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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어우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2-14 08:09:21

다시 요란하게 몸을 떨어대는 휴대폰을 쳐다보며 민서는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정말 받고싶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사과부터 할 테지.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느니, 너 없인 못 산다느니, 앞으로 정말 잘 하겠다느니 온갖 사탕발림을 늘어놓을 게 분명했다. 헤어질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매달릴 것이었다. 알았다고, 용서하겠다고 하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않을 사람이었다.

어떻게 이런 남자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남자 보는 눈을 기르라던 손님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 난 남자 보는 눈이 정말 거지같았던 거야.

전화는 잠깐 끊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몸을 떨어댔다. 그녀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다. 끝까지 받지 않았다가는 그가 다시 가게로 찾아올지도 몰랐다.

“여……보세요.”

-민서야.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걱정했다는 듯한 다정한 목소리. 소름이 돋아 그녀는 팔뚝을 문질렀다.

“이제 그만하자 그랬잖아. 나 이제 근태 씨 전화 받을 이유 없어.”

-민서야.

“못 알아들은 것 같으니까 다시 얘기할게. 우린 끝났어. 다시는 전화하지도 찾아오지도 말아줬으면 해.”

-사랑해, 민서야. 내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 내가 왜 그랬는지는 너도 잘 알잖아.

간절함이 뚝뚝 떨어지는 근태의 목소리에 민서는 헛웃음을 지었다.

“안다고? 내가? 아니. 난 그딴 이유 같은 거 몰라. 알고 싶지도 않아.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어. 이제 전화하지 마. 근태 씨 번호 차단할 거야. 찾아오지도 마. 안 만나줄 거니까.”

모질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민서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녀는 너무 지쳐있었다.

-진짜 너 왜 그래? 미안하다고 그랬잖아. 내가 이만큼 숙이고 들어갔으면 너도 엥간히 해얄 거 아니야.

화난 기색이 묻어나는 근태의 목소리에 민서는 웃었다.

“미안하다고 하면 끝난 건가? 욕하고 때린 게 없던 게 되는 거야?”

-그건 네가…….

“술김이면, 홧김이면 때려도 되는 거야? 약 사다주고 꽃 사다주면 때려도 되는 거야?”

민서의 목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민서야. 그러지 말고 만나서 얘기하자. 너 지금 어제 일 때문에 많이 화나서 마음에 없는 말 하는 것 같은데…….

“어제 일? 기억나기는 하니?”

-민서야.

“지겨워, 정말.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몇 번을 더 말해야 하는 거야?”

-내가 지금 갈게. 만나서 얘기하자.

민서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어떻게 해도 근태는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벽에다 대고 말하는 기분이 이럴까.

"오지 마. 경찰에 신고할 거야."

신고할 거라는 말에 근태가 피식거리는 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우습겠지. 신고 할 때마다 연인끼리 가볍게 다툰 것이라는 그의 말을 더 믿어주는 경찰들이었기에.

"마지막 경고야. 앞으로 다시는 전화하지도, 찾아오지도 마. 더 할 말 없으니까 끊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든 말든 민서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아, 한숨을 깊이 내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지 말랬다고 안 올 근태가 아니란 것을 알기에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마땅히 갈 곳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나가서 시간을 죽일 방법은 많았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피해 다녀야 할까 싶어 답답한 심정이었지만, 질질 끌려 다니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외출을 준비하는 그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평소 잘 다니지 않던 곳으로 가서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셨더니 가게로 출근할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더운 날씨에 좀 걸었더니 땀이 흘러 출근 전에 가볍게 씻을 생각으로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는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원룸 건물 앞에 주차되어있는 그의 차가 보였던 것이다.

민서는 전봇대 뒤로 몸을 숨겼다.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 어디서 기다리고 있는 거야?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으니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터였다. 그렇다면 건물 안? 차 안? 짙은 색으로 선팅된 차 유리 때문에 근태가 차에 타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그가 차를 멀리에 주차해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면 꼼짝없이 그에게 잡혔을 거다. 식은땀이 났다.

몇 달 전 그에게 처음으로 헤어지자 했을 때, 가장 심하게 맞았었다. 그의 주먹에 맞고 날아가 손바닥이 찢어지고, 그의 발길에 갈비뼈가 부러졌었다. 그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하는 그녀를 대신해 계단에서 굴렀느니, 잘 돌볼 테니 입원까지는 필요없다느니, 경찰 앞에서 잘도 떠들어댔었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는 극진하게 민서를 간호했다. 그러게 왜 그런 말을 해서 나를 화나게 만드느냐, 때린 건 미안하지만 그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느냐, 네가 잘 처신하면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녀를 탐하며 사랑한다 속삭였다.

