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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진실의 무게

Author: 릴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31 17:01:20

같은 시각, 제이아우라 대표실.

지수는 민철로부터 도진과 수진의 파국, 그리고 아이가 보육원으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있었다.

“……도진 씨가 아이를 보육원에 버렸다고?”

지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미쳐 돌아가는 강도진이라지만, 그렇게 아끼던 핏줄을 그토록 쉽게 버렸다는 사실에 문득 이상한 이질감이 들었다.

그때, 지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과거의 한 장면이 있었다.

예전에 유진이 아이를 품에 안고 울면서 자신 찾아왔을 때 털어놓았던 그 이야기.

‘어머니는 꼭 본인이 지정한 연구소에서 한 친자 검사만 믿겠다고 고집을 부리셨어요…… 다른 대형 병원 결과는 전부 조작이라면서…….’

지수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가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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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제이아우라 대표실.지수는 민철로부터 도진과 수진의 파국, 그리고 아이가 보육원으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있었다.“……도진 씨가 아이를 보육원에 버렸다고?”지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미쳐 돌아가는 강도진이라지만, 그렇게 아끼던 핏줄을 그토록 쉽게 버렸다는 사실에 문득 이상한 이질감이 들었다.그때, 지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과거의 한 장면이 있었다.예전에 유진이 아이를 품에 안고 울면서 자신 찾아왔을 때 털어놓았던 그 이야기.‘어머니는 꼭 본인이 지정한 연구소에서 한 친자 검사만 믿겠다고 고집을 부리셨어요…… 다른 대형 병원 결과는 전부 조작이라면서…….’지수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가 번뜩였다.“김민철 실장님.”“네, 대표님.”“강도진의 어머니가 전담으로 친자 확인을 의뢰한다는 그 연구소…… 지금 당장 은밀하게 조사해 봐요. 뭔가 구린 냄새가 나.”지수의 나지막한 명령과 함께, 강도진 가문을 완벽한 지옥으로 밀어 넣을 마지막 시한폭탄의 핀이 뽑히기 시작하고 있었다.지수의 지시를 받은 태준은 곧바로 도진의 모친이 십수 년간 전담으로 거래해 온 ‘한국 유전체 발전 연구소’의 뒤를 은밀히 밟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는 첨단 바이오 연구 기관으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 실상은 겉포장과 완벽히 달랐다.사흘 만에 지수의 대표실로 돌아온 민철의 손에는 두툼한 기밀 보고서가 들려있었다.“대표님, 상상 이상입니다.”태준이 서류를 넘기며 차분하지만 서늘한 목소리로 보고를 이

  • 가장 잔인한 축복   193화 피 흘리는 광기, 버려진 핏줄

    오늘 집에 돌아올 아이를 위해 아이방을 채울 쇼핑을 신나게 마치고 돌아온 수진.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낮부터 소파에 엉망으로 쓰러져 술을 마시고 있는 도진이었다.“우리 아들은?”수진은 쇼핑한 물건들을 아이방에 놓아두고 도진의 옆에 앉아 팔짱을 끼며 그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도진은 수진의 가식적인 애교에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술잔만 비워낼 뿐이었다.그제야 도진의 서늘하고 날 선 분위기를 눈치챈 수진이 조심스럽게 자세를 바로 세웠다.“우리 아들 어디 있냐고? 그리고 아이가 오는 날 낮부터 술을 마셔? 당신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수진이 다급하게 쏘아붙였다. 도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몰아세우는 수진을 묵묵히 응시하다가, 다시 잔을 입가로 가져갔다. 답답함에 막 다시 재촉하려던 수진의 귓가로, 낮게 가라앉았으나 지독한 살기가 깃든 도진의 목소리가 흘러들었다.“한 시간 준다. 짐 챙겨서 나가.”

