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어머니! 안녕하세요, 여기서 다 뵙네요?“"어머, 수현이 아니니? 얘, 여긴 어쩐 일이야? 너도 관리받으러 온 거야?“차가운 표정으로 들어서던 서진의 어머니는 수현을 발견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얼굴을 폈다."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네, 우리 수현이. 안 그래도 요즘 통 연락이 없어서 연락하려던 참이었는데.“서진의 어머니의 말에 수현이 일부러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금방이라도 말 못 할 고민 때문에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처연한 연기였다.언제나 완벽하던 수현의 그늘진 안색을 포착하자, 서진의 어머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수현아, 무슨 일 있니?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그게…… 아니에요, 어머니. 제가 괜히 말 꺼내서 어머니 걱정만 시켜드릴 것 같네요. 그냥 잊어주세요.“철저히 계산된 멈춤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말을 뚝 끊어내며 궁금증과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수현의 여우 같은 화술에 서진의 어머니는 완전히 말려들었다."얘는! 시치미 떼지 말고 어서 말해봐. 답답하게 왜 그래? 괜찮으니까 말해봐, 어서.“수현은 마지못해 입을 여는 척, 세간의 비밀을 속삭이듯 목소리를 낮췄다."그게…… 사실 이런 말씀까지 드려도 되나 모르겠는데, 가슴이 너무 아파서요. 설아 씨가 지난 한 달 동안 집을 나가서 안 돌아왔었대요. 그것 때문에 서진이가 얼마나 속앓이를 하고 힘들어했는지 몰라요. 매일 밤낮으로 찾아 헤매느라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요.“"뭐? 뭐라고?! 집을 나가?! 감히 집을 나갔단 말이야?!“서진의 어머니의 고함이 VIP 대기실의 정적을 날카롭게 찢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그녀가 핏대를 세우며 흥분해 날뛰기 시작했다."아니, 배경도 없는 년 거둬서 재벌가 며느리로 앉혀놓고 해줄 만큼 다 해줬는데, 어디서 건방지게 집을 나가?! 뼈대도 없는 집안 출신이 결국 이렇게 티를 내는구나! 그래서, 지금 그 년 어디 있대?!“"그게…… 어제 돈이 떨어졌는지 결국 서진이 집으로
"흡……팀장님, 저 정말…… 정말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어요.... 그만두기 싫어요...흐윽…”서인 팀장은 제 품에서 바르르 떨리는 설아의 마른 어깨를 더욱 부둥켜안으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설아 씨, 회사는 그냥 다녀. 배 속에 아이가 있는 게 무슨 죄야? 내가 대표님이랑 직접 이야기해서 임신기간 단축 근무도 쓸 수 있게 서류 다 처리해 줄게. 걱정 말고 여기 붙어 있어.“원망은커녕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려는 서인 팀장의 배려에 가슴이 묵직해졌지만, 설아는 슬프게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었다. 유서진이라는 존재는 상식적인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기에."팀장님, 제 사정 봐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남편은 .....제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고집 부리면 이 회사 자체를 완전히 흔들어 놓을 거예요....”"그게 무슨…… 아무리 돈이 많고 대기업 후계자라 해도, 엄연히 법이 있는 나라에서 일개 개인의 회사를 어떻게 마음대로 없앤다는 거야?“서인 팀장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정말 한다면 하는 사람이에요.... 자기가 원하는 걸 갖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요......”설아의 목소리가 잘게 갈라졌다."겨우 제 인생 찾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건 정말 죽기보다 싫어요 ...더는 아무에게도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팀장님…….“서인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아무런 말도 없이 설아를 한참 동안이나 가만히 안아 주었다.자신이 아무것도 해 줄수 없다는 무력감과, 그럼에도 이 가녀리고 불쌍한 설아를 혼자 둘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탕비실의 무거운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그 시각, 서진의 대표실.수현은 언제나 제집 안방을 드나들듯 익숙하게 문을 열고 걸어 들어왔다. 설아가 집을 나간 한 달 동안 서진의 얼굴은 늘 피로와 화가 난듯한 차가운 표정이었기에, 오늘따라 묘하게 풀려 있는 그의 표정이 수현의 눈에는 단숨에 의아하게
