 바른 터라, 이제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맞을 차례였다.병상이 병실 안으로 옮겨지자, 구태윤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나 외에는 아무도 이 병실에 들여보내지 마.”“네, 알겠습니다.”경호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문밖에서 가로막힌 정석주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자신을 대하는 구태윤의 태도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내가 엄연히 장인어른이거늘, 어떻게 나를 이토록 철저히 무시할 수 있단 말인가!’이내 콧방귀를 뀌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구태윤이 설마 감히 자기에게 함부로 대하기야 하겠는가.그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밤이 깊어 갈수록 병실 안은 기묘하리만치 고요해졌다.정루아는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다. 등 뒤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아픔에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눈을 뜨자 옆으로 누워 있는 자기 모습이 보였다.손등에는 링거 바늘이 꽂혀 있었고, 병상 앞에는 구태윤이 앉아 있었다.그는 정루아가 깨어난 것을 보고 나직이 물었다.“목은 안 말라?”정루아의 눈동자에는 짙은 절망이 감돌았다.이내 메마른 목소리로 내뱉었다.“이번 한 번 막았다고 끝인 줄 알아? 당신이 이혼해주지 않는 한, 난 절대 정시연 가만 안 둬.”구태윤의 짙고 수려한 눈썹이 찌푸려졌다.“루아야, 고작 남 좋은 일 시키자고 네 몸까지 망쳐가면서 이래야겠어?”“날 위해서 하는 일이야.”정루아의 말투는 기이할 정도로 차분했다.“감옥에 가는 걸로 당신과 끝낼 수 있다면, 난 그 대가가 뭐든 기꺼이 받아들일 거야.”구태윤의 관자놀이에 푸른
“태윤 씨, 흑흑... 루아가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난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정시연이 즉시 울음을 터뜨리며 몸을 뒤로 뺐다.정루아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온통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미친년! 짐승만도 못한 게 이제 사람까지 죽이려 들어? 매질을 덜 했나 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거 보니.”정석주가 노발대발하며 고함을 질렀다.임혜숙은 입을 틀어막은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루아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병실 안의 모든 이들이 정루아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하지만 정루아는 그들의 목소리 따위 들리지 않는 듯, 오로지 자기 손목을 움켜쥔 커다란 손을 따라 고개를 들었다.시선이 닿은 곳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수려하면서도 날카로운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고, 깊고 어두운 눈동자는 그 어떤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루아야, 이러지 마.”나지막한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정루아는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내뱉으려 했으나, 눈앞이 핑 돌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구태윤이 그녀를 품에 안아 올렸다.그리고 등에 난 상처를 조심스럽게 피하며, 거침없는 걸음으로 병실을 나서 의사를 찾아갔다.“아빠, 엄마. 아무래도 전 더는 이 집에 남아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루아의 오해가 갈수록 깊어지니 이젠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원래 성 씨로 다시 바꾸고, 앞으로는 두 분을 보러도 안 올게요. 길러주신 은혜에 보답하며 평생 효도하고 싶지만... 아직 죽고 싶진 않거든요.”정시연은 서럽게 흐느끼며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억울하다는 듯 눈물을 쏟아냈다.정석주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정루아가 미쳐서 안하무인으로 날뛰는 것뿐이야. 아빠가 네 카드에 천만 원을 더 넣어줄게. 넌 그저 몸조리나 잘하거라. 경호원들을 더 붙여서 철저히 지키게 할 테니, 다신 그런 일 없을 거다.”임혜숙은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이내 재빨리 과도를 치우고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정시연을 달랬다.“시연
정루아는 한마디 대꾸도 없이, 그저 거칠게 숨만 몰아쉬었다.정석주가 채찍을 툭 던지며 싸늘하게 명령했다.“얘 데리고 병원으로 가.”경호원들이 다가와 그녀를 일으켜 세우더니 밖으로 끌고 나갔다.정루아는 버둥거릴 힘조차 없었다. 미세한 움직임에도 등에서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차량 뒷좌석에 짐짝처럼 처박혔을 때, 그녀의 정신은 이미 아득하게 흐려져 있었다.한편, 정루아를 은밀히 동행하며 지키고 있던 구태윤의 경호원들은 이 참혹한 광경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중 한 사람이 떨리는 손으로 황급히 구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소독약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 병원.정석주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병상에는 정시연이 누워 있었고, 그 곁에는 임혜숙이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아빠? 이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그를 발견한 정시연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정석주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루아 데리고 사과하러 왔다.”정시연은 흠칫 놀라며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니에요, 아빠. 루아가 뭐 고의로 그랬겠어요? 전 정말 괜찮...”하지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경호원들에게 질질 끌려 들어오는 정루아를 발견했다.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루아야...!”“세상에나!”깜짝 놀란 임혜숙이 비명을 질렀다.손에 들고 있던 사과가 바닥으로 툭 떨어져 데구르르 굴러갔다.그녀는 허둥지둥 달려가 정루아를 부축하고 안절부절못하며 살폈다.“이게 무슨 난리야...”곧이어 정루아의 등에 난 상처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들어 정석주를 바라보았다.어느덧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당신, 당신이 루아를 때렸어?”정석주는 굳은 얼굴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말을 안 들으니 매운맛을 좀 보여준 거지.”임혜숙의 얼굴이 고통과 슬픔으로 일그러졌다.“아무리 그래도 애한테 손을 대면 어떡해! 조곤조곤 타이르면 될 일을.”그리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루아야, 많이 아프지? 엄마가 당장 의사 불러올게.”“가지 마.”
정루아는 무표정하게 문을 열었다. 눈빛은 극도로 경계심이 가득했다.현관 너머로 벌어진 연극을 그녀는 안에서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동시에 깊은 무력감도 밀려왔다.결국 자신이 이 집안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찰조차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경찰이 말했다.“아버님이 걱정돼서 찾아오신 모양인데, 굳이 신고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정루아는 입을 꾹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사람을 저렇게 떼거리로 몰고 오는데, 저를 해코지하려는 줄 알았죠.”“그게 무슨 헛소리야! 다 널 걱정하고 지켜주려고 데려온 사람들인데. 루아야, 그만 고집 피우고 아빠 좀 들어가게 해줘. 통 연락도 안 닿고, 아빠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정석주는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이어갔다.정루아의 시선이 경찰을 향했다.“전 이 사람을 집안에 들이고 싶지 않아요.”“정루아!”정석주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하지만 집안싸움에 경찰이 개입하기란 한계가 있었다.결국 하나같이 곤란한 기색을 비치며 먼저 자리를 떴다.정루아는 다시 문을 닫으려 했지만, 눈치 빠른 경호원이 재빨리 문짝을 움켜쥐며 그녀를 제지했다.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고, 눈동자에는 짙은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정석주는 서늘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남을 다치게 해놓고, 유치장에서 하룻밤 묵었다고 다 해결된 줄 아느냐? 정루아, 넌 아직 언니한테 사과도 안 했어.”정루아는 이를 악물었다.그럼 그렇지, 부모가 자신을 찾아올 때면 항상 정시연 문제뿐이었다.밀려오는 피로감에 그녀가 지친 듯 내뱉었다.“우리 유전자 검사나 한번 해봐요.”“아직도 헛소리야!”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정석주는 뒤에 있던 경호원에게 손을 뻗었다.“채찍 가져와!”그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정루아는 연신 뒷걸음질 쳤다.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목소리는 씁쓸함이 묻어났다.“내 몸에 손대지 마요! 소시연 밀친 적 없으니까.”“아직도 말대꾸냐? 언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