  • 가장 잔인한 축복   192화 잔혹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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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잔인한 축복   191화 달콤한 휴식

    CB 뷰티의 인수 계약이 완료된 다음 날 아침.제이아우라 사옥은 아침부터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했다. CB 그룹의 핵심 알짜 신사업을 완벽하게 품에 안았다는 기사가 경제지 메인을 장식하면서, 제이아우라의 주가는 단숨에 상한가를 쳤고 회사 로비는 직원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대표님! CB 뷰티 핵심 연구진과 실무진 승계 절차,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다들 CB 본사의 꼰대 임원들한테 시달리다가 우리 회사로 넘어온다니까 만세를 부르던데요?”팀원들이 들뜬 얼굴로 보고서를 내밀자, 지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생 많았어요, 다들. 오늘 저녁은 법인카드 한도 없이 회식하니까 마음껏 즐겨요.”사무실을 뒤흔드는 직원들의 환호성을 뒤로한 채, 지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한편, 같은 시각 CB 그룹 본사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TV 화면에서는 연신 앵커의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CB 그룹, 뷰티 사업부 파격 매각…… 사실상 실패 인정][강도진 대표의 무모한 사업 확장, 100억 채무와 승계 비용 본사에 안기며 이사회 반발 극에 달해]뉴스 자막 옆으로는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으로 비틀거리며 도망치듯 들어가는 도진의 처량한 뒷모습이 찍혀 있었다. 도진이 커다란 야망으로 시작한 사업을 결국 지수의 손에 쥐어주고, 100억 대의 채무와 승계 정산금만 본사에 떠안긴 그에게 돌아온 것은 이사회의 차가운 해임 건의안과 주주들의 거센 비난뿐이었다.껍데기뿐인 왕좌에 앉아 술병을 거머쥔 도진의 몰락은, 이제 완전히 지수의 관심 밖이었다.저녁 무렵, 지수는 진우의 차를 타고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젓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거창한 파티 대신, 두 사람만의 소소하고 따뜻한 저녁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테이블

  • 가장 잔인한 축복   제190화 판을 삼키는 자

    300억 원. CB 뷰티의 부도를 막고 그룹 전체로 번질 연쇄 파산을 저지하기 위해 당장 피처럼 필요한 현금이었다.도진은 평생 차려본 적 없는 납작한 태도로 시중 금융권과 대형 사모펀드를 미친 듯이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미 A은행을 시작으로 ‘신용 불량’ 낙인이 찍혀버린 CB 뷰티에 손을 내밀어 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룹 본사의 유보금이라도 끌어다 쓰려 했으나, "뷰티의 무모한 확장이 낳은 자업자득에 본사 자금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이사회의 서늘한 반발에 막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만기 상환일이 한 달 남짓 남았던 시점에서 금융권을 전전하며 허송세월을 보낸 지 어느덧 삼 주. 벼랑 끝에 몰린 채 밤을 새운 도진의 눈은 핏발이 서다 못해 검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시시각각 죄어오는 상환 시한에 숨이 막혀갈 때쯤, 대표이사실의 묵직한 문이 열리며 세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박진우, 이지수, 그리고…… 얼마 전까지 자신의 충직한 수석비서였던 최태준이었다.“……너희가 여기 왜 있어? 최태준, 네가 감히 여길……!”도진이 쉰 목소리로 쏘아붙이며 태준을 노려보았다. 진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품에서 꺼낸 두툼한 서류 한 권을 도진의 유리 테이블 위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툭, 하고 둔탁한 마찰음이 정적을 깨트렸다.“강도진 대표, 피를 말리며 죽어가는 중인 것 같아 구원투수로 친히 와줬는데 표정이 왜 그러나?”도진이 경계심 가득한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를 펼쳐 들었다.[CB 뷰티 지분 매각 및 사업권 양도 계약서]“CB 뷰티가 안고 있는 단기 대출 채무 300억 원을 제이아우라와 RV가 전액 인수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CB 뷰티의 지분 80%와 브랜드 소유권을 넘겨받는 조건이

