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부딪친 무릎의 통증을 자각할 틈도 없이 머리채를 잡혔다. 그리고 문 닫히는 소리와 잠금 소리가 들렸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민서의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 깡패새끼랑 여태 같이 있다 온 거야?”
근태의 목소리도 떨리는 듯했다. 민서는 머리카락을 휘어잡은 근태의 손을 두 손으로 부여잡았다.
“이거 놔.”
“전화도 안 받고, 집에도 없고, 한 시간이나 늦게 들어와?”
“이거 놓으라고!”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애를 써보았지만 그의 손은 너무 단단했다.
“어쩐지 그 새끼, 가게 근처에 못 오게 하더니……. 가게서 딩굴었냐? 나 피해서 그 새끼한테 가랑이 벌려줬어?”
하,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온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근태가 말하는 그 새끼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함부로 얘기하지 마!”
바로 손바닥이 날아왔다. 신발도 채 벗지 못하고 쓰러진 상태에서 맞은 따귀였다. 맞은 쪽 귀가 먹먹하고 볼 안쪽 살이 터졌는지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뭘 잘했다고 쳐 웃고 지랄이야, 더러운 년이.”
그는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올라서더니 민서의 머리채를 잡은 채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온 머리가 다 뽑히는 듯한 고통에,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카락에 칭칭 감긴 그의 주먹에 매달려야 했다.
“좋디? 좋았어? 나 아닌 다른 새끼랑 떡쳐보니 좋았어, 이 걸레 같은 년아?”
그는 그녀를 침대 옆에 내동댕이쳤다. 술에 취한 근태도 무서웠지만, 술냄새를 풍기지 않는 근태는 더 잔인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그에게서 벗어나야 했다.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어 버둥대던 민서는 무릎으로 기었다. 어서 나가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했다. 큰 도움은 못될망정, 당장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을 터였다. 공포에 질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뚱이가 너무나 원망스러워 눈물이 났다.
“어딜 도망가! 그 새끼한테 대주고 나니까 나는 싫어졌나보지?”
다시 머리채를 잡고 들어 올린 성태가 손바닥을 날렸다. 차진 마찰음과 함께 침대 위에 내동댕이쳐진 그녀를 향해 버럭버럭 악을 쓰던 근태가 침대 위에 무릎으로 올라왔다.
“헤어지자고? 누구 맘대로? 넌 내 거야.”
그가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싫다고 몸부림치는 민서의 뺨을 두어 번 후려치고는 뜻대로 잘 안 되니 남은 옷을 찢어버렸다.
드러난 맨살을 샅샅이 훑어본 근태가 헛웃음을 뱉었다. 그리고 둥그런 가슴을 한쪽 손으로 세게 움켜쥐었다.
“그 새끼가 니 젖은 안 빨아주든? 니가 빨아주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얘기 안했어?”
“하지 마, 제발.”
가까워지는 근태의 머리통을 밀어내며 민서가 울면서 애원했다. 근태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봉긋한 젖무덤을 이로 물었다. 하얀 피부 위에 선명히 남은 잇자국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고는 혀를 내밀어 그 자국을 핥았다. 두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쭙쭙 소리 나게 빨아들였다.
몸서리가 쳐지게 그 모든 것들이 싫어 민서는 그의 머리를 밀어내려 애를 쓰다 뺨을 한 대 더 맞았다.
얼마나 이런 취급을 더 받아야 하는 걸까. 내가 죽으면 벗어날 수 있을까?
‘아무리 싸웠어도 여자 분을 이렇게 때리면 안 되죠!’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던 근태의 어깨를 툭툭 치던 경찰관의 말이 생각났다. ‘한 번만 더 여자를 때리면 제가 사람새끼가 아니라 개새끼입니다’ 앞으로 조심하라는 경찰관에게 감사하다며 고개를 조아리던 근태의 모습도 생각이 났다.
개새끼.
그녀는 두 손을 끌어올려 화끈거리다 못해 얼얼한 얼굴을 감쌌다. 눈물이 자꾸만 흘러 관자놀이를 적시고 머리카락을 적셨다.
팬티를 억지로 끌어내려 던져버린 근태가 손가락을 다리 사이로 쑤셔 넣었다. 메말라있는 그곳이 그의 손가락을 거부하듯 밀어냈다. 몇 번 더 손가락을 쑤셔대던 근태가 몸을 일으켜 그녀의 몸 위로 올라왔다. 조금 전까지 분노로 벌개있던 그의 얼굴이 조금은 누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새끼랑 잔 거 아니었어? 깨끗하네?”
목소리도 달라져 있었다. 민서는 얼굴을 가린 손을 치우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래, 네가 그럴 리가 없지. 널 이렇게 사랑하는 날 두고 다른 남자라니. 그러게 아니라고 말하지 그랬어, 민서야. 손 좀 치워봐. 아파?”
미친 새끼. 또라이 새끼. 개 변태 같은 새끼. 들리지 않을 욕설을 속으로 씹으며 민서는 결국 흐느낌 소리를 흘리고 말았다.