"대신…… 시간을 좀 줘요.. 지금 하고 있는 일만 마무리 지을수 있게...그 뒤엔 오빠 말대로 정리하고 나올 게요.“서진이 비웃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조금만 시간을 달라? 그래, 딱 일주일 줄게.“그의 목소리에는 거역할 수 없는 지독한 경고가 묻어 있었다. 서진은 위스키 잔을 흔들며 설아의 창백한 얼굴을 잔인하게 눈에 담았다."대신 만에 하나 또 딴생각했다가는 네 주변 인간들이 어떻게 파멸하는지,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 내 인내심 시험하지 마, 이설아.“"…….“설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나지막이 숙였다.다음 날 아침, 서진이 이른 출근을 한 후 설아는 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오전 반차를 낸 뒤 서둘러 산부인과를 찾았다.병원의 아늑한 대기실은 설아의 처지와는 정반대의 온기로 가득했다. 다정하게 부푼 배를 쓰다듬으며 귓속말을 나누는 부부들, 아내의 가방을 대신 멘 채 연신 싱글벙글 웃고 있는 남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지극히 평범하고 따뜻한 풍경이, 홀로 외로이 앉아 있는 설아의 눈에는 감히 닿을 수 없는 먼 세계처럼 새삼 부럽고 아리게 다가왔다.피 검사를 마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있던 찰나, 간호사의 목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을 울렸다."이설아 님,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설아는 침을 꼴깍 삼키며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초음파 모니터 너머로 아주 작고 희미하게 반짝이는 빛이 보였다. 제 안에서 위태롭게 숨 쉬고 있는 아기였다. 의사는 모니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들여다보더니, 이내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아기가 주수보다 조금 많이 작네요, 어머니. 잘 챙겨 드셔야겠어요.“"……많이 안 좋은가요?"”아직은 모든 걸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요. 음...그런데 지금 자궁 내에 피고임도 살짝 보이고, 유산기가 좀 있어요. 혹시 최근에 큰 충격을 받으시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신 적이 있나요?“의사의 질문에 설아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못 하는 설아를 보며 의사는 나직하
”그만해요, 제발……!“서진은 부서질 듯 울부짖는 설아의 애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설아의 거부는 그저 자신을 밀어내려는 가증스러운 반항일 뿐이었다. 서진은 자신의 하의를 거칠게 끌어내리고는,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묵직한 존재감을 설아의 좁은 틈 사이로 가차 없이 밀어 넣었다."읍……! 하아……!“준비되지 않은 난폭한 침입에 설아의 입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비명조차 되지 못한 채 짓눌려 터져 나왔다.순간, 허리가 끊어질 듯한 충격과 함께 아랫배 깊은 곳에서부터 찌릿한 통증이 잔인하게 밀려왔다.불길하고 날카로운 고통에 설아는 본능적으로 안색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 설아는 떨리는 두 손으로 제 아랫배를 다급하게며 상체를 둥글게 웅크렸다'안 돼……‘하지만 눈이 멀어버린 서진의 시야에 설아의 그 처절한 몸짓은 보이지 않았다.오직 한 달 동안 자신을 버려두고 도망쳤던 설아에 대한 분노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서진은 웅크린 설아의 골반을 거칠게 붙잡아 침대 바닥에 짓누르고는, 거친 움직임으로 설아의 안을 헤집기 시작했다.철저하게 통제력을 잃은 서진의 거친 숨소리와, 살과 살이 사납게 부딪히는 거친 소리가 방 안을 채워 나갔다.