  • 가장 잔인한 축복    189화 통과하지 못한 재심사

    ‘제이아우라와 CB의 '검은 태양' 컬렉션 긴밀 협업 체결.’대대적인 언론 발표와 함께 끝없이 폭락을 거듭하던 CB 그룹의 주가가 단숨에 가파른 상향 곡선을 그렸다. 시장은 지수와 도진의 전격적인 협업을 ‘두 신흥 거인의 극적인 결합’이자 최고의 호재라 부르며 환호했다.CB 그룹 본사 대표이사실. 도진은 모니터 화면에 가득 찬 붉은색 주가 상승 그래픽을 내려다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짓눌러 오던 답답함이 일순간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거봐, 내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빨리 이 미친 난국을 해결할 수 있었겠어.”도진은 턱을 바짝 쳐들며 특유의 자만 어린 미소를 되찾았다. 비록 지수에게 7 대 3이라는 비참할 정도로 불리한 수익 배분율을 내주긴 했지만, 어차피 위태롭던 자신의 대표 자리를 완벽히 보전하지 않았는가. VVIP들의 불안 요소마저 단번에 잠재우며 CB라는 브랜드의 명줄을 연장할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승리한 경주라고 생각했다. 지수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다는 찜찜함쯤은 당장 얻어낸 과실 뒤로 손쉽게 묻어버릴 수 있었다.그때, 정지상 실장이 굳어버린 표정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들고 대표이사실 문을 열었다.“대표님, 시중은행 세 곳에서 통보서가 도착했습니다. CB 뷰티의 300억 단기 대출 건에 대한 ‘만기 연장 재심사 결과’입니다.”도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소

  • 가장 잔인한 축복   15화 원하지 않는 아이

    "기쁘지... 않아?" ​수진의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 도진은 굳어있던 안면 근육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껍데기뿐인 미소가 그의 얼굴에 기괴하게 자리 잡았다. ​"당연히 기쁘지. 내일 병원 갔다가 아기용품부터 보러 가자. 전에 네가 갖고 싶다던 한정판 가방도 사줄게." ​그의 다정한 음성에 수진은 안심한 듯 도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도진은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입안의 쓴 침을 삼켰다. 수진과 밀회를 즐기면서도 잠자리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때마다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피임을 챙겼던 자신이었다. ​'임

  • 가장 잔인한 축복   14화 너도 그 곳에 있구나

    그토록 기다렸던 임신 소식이었지만, 지수와 도진에게 허락된 기쁨은 야속할 정도록 짧았다. 다음날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확신을 유보한 채 일주일 후에 다시 검사하자는 말만을 나겼다. 그 일주닝은 도진과 지수에게 평생보다 긴 지옥이었다. 손끝하나 대면 깨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부부는 서로를 위로하며 버텼으나, 운명은 그들에게 자비롭지 않았다.일주일 후 다시 마주한 초음파 화면에는 생명의 고동 대신 기괴한 그림자만이 가득했다. " 포상기태 입니다." 의사의 목소리는 건조했다. " 임신유지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태아를 제

  • 가장 잔인한 축복   13화 희망은 실망으로

    슬비를 만나고 잠시 RV에서 현재까지 도진의 회사에 투자된 내역을 훝어보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지수는 아랫쪽의 축축한 감각에 번쩍 눈을 떳다. 생리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다. 임신이라는 희망이 이내 절망으로 뒤바뀌는 이 지독한 상실감은, 몇번을 겪어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평소와 다르게 일찍 돌아온 도진은 지수를 찾으며 방문을 열었을때 무기력하게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는 지수의 모습을 보았다. 이번 시술은 유난히 지수를 갉아먹었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된 지수를 보며, 힘들었을 순간 곁을 지켜주

  • 가장 잔인한 축복   12화 D-5

    아침에 일어난 지수는 싸늘하게 식어있는 옆자리를 보았다. 몇일 집에 잘 들어오던 도진은 어젯밤 들어오지 않았다.생리가 시작하기 전에 느껴지는 익숙한 배의 묵직한 불편감에 불안감이 든 지수는 자신의 아랫배를 살살 만지며 제발 이번에는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과 편하게 강도진을 떠나기 위해 이번에도 실패하기를 바라는 자신의 양가적인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잠시 후 오랫만에 슬비를 만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고 나가던 중 가정부의 통화소리가 들렸다."사모님 이번에는 사장님께서 가출하신 것 같아요. 집에 안들어 오시네요. 아마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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