엉망으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근태는 그녀의 이름을 자꾸만 불렀다.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네가 그 새끼랑 같이 잤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 전화도 안 받고, 출근시간도 아닌데 집에 없고, 올 때가 됐는데도 안 오니까 내가 너무 불안했어. 미안해 민서야.”
귓속을 파고드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민서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꽉 메인 목을 애써 누르며 입을 열었다.
“제발…… 가줘.”
그의 모든 행동이 멈췄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시 두려움이 밀려왔다.
“민서야. 부탁인데…… 나 화 나게 하지 마라. 아무 것도 아닌 걸로 니가 자꾸 날 화나게 만들고 있잖아. 내가 행시만 패스하면 넌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어. 술집도 그만두고 신부수업 받으면서 결혼 준비만 하면 되는 거야. 그동안 내 뒷바라지 한 거, 다 보상받을 수 있다고.”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근태가 그녀를 달랬다. 그리고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만져대기 시작했다.
“싫어……. 하지 마!”
비명처럼 터져 나온 거부의 말에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멈췄다. 그리고 철썩. 근태는 벌겋게 물들기 시작하는 가슴 위로 연거푸 손바닥을 내리쳤다.
“내가! 화나게! 만들지! 말랬지! 왜 말로 하면 못 알아 처먹고 지랄이야! 예쁘다 해주면 예쁜 짓 하라고 그랬지! 전문대 겨우 졸업하고 술집이나 다니는 년이 어디서 앙탈이야!”
얻어맞은 가슴을 끌어안고 몸을 움츠린 민서를 보며 근태는 바지 벨트를 풀었다. 주섬주섬 바지춤을 뒤적여 시커먼 성기를 꺼내 손으로 쓸었다. 그리고 침대 위의 민서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더니 그녀의 맨 엉덩이를 잡고 위로 곧추세웠다. 반항할 기력도 없는 민서의 안으로 무자비하게 파고든 그가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기 없이 퍽퍽한 그곳이 마음에 안 드는 듯, 성기를 꺼내고 그 자리에 침을 듬뿍 바른 손가락을 비벼댔다. 같은 행동을 몇 번 더 반복한 그가 만족한 듯 성기를 삽입했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침대 시트에 얼굴을 묻은 채 이를 악물고 눈물만 흘리는 민서가 어떤지는 살필 생각도 없이 성기를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속살 맛에 심취한 채 연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민서의 맨 엉덩이를 내리쳤다. 찰싹, 차진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속살이 움찔거렸다. 오오, 신음소리가 좀 더 커지는가 싶었는데 다시 찰싹, 찰싹 근태는 피스톤질에 속도를 더하며 여자의 엉덩이를 몇 번 더 후려쳤다.
엉덩이를 부르르 떨며 그녀 안으로 몸을 깊이 밀어 넣던 근태는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와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민서는 그 상태 그대로 꼼짝도 하지 못하다 천천히 다리를 펴고 엎드렸다. 다리 사이로 그의 배설물이 흘러내려 시트를 적시는 게 느껴졌다. 이미 축축히 젖은 시트로 눈물이 자꾸만 스며들었다.
***
“아악, 오빠! 나 죽어, 더 깊이, 더 깊이!”
성진은 뱀처럼 몸을 휘감아오는 여자의 허리를 움켜쥐고 몸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여자의 손톱이 등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절정에 다다른 듯, 여자의 말랑말랑한 속살이 그의 것을 빨아들이듯 수축해왔다.
“으윽.”
잔뜩 고조된 성감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절정을 맞이했다. 한참을 불끈거리며 정액을 토해낸 성기를 여자의 몸에서 빼내며, 성진은 손을 뻗어 티슈를 집어들었다.
“아아, 오빠. 최고였어요.”
침대 위에 사지를 뻗고 누워있던 여자가 발딱 몸을 일으켜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오늘 자고 가면 안돼요, 오빠? 더 해달라고 안 그럴게.”
콧소리 섞인 애교에 남자가 픽 웃었다. 그놈의 오빠 소리.
많아 봐야 20대 초반의 어린 얼굴을 한 여자가 그의 볼에 쪽하고 입을 맞추며 유혹해 왔지만, 남자는 여자의 팔을 풀고 몸을 일으켰다. 서운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고 앉은 여자를 등지고 선 성진은 지갑을 열어 수표 몇 장을 꺼내 침대 옆 스탠드 위에 올려놓았다. 남자가 뭘 하나 눈으로 쫒던 여자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오빠! 나 오빠한테 돈 받으려고 한 거 아니라 그랬잖아! 오빠한텐 돈 안 받는다고!”
“알아.”
“진짜 속상하게 그러지 마.”
“알았어.”
지갑을 여미던 남자가 잠시 망설이다 수표 한 장을 더 꺼내 그 위에 올려놓고는 셔츠를 집어들어 팔을 꿰었다.
“오빠!”
“안다고. 이건 그 돈 아니라 너한테 주는 용돈. 말을 예쁘게 해서 좀 더 준 거야.”