그 때 끝냈어야하는데.

민서는 천천히 뒷걸음질로 그 곳을 벗어났다.

“민서 씨, 어디 아파? 얼굴이 영 아닌데?”

사장 정호가 민서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표정을 굳혔다. 오픈 준비에 여기저기 둘러보던 민서는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프긴요. 멀쩡해요, 걱정마세요.”

“안 아픈 사람 얼굴이 아닌데? 내가 누누이 말하지만, 아픈 사람 부려먹는 악덕 사장 만들지 마. 가게 문 며칠 닫는다고 안 죽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라고.”

진지한 표정의 사장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났다. 건물주 아들의 여유랄까? 그는 매우 관대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얼굴에 상처나 멍이 눈에 띌 정도면 그 얼굴로 무슨 장사냐며 가게 문을 닫고 그녀를 병원으로 보냈다. 그 일로 그녀에게 어떤 불이익이 가는 일도 없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자꾸 이런 식이면 같이 일 못하죠’라는 얘기가 몇 번은 나올만한데도 그는 씩 웃으며 ‘그 핑계로 가게 문 닫고 노는 거지 뭐’라며 넘어가곤 했다.

남자 복은 없지만 사장 복은 있나보다. 그래서 민서는 더 열심히 일했다. 근태에게 맞을 때도 되도록 얼굴이나 드러나는 부분은 피하려고 애썼다. 죽을 것같이 아픈 게 아니라면 이를 악물고 웃으며 일했다. 얼굴만 비치다시피 하고 가게를 비우는, 절실하지 않은 사장이 그녀에겐 너무나 절실했다.

“정말 아픈 데 없어요. 그냥………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랬나 봐요.”

사장은 영 못 미더운 얼굴이었지만 수긍했다.

“아쉽네. 오늘도 문 닫고 노는가 싶었는데.”

“그렇게 자꾸 문 닫을 궁리만 하시다가 가게 망하면 어떻게 해요. 여기 망하면 제 일자리는 사장님이 책임지고 찾아주셔야 돼요.”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사장은 걱정 말라는 듯 검지를 들어 흔들었다.

“망해도 가게 문은 안 닫으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고.”

오픈 준비를 하는 동안 설렁설렁 가게 안을 돌아다니던 사장은 한참 핸드폰으로 수다를 떨더니 손님이 몇 명 들어온 걸 보고는 나가버렸다. 나가기 전에 ‘오늘도 수고해’라든지, ‘말썽 부리는 사람 있으면 지체하지 말고 경찰 불러. 지난번처럼 혼자 끙끙대지 말고’라든지 ‘홍 여사 전화 오면 알지?’ 같은 말들을 쏟아내고서.

어우야

작가입니다. 저 사장도 제가 좀 애낍니다. 완죤 부럽다는.....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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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이 사랑할 때   55

    쪽.짧게 닿았다 멀어지는 입술. 민서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고개를 휙 돌려 근식을 보았다. 성진이 하는 꼴에 인상을 쓰고 있던 근식이 급하게 표정을 풀었지만 그녀가 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이…….”뭐라 할 것 같던 민서는 성진의 가슴을 주먹으로 퍽 치고는 그의 무릎 위에서 내려가 그녀의 방으로 달아나버렸다.한 대 얻어맞은 주제에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거리며 맞은 가슴을 문지르는 성진을 보며 근식이 한숨을 쉬었다.“웃음이 나오십니까, 형님?”“귀엽잖아.”“미움받으시겠는데요?”“안 그래.”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반도 비우지 못한 민서의 밥그릇을 보고 슬쩍 미안해진 성진은 굳게 닫힌 민서의 방문을 쳐다보았다. 아직 배고플 텐데 데리고 나와서 마저 먹여야하나 고민했다.“그렇게 장난치는 모습 오랜만에 봅니다, 형님.”“아아, 싫은 내색 안 하려고 애쓰는 게 토라진 강아지 같아서.”성진의 말에 근식은 피식 웃었다. 정말 딱 그 표정이었다. 쳐다는 봐야겠는데 서운한 감정이 남아서 그냥은 못 쳐다보겠다는 표정. 미워서 안 봐야지 마음먹었다가도 애정이 깊어서 자꾸 눈이 가는, 그런 자신이 싫지만 어쩔 수 없으니 ‘쳐다는 봐 주겠다’는 표정.“자꾸 그러면 그 강아지한테 물립니다, 형님.”“경험담이냐?”“아, 지영이는 진짜로 뭅니다.”근식이 양손을 들어 허공에 무언가를 잡는 시늉을 하더니 이로 앙 물고 뜯었다. 그 모습에 성진도 피식 웃었다.“물리기 전에 그만 놀려야겠네.”아쉬운 표정으로 식탁에서 일어선 성진이 거실 소파로 가 앉았다. 근식이 탁자에 서류 뭉치를 내려놓았고, 성진이 하나씩 집어 들고 읽어 내려갔다.“지영한테 이리 와서 언니랑 둘이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해.”“예, 형님.”근식이 핸드폰을 들고 지영과 문자를 주고받는 동안에 성진은 몇 부의 서류를 더 읽었다.“김 국장 쪽에서 이상한 낌새는 없었고?”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던진 질문에 근식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틀어 성진을 보았다. 자신이 근태의

