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편이 내연녀 생일이라고 경매 최고 낙찰가를 지르는 동안, 그녀는 자궁외임신으로 인한 심한 출혈로 수술대 위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 결혼 4년,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에도 남편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그녀 원수의 딸을 보물처럼 아끼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그녀는 이 결혼을 철저히 단념하고 이혼합의서만 남겨둔 채 단호하게 떠나갔다. 다시 직장으로 복귀한 그녀는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며 강현시 전체를 깜짝 놀라게 했고 상류 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주변엔 괜찮은 남자들이 끊이질 않았고 이를 지켜보던 매정 보스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다. 직접 나서서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들을 일절 차단했고 그녀를 벽에 몰아붙였다. “넌 언제나 내 와이프야. 이혼? 절대 동의 못 해!”
View More송하나는 자신의 노력이 먼 곳에서 살고 있던,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 여자의 인생에 희망이 되어주고, 모든 것을 걸고 운명에 맞서 싸울 용기가 되어줄 줄은 몰랐다.여자는 덤덤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송하나는 교육 환경이 매우 열악한 지역에서 컸을 여자가 부모님에게 저항하면서 명문대에 입학하기까지 얼마나 고된 시간을 견뎌야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정말 대단하네요.”송하나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그때의 저보다 훨씬 더 용감한 사람이니 바라는 건 뭐든 이룰 수 있을 거예요.”여자는 송하나의 칭찬에 쑥스러워하면서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 거예요?”송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네. 지금 대학교 1학년이라 전공과목이 많지는 않아서 여유 시간이 좀 있거든요.”송하나는 눈앞의 앳되지만 강인한 소녀를 바라보자 마음 한편이 뭉클해졌다.“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요. 장학금을 지원해 줄게요.”다른 도움은 줄 수 없어도 최소한 여자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한 말이었다.대학 시절에는 생계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시야를 넓히는 것이 나으니 말이다.여자는 그 말을 듣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선배님, 마음은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저는 이미 충분히 운이 좋으니까요. 얼마 전에 이원 그룹 장학금을 신청해서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았고 매달 생활비도 받고 있어요. 게다가 이원 그룹 대표님께서 제 롤모델이 선배님인 걸 아시고는 특별히 지원금을 더 주셨어요.”말을 마친 여자의 눈빛에 문득 씁쓸함이 스쳤다.“하지만 저희 부모님께서 제가 장학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시고는 제 카드를 가져가서 안에 있던 돈을 전부 빼가셨어요. 앞으로 남동생 장가보내는 데 써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생활비라도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부모님이 저한테 돈이 없다는 걸 아시면 앞으로는 더 이상 돈을 달라고 하지 않으실 거예요.”송하나는 착잡한 심정으로 여자의
서유준은 강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래. 그러면 우리는 먼저 가볼게.”임효민은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서유준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마음을 추스른 차설아가 화장실 안에서 나오다가 마침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차설아는 자리에 앉은 뒤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하나야, 아까 그 두 사람은 누구야? 왠지 눈에 익은데.”송하나는 컵을 들어 코코아를 한 모금 마셨다.“유준 선배랑 효민 씨. 예전에 현진 바이오테크에서 근무했을 때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들이야.”차설아는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들이었어?”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며 커피를 다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떠날 준비를 했다.그런데 두 사람이 카페를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등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객님, 잠시만요! 가방을 두고 가셨어요!”송하나는 멈춰 서서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직원이 손에 가방을 들고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게 보였다.송하나는 흠칫했다.요즘 들어 건망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송하나는 서둘러 가방을 건네받은 뒤 머쓱한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정말 감사해요.”“별말씀을요.”여자는 싱긋 웃으며 돌아서려고 하다가 송하나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뭔가 발견한 듯이 눈이 점점 커졌다.송하나는 여자의 반응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여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들뜬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송하나 선배님 아니세요?”송하나는 살짝 놀라며 되물었다.“저를 아세요?”여자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심 어린 눈빛으로 송하나를 바라보며 감격과 동경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죠! 예전에 TV로 청년학자상을 수상하시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선배님은 항상 제 롤모델이셨어요. 선배님 덕분에 저는 여자도 큰 상을
