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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Author: Yoonseul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7-06 04:30:05

서진의 눈동자에는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암전이 찾아와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수면마취의 기운과 극심한 피로감 속에서 설아는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밀어 올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설고 고급스러운 병실의 천장이었다. 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소독약 냄새에 설아는 본능적으로 제 아랫배로 손을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신거리며 지독한 통증을 뱉어냈다. 시퍼렇게 멍이 든 손을 쳐다보던 설아의 시선이, 침대 곁에 멈추었다.

그곳에는 서진이 있었다. 늘 빈틈없이 완벽하던 수트 차림은 온데간데없고, 셔츠 깃은 엉망으로 흐트러진 채 침대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그의 하얀 소매 자락에 박힌 붉은 핏자국이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사그락거리는 미세한 소리에 서진은 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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