  • 조폭이 사랑할 때   54

    효숙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잘 손질돼 반짝거리는 손톱을 엉망이 되도록 물어뜯으면서 받지 않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거는 중이었다.방문을 열고 나오던 현식이 그런 효숙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안 자고 뭐해!”“근태가 전화를 안 받아요.”현식은 찔끔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 놈의 자식, 잠수 타는 게 하루 이틀 일이야? 적당히 좀 해!”“아무리 잠수를 타도 내 전화는 받는단 말이에요! 이렇게 연락이 안 된 적이 없어요.”신경질적으로 대답한 효숙은 또다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는 전화를 끊고 다시 발신 버튼을 눌렀다.“내가 대전 쪽 조용한 사찰에 보냈다고 했지? 가서 반성도 좀 하고 공부도 하라고 했으니까 유난 떨지 말고 들어와!”“당신은 걱정도 안 돼요? 사흘이 넘도록 전화를 안 받고 있다고요!”“걔가 어린 애야? 다 큰 사내놈을 끼고 도는 것도 정도껏이라야지!”“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요? 그러지 말고 당신이 그 사찰에 사람 좀 보내 봐요. 우리 근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엄마 전화는 왜 안 받는지 좀 물어보고…….”“적당히 좀 하라고!”현식은 큰소리로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효숙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아들이 강력 범죄를 저질러서 집안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는 것 때문에 며칠 기죽어 지냈던 효숙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통화가 안 된다고 슬쩍 이야기를 꺼내더니 하루 종일 거기에만 매달려있었던 모양이었다. 퇴근하고 돌아왔는데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저녁식사 때도 모든 걸 도우미에게 맡기고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소 그녀의 행동과 너무 달라서 낯설 정도였다.근태는 아마 죽었을 것이었다. 아들이 강 사장의 여자에게 어떻게 했는지 사진을 보고 알았다. 제정신이 박힌 사내라면 여자가 무슨 짓을 했다 하더라도 그 지경이 되도록 때리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 중에 그렇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까운 친척 중에도 그런 소리를

  • 조폭이 사랑할 때   53

    민서는 대답 대신 손등을 입에 물고 신음을 참았다. 그런 민망한 말은 안 듣고 싶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만두게 하고 싶었지만, 그 은밀한 곳을 문지르고 핥고 빠는 성진의 행위가 주는 쾌감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이제 그 곳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킨 채로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그녀가 흘리는 물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마시겠다는 그의 의지가 읽혔다.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원치 않았는데도 그녀의 몸은 자꾸만 물을 흘려댔다. 왈칵왈칵 쏟아내는 느낌이 났다. 그 곳에 밀착한 상태로 그의 혀와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쭙쭙거리며 빠는 소리 가운데서도 꿀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죽을 것 같았다. 민서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성진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 밀려날 성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혀를 구멍에 꽂은 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허읍!”민서는 억눌린 신음을 뱉으며 그를 밀어내던 손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말았다. 자극이 너무 강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였다. 머릿속이 쭈뼛했다. 눈물이 났다.성진은 쏟아지는 민서의 애액을 정신없이 빨아 마시며 그녀가 가볍게 절정한 것을 눈치 챘다. 정말이지 감도가 좋은 몸이었다. 그가 좆을 쑤셔박은 채였다면 그곳은 그의 것을 쭉 빨아 당겼을 것이었다. 한 발 빼고 왔음에도 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는 혀를 길게 내어 그 곳을 핥아 올리면서 그의 곤두선 기둥을 잡았다.“좋다고 해줘요.”“하읏.”“나를 원해줘요.”그녀의 대답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몸짓과 반응이 그를 원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얼굴을 그곳에 푹 파묻은 채로 그는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뒷골을 저릿하게 만드는 쾌감에 성진은 몸을 떨었다.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흐읍!”“아윽!”성진의 성기가 꿀렁거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민서도 경련하듯 몸을 떨며 두