서진이 무자비하게 몸을 움직일 때마다, 가녀린 설아의 몸은 침대 위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사정없이 흔들렸다.하지만 설아를 더 미치게 만드는 것은 끈질기게 아랫배를 찔러대는 날카로운 통증이었다. 서진이 깊숙이 밀고 들어와 올 때마다, 찌릿하다 못해 둔탁한 고통이 아랫배를 타고 생생하게 전해졌다. 식은땀이 전신을 적셨고, 안색은 핏기 하나 없이 하얗게 질려갔다.설아는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를 정도로 이를 꽉 물었다. 서진의 밑에서 터져 나오려는 신음과 처절한 눈물을 악착같이 목구멍 뒤로 삼켰다."하아…… 하아…….“지옥 같은 폭풍이 마침내 가라앉고, 서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땀에 젖은 몸으로 설아의 옆에 쓰러지듯 누웠다.설아는 그가 내뿜는 온기와 숨결, 같은 공간에 존재하
"아까 그 회사에서 같이 있던 그 새끼랑 눈이라도 맞은 거야? 갈 데까지 가기라도 한거냐고!!!“말도 안 되는 억측과 모욕에 설아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신을 철저하게 기만하고 박수현과 놀아난 인간이 누구인데, 감히 나에게 이런 더러운 누명을 씌우는 걸까. 기가 차다 못해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갔다. 대답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설아는 그저 싸늘해진 눈으로 서진을 응시하며 입을 다물어버렸다.하지만 이미 머릿속이 분노로 가득 찬 서진에게 설아의 침묵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해석되었다.서진의 눈빛이 순식간에 핏기가 가신 것처럼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타오르던 분노는 이내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독기로 변해 설아의 목을 조여왔다."이설아. 너 나 말고 다른 새끼한테 마음이라도 준 거야?""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설아는 기가 막혀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서진은 이미 제 망상에 완전히 집어삼킨 상태였다."그게 아니면 한 달 동안 내 연락은 죄다 씹으면서 왜 그렇게 도망 다녔는데? 한 달 동안 어디서 누구랑 지냈어. 당장 말해.""그건…….“설아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말할 수 없었다. 유서진이라는 인간에게서 벗어나 유일하게 인간답게 숨을 쉴 수 있었던 자신만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 곳 만큼은 지키고 싶었다.설아가 머뭇거리자, 서진의 눈에 잔인한 확신이 들어찼다."왜 말을 못 해? 살림이라도 차린 거야?!“결국 참지 못한 서진이 손을 뻗어 설아의 턱을 거칠게 낚아채 위로 들어 올렸다. 강한 악력에 턱뼈가 부서질 것 같았지만, 서진은 설아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잔인하게 파고들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읍…….""그럼 왜 말을 못 해! 숨기는 게 있으니까 입을 다물고 있는 거잖아!“분노로 가득찬 서진은, 설아의 손목을 다짜고짜 움켜쥔 채 거칠게 안방으로 끌고 가 침대 위로 내팽개쳤다."벗어.“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서진이 말을 내뱉었다."왜 그래요, 갑자기……!설아는 순간 밀려오는 두려움에 상체를 움츠리며 필사적으로 소리쳤
문 앞자리에 앉아 있던 직원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며 앞을 가로막았다."저기, 실례지만 어떻게 오셨어요? 외부인 출입은…….“하지만 서진은 그 직원의 말 따윈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초점은 오직 이설아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서진은 거침없이 설아의 자리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대리석 바닥을 찍어 누르는 그의 구두 굽 소리가 사무실에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이 부분은 수정하는 게 좋겠…….“강윤과 서류를 보며 의견을 나누던 설아는, 순간 귀를 찌르고 들어오는 극도로 낯익은 구두 굽 소리에 숨이 턱 막혔다.순식간에 심장이 쿵 하고 끝이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손끝은 자신도 모르게 미세하게 부르르 떨리고 있었고, 뺨에 돌던 생기는 순식간에 핏기를 잃고 바래져 갔다. 