‘서 대표님? 유준 선배?’송하나의 심장이 짧게 요동쳤다. 무의식중에 고개를 돌린 입구 쪽에는 서유준이 서 있었다.곧게 뻗은 자세와 부드러운 시선이 오롯이 그녀에게 머물렀다.“하나야.”낮고 침착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송하나의 마음속에 그리움과 반가움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그녀가 환히 웃으며 답했다.“선배.”서유준은 그녀의 선배이자 삶의 방향을 바꿔준 귀인이었다.절망과 숨 막히는 고통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빛을 잃어가던 송하나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준 은인 말이다.그는 갈 곳 잃은 그녀를 기꺼이 거두어 현진 바이오테크라는 울타리를 내어주었다. 보잘것없던 송하나가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다시 세상과 당당히 마주할 수 있도록 묵묵히 곁에서 지탱해 준 사람.지금의 그녀가 과학계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서유준의 아낌없는 배려와 지원 덕분이었다.그에게 받은 은혜를 송하나는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비록 그의 고백을 받아줄 수는 없었지만 서유준은 그녀에게 언제까지나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선배로 남아 있었다.오랜만에 듣는 ‘선배’라는 호칭에 서유준의 입가에 미세한 떨림이 스쳤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싶었지만, 그는 이내 침묵을 삼키며 감정을 추슬렀다.송하나와 마주 앉아 체크 무늬 식탁보가 깔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조심스레 안부를 물었다.“그동안 잘 지냈어?”“네, 선배.”둘은 자연스럽게 회사의 근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임효민이 기다렸다는 듯 끼어들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하나 언니, 우리 현진 바이오테크가 지금 얼마나 대단해졌는지 아세요? 새로 개발한 약제들이 잇따라 과학상을 휩쓸면서 시장 점유율이랑 평판까지 업계 최고 수준이에요. 지금은 명실상부한 업계 1위 기업이 되었는걸요.”송하나는 진심 어린 축하의 마음을 담아 미소 지었다.현진 바이오테크를 떠난 뒤에도 그녀는 줄곧 업계 동향을 살피곤 했다.서유준은 본래 실력과 배포를 두루 갖춘 사람이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차설아의 눈가가 붉어졌다. 결국 터져 나온 울음기를 머금고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 들었다.송하나는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고 콧등이 아릿해졌다. 그녀는 말없이 차설아를 감싸 안았다.“왜 울어? 나 영영 떠나는 것도 아닌데.”“그럼 약속해.”차설아는 송하나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옅은 울음기를 머금은 목소리로 짐짓 고집스럽게 덧붙였다.“앞으로 매일 영상 통화하기야! 나 모르게 잠수 타고 그러기만 해봐. 절대 가만 안 둬!”“알았어. 약속할게. 매일 너 붙잡고 수다 떨 거야.”송하나는 다정하게 대답했다.“거기 정착하면 나도 로운이랑 함께 이솔이 데리고 보러 갈게.”“그래.”송하나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한참을 서로 껴안고 있다가 차설아는 행여나 그녀 앞에서 또다시 무너져 내릴까 봐 급히 몸을 떼고는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갔지만, 오빠의 소식은 여전히 묘연했다.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은 매번 그녀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하지만 송하나 앞에서는 그 어떤 슬픔도 내비칠 수 없었다. 그저 남몰래 홀로 감내하며 찢어지는 마음을 다독일 뿐이었다.그사이, 창가 자리에 홀로 남은 송하나의 어깨 위로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았다. 그 평온한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그때였다. 카페 앞 통유리창 너머로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조수석에서 내린 젊은 여성이 재빨리 차 앞을 돌아 뒷좌석 문을 열었다.차에서 내린 서유준은 정갈한 딥 컬러 수트 차림으로 곧은 자세를 유지하며 묵직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그는 오늘 옆 건물 카페에서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앞두고 있었다.무심코 고개를 돌린 찰나, 창가에 홀로 앉아 있는 그녀와 시선이 맞닿은 것이다.그 순간, 서유준의 발길이 굳어버렸다. 멍하니 멈춰 선 남자의 눈빛이 혼란으로 가득 찼다.그저 착각일 거라고, 아니면 그녀를 닮은 낯선 이일 뿐일 거라고 서둘러 부정하려 했다.그러나 곁에 있던 임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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