  • 조폭이 사랑할 때   52

    성진이 느릿하게 입술을 맞붙인 채로 민서의 입술을 빨았다. 혀로 문지르는가 싶더니 혀 끝을 세워 민서의 입술 사이로 찔러 넣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그의 혀를 맞이하러 그녀의 혀가 나왔다. 그녀는 파고드는 성진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였다. 넘어오는 타액을 삼키면서 팔을 들어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하지 않겠다 했더라도 그가 요구하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을 눌러오는 성진의 무게가 싫지 않았다. 맞닿아 비벼지는 피부의 감촉이 좋았다.그의 입술이 옆으로 미끄러져 그녀의 귀를 물었다. 그의 숨소리가 크게 들려 몸이 떨렸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귓구멍으로 파고들어 먹먹해졌다. 그녀는 신음했다.“다 먹을 겁니다. 어느 한 구석도 빼놓지 않고 맛볼 거예요.”“흐읏.”혀가 귓바퀴를 핥았고 입술이 귓불을 물고 빨았다. 이를 세워 가볍게 물고 당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멈추지 않을 겁니다. 울어도 안 봐줄 거예요.”귓불을 놓아준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쇄골을 빨고 움푹한 곳을 핥았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 강하게 빨아들이기도 했다.어깨를 쓸어내린 성진의 손이 그녀의 동그란 가슴을 쥐었다. 손끝으로 유두를 갉작이며 앙가슴을 핥았다.“흑.”그녀의 손가락이 성진의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아프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렇게만 반응해줘요.”그의 입술이 풍만한 가슴의 살점을 한가득 물고 빨았다. 그의 손아귀 힘에 가슴이 출렁였다. 민서는 다리 사이로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어 다리를 오므렸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감각이 민망해 오므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허벅지를 비볐다. 성진은 이제 그녀의 젖꼭지를 쪽쪽 빨고 있었다. 그녀의 가장 예민한 곳이었다.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성진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그의 얼굴이 가슴살에 묻혔다.“아으읏…….

  • 조폭이 사랑할 때   51

    민서는 지금 화를 내는 중이었다. 어쩜 이렇게 고집이 센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소리라도 빽 질러볼까 싶었지만, 상대가 성진이었다. 미안하고 고맙고 부담스러우면서 어려운 사람이라 감히 실행에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었기에 표정으로 자신이 화났음을 알리는 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붓기가 많이 가라앉긴 했지만 여전히 부어있는 눈으로 노려보고 흘겨보고 째려보아도 티가 나지 않았다.“이쪽 팔을 들어요.”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테다. 민서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양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한 번 슥 쳐다본 성진이 그녀의 팔목을 잡고 들어 올리자 팔이 힘없이 들렸다. 그는 거품이 풍성한 샤워볼로 그녀의 옆구리와 겨드랑이를 문질렀다.“혼자 씻겠다고요.”“안된다고 했습니다.”그가 다른 쪽 팔을 들라고 했지만, 그녀는 반항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의 힘에 의해 팔을 들린 채 거품칠을 당했다.“혼자 할 수 있어요.”지영이 극구 말려서 그렇지, 샤워 정도는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심한 타박상을 많이 입은 것이지 어디가 부러지거나 내상을 입어 수술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좀 끙끙거리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압니다.”성진은 민서의 양쪽 팔과 옆구리에 거품이 잘 묻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그녀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입에 군침이 돌았다.민서는 한숨을 폭 내쉰 후 보지 않겠다는 듯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토라진 모습이 꽤 귀여웠다. 달래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지금 매우 즐거웠고, 흥분한 상태였다.조금 전 민서의 목에 묻혀놓았던 거품이 그녀의 앙가슴으로 흘러내려 있었다. 시선을 그쪽으로 옮긴 그는 입맛을 다시며 샤워볼의 거품을 자신의 손에 쥐어짰다. 그리고 흘러내린 거품 위에 두 손을 올렸다. 둥글게 원을 점점 크게 그렸다. 그의 손바닥에 그녀의 가슴이 눌렀다. 젖꼭지가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그가 검지와 중지