설아는 무언가에 홀린 듯,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바로 자신의 책상 앞에, 다시는 제 인생에서 볼 일 없을 줄 알았던 유서진이 서 있었다. 온 세상을 다 얼려버릴 듯 서늘하고 잔혹한 시선이 설아의 전신을 못 박듯 내려다보고 있었다.설아의 하얗게 질린 얼굴, 그리고 사시나무 떨듯 미세하게 떨리는 어깨를 강윤이 캐치했다. 불청객의 등장에 가라앉은 눈빛을 한 강윤이 번쩍 자리에서 일어나 서진의 앞을 가로막으며 마주했다. 훤칠한 두 남자의 시선이 팽팽하게 부딪쳤다."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어떻게 오셨죠?“강윤의 낮고 묵직한 경고에도 서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만하게 턱을 치켜든 서진은 강윤의 얼굴을 위아래로 한 번 비웃듯 쳐다보고는, 이내 흥미가 식었다는 듯 다시 설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이설아 남편입니다.“3층 사무실 전체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정적이 감돌았다."아내가 제 허락도 없이 이런 직장을 다니고 있는 줄은 이제야 알았네요.” "……!“”나와 소란 피우고 싶지 않으면”막무가내로 거만한 말을 내뱉은 서진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설아의 가녀린 손목을 낚아채듯 거칠게 잡아챘다. 뼈마디가 으스러질
불도 켜지 않은 채였다. 소파에 팔짱을 낀 자세로, 굳은 얼굴로 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어디 다녀와?"낮고 날이 선 목소리였다.설아는 가방을 내려놓으며 짧게 대답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왔어요.""병원에서 왜 퇴원했어?""아무 이상 없다길래요.“서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간호사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다. 빈혈 수치, 면역력,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몸. 그런데 설아는 지금 아무 이상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아무 이상 없다고?""네. 걱정 안 하셔도 돼요."평소와 달랐다. 목소리에 온기가 없었다. 기대도,
기운을 차린 설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을 내려다보다가조용히 뽑아냈다.작은 통증이 왔지만 설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침대 옆에 개어두었던 자신의 옷을 집어 들고 환자복을 벗었다.손이 떨려 단추를 잠그는 것조차 생각보다 힘들었다.겨우 옷을 갈아입고 일어서는 순간, 눈앞이 하얗게 번쩍였다. 어지러움이 물밀듯 밀려오며 몸이 휘청였다. 설아는 침대 모서리를 붙잡고 잠시 버텼다. 숨을 고르고, 다시 섰다.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이설아씨, 잠깐만요!"담당 간호사였다. 링거 알람이 울렸는지, 빠르게 들어온
어느 봄날 오후봄 햇살이 유리창을 가득 채운 학교 앞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두꺼운 전공서적을 펼쳐 놓은 설아는 주변 소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형광펜을 움직이고 있었다. 식어가는 아메리카노 옆으로 빼곡히 필기된 노트가 쌓여 있었다. 그 모습이, 봄날 카페 안에서 유독 선명하게 빛났다.그 앞을 지나치던 두 남자 중 한 명이 발걸음을 멈췄다.유서진.졸업을 목전에 둔 4학년. 국내 손꼽히는 그룹사 회장의 외동아들. 훤칠한 키에 날카롭고 차가운 이목구비 어딜 가든 시선이 쏠리고, 어딜 가든 먼저 자리가 만들어지는 남자였다
차갑고 하얀 침대 위, 설아는 떨리는 손을 억지로 뻗어 머리맡 테이블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간신히 집어 들었다.언제부터 흘렸는지도 모를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며 시트를 적셨고, 열기로 달아오른 얼굴은 숨을 쉴 때마다 타는 듯이 뜨거웠다. 눈앞이 흐릿하게 흔들렸다. 손끝에 감각이 없었다. 휴대폰 화면에 뜬 이름 석 자조차 초점을 맞추기 힘들었지만, 손가락은 습관처럼 아니, 어쩌면 마지막 본능처럼 그 이름을 눌렀다.서진 오빠.통화 버튼을 누르자 텅 빈 신호음만 허공에 울려 퍼졌다. 한 번, 두 번. 설아는 바짝 마른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