  • 조폭이 사랑할 때   50

    꼼짝도 못하고 옆구리에 들러붙은 커다란 남자의 존재에 긴장하고 있던 민서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성진을 보았다.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 그대로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저기요.”조심스럽게 불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민서는 성진의 눈앞에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았다. 훅, 입바람으로 그의 앞머리를 날려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금방 잠들었네.”피곤하다더니, 정말 그랬던 모양이었다. 근식의 말로는 지방에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했었다. 깡패가 출장도 가냐고 혼자 생각했던 게 생각나서 민서는 혼자 슬쩍 웃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았겠다고 속으로 위로를 건네고는 손을 들어 성진의 어깨를 도닥였다.여전히 미동도 않는 성진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던 민서가 슬쩍 엉덩이를 밖으로 뺐다. 허리를 잡고 있던 성진의 손이 스르륵 미끄러졌다.정말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이제 상체만 빼내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싶었다.성진의 옆에서 자는 것이 싫은 건 아니었다. 좋아하게 된 남자였고, 섹스도 한 사이였다. 아직 몸이 많이 아팠지만, 그가 요구한다면 기꺼이 응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의 옆에서 도망가지 못해 안달이냐면, 아직 어색하고 부끄러워서였다.성진이 기대고 있는 어깨를 조심조심 빼는데, 그의 손이 휙 뻗어와 다시 민서의 허리를 강하게 당겨 안았다. 아파서 비명을 지를 뻔한 걸 겨우 참고는 성진을 살폈다. 그는 얼굴을 두어 번 그녀의 어깨에 부빌 뿐, 깨어난 기색은 아니었다.민서는 조심스럽게 몸을 성진 쪽으로 돌려 누웠다.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렇게 해도 그가 깨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불편하잖아요. 피곤하니까 편히 자라고 그런 건데…….”타이르듯 작은 소리로 말해본 민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잠결에라도 놔줄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정 불편하면 밀어내겠지. 그녀는 성진의 뒤통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

  • 조폭이 사랑할 때   7

    주차장에서 열리는 엘리베이터 앞에 근식이 서 있었다. 가라고 했건만 말도 안 듣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근식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려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꾸만 몸을 빼려는 여자의 허리를 뒤쪽에서 밀고 있었는데, 그게 보였나 보다.성진은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채 어버버 말도 못하는 근식을 지나쳐 그의 차에 여자를 태웠다.“집이 어딥니까?”“저기…….”“주소.”딱 떨어진 그의 목소리에 여자가 머뭇거리며 주소를 말했다. 시동을 걸고 불러주는 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성진이 고개를 들었다. 룸미러로 여전히

  • 조폭이 사랑할 때   6

    “츱, 대충들 하지.”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나서야 덩치 큰 남자가 차장으로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엇, 형님. 벌써 나오셨습니까?”“그러게 키 주고 가라고 그랬지? 새끼가 말도 안 쳐듣더니.”“제이 그년이 어지간히 앵겨들어야 말이지요, 형님. 그래도 그것이 아니다, 어떻게 형님을 혼자 집에 보내 드리냐, 놓아라, 바짓가랭이 찢어진다 탁 뿌리치고 왔지요. 헤헤.”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운전석으로 향하는 근식의 뒷덜미를 잡은 성진이 손바닥을 내밀었다.“시끄럽고. 차 키 내놓고 넌 다시 들어가.”머뭇거리며 주머니

  • 조폭이 사랑할 때   5

    부딪친 무릎의 통증을 자각할 틈도 없이 머리채를 잡혔다. 그리고 문 닫히는 소리와 잠금 소리가 들렸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민서의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그 깡패새끼랑 여태 같이 있다 온 거야?”근태의 목소리도 떨리는 듯했다. 민서는 머리카락을 휘어잡은 근태의 손을 두 손으로 부여잡았다.“이거 놔.”“전화도 안 받고, 집에도 없고, 한 시간이나 늦게 들어와?”“이거 놓으라고!”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애를 써보았지만 그의 손은 너무 단단했다.“어쩐지 그 새끼, 가게 근처에 못 오게 하더니……. 가게서 딩굴었냐?

  • 조폭이 사랑할 때   4

    평소보다 손님이 적은 편이었지만, 자정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새 손님이 들어왔다. 안을 한 번 둘러보고는 민서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으며 아는 척을 하는 남자는 제법 낯이 익었다. 일행과 뭐라 말을 주고받으며 테이블이 아닌 바에 자리 잡고 앉았다.“가게도 작고 바텐더도 하나뿐이고…….”남자의 일행은 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신통찮은 표정이었다.“가게는 작아도 칵테일이 괜찮아. 바텐더 아가씨도 예쁘고 조용하니 좋기만 하구만 괜히 궁시렁거리긴.”남자는 메뉴판을 받아들며 민서에게 슬쩍 윙크를 날렸다. 마주 웃어주는 민서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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