침대 위에 퍼질러 앉아 입술을 삐죽이던 여자가 몸을 일으켜 성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셔츠 단추를 꿰는 남자의 손을 잡아내리고 대신 단추를 하나하나 잠갔다.
“이제 그만 나 데려가면 안돼? 나 정말로 이 짓 그만하고 오빠 마누라 하고 싶단 말야.”
“봐서.”
미적지근한 그의 대답에 여자는 눈을 새초롬하게 뜨고 성진을 흘겨봤다.
“뭐야, 몸 파는 년은 싫다 이거야? 뭔 대답이 그래?”
성진은 잠시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몸 파는 년이면 나는 사람 패는 놈이야. 그런 생각 한 적 없으니까 그만 하자.”
여자는 발돋음을 해서 그의 입술에 쪽 입을 맞춘 후, 계속해서 아양을 떨며 졸라댔다. 별다른 대꾸 없이 계속 옷을 입는 성진에게 항복한 듯, 여자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아. 그럼 딴 년한테 안 간다는 약속만 해줘, 오빠.”
“딴 년?”
“오피중에 오빠 노리는 년들 많다는 거 알잖아. 응? 오빠, 다른 년들한테 안 간다고 약속해주라.”
칭얼거리는 여자에게 건성으로 알았다는 대답을 해 준 성진은 오피스텔을 나왔다. 주차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차에 등을 기대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비어버린 담배갑을 들여다보다 움켜쥐어 구겨버리고는 담뱃불을 붙이고 연기를 하늘로 뿜었다. 먹빛 하늘이 어슴프레 밝아오는 것이 보였다.
작가입니다. ........ 도망.......
쪽.짧게 닿았다 멀어지는 입술. 민서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고개를 휙 돌려 근식을 보았다. 성진이 하는 꼴에 인상을 쓰고 있던 근식이 급하게 표정을 풀었지만 그녀가 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이…….”뭐라 할 것 같던 민서는 성진의 가슴을 주먹으로 퍽 치고는 그의 무릎 위에서 내려가 그녀의 방으로 달아나버렸다.한 대 얻어맞은 주제에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거리며 맞은 가슴을 문지르는 성진을 보며 근식이 한숨을 쉬었다.“웃음이 나오십니까, 형님?”“귀엽잖아.”“미움받으시겠는데요?”“안 그래.”자신 있게 대답했지만, 반도 비우지 못한 민서의 밥그릇을 보고 슬쩍 미안해진 성진은 굳게 닫힌 민서의 방문을 쳐다보았다. 아직 배고플 텐데 데리고 나와서 마저 먹여야하나 고민했다.“그렇게 장난치는 모습 오랜만에 봅니다, 형님.”“아아, 싫은 내색 안 하려고 애쓰는 게 토라진 강아지 같아서.”성진의 말에 근식은 피식 웃었다. 정말 딱 그 표정이었다. 쳐다는 봐야겠는데 서운한 감정이 남아서 그냥은 못 쳐다보겠다는 표정. 미워서 안 봐야지 마음먹었다가도 애정이 깊어서 자꾸 눈이 가는, 그런 자신이 싫지만 어쩔 수 없으니 ‘쳐다는 봐 주겠다’는 표정.“자꾸 그러면 그 강아지한테 물립니다, 형님.”“경험담이냐?”“아, 지영이는 진짜로 뭅니다.”근식이 양손을 들어 허공에 무언가를 잡는 시늉을 하더니 이로 앙 물고 뜯었다. 그 모습에 성진도 피식 웃었다.“물리기 전에 그만 놀려야겠네.”아쉬운 표정으로 식탁에서 일어선 성진이 거실 소파로 가 앉았다. 근식이 탁자에 서류 뭉치를 내려놓았고, 성진이 하나씩 집어 들고 읽어 내려갔다.“지영한테 이리 와서 언니랑 둘이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해.”“예, 형님.”근식이 핸드폰을 들고 지영과 문자를 주고받는 동안에 성진은 몇 부의 서류를 더 읽었다.“김 국장 쪽에서 이상한 낌새는 없었고?”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던진 질문에 근식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틀어 성진을 보았다. 자신이 근태의
효숙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잘 손질돼 반짝거리는 손톱을 엉망이 되도록 물어뜯으면서 받지 않는 상대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거는 중이었다.방문을 열고 나오던 현식이 그런 효숙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안 자고 뭐해!”“근태가 전화를 안 받아요.”현식은 찔끔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 놈의 자식, 잠수 타는 게 하루 이틀 일이야? 적당히 좀 해!”“아무리 잠수를 타도 내 전화는 받는단 말이에요! 이렇게 연락이 안 된 적이 없어요.”신경질적으로 대답한 효숙은 또다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는 전화를 끊고 다시 발신 버튼을 눌렀다.“내가 대전 쪽 조용한 사찰에 보냈다고 했지? 가서 반성도 좀 하고 공부도 하라고 했으니까 유난 떨지 말고 들어와!”“당신은 걱정도 안 돼요? 사흘이 넘도록 전화를 안 받고 있다고요!”“걔가 어린 애야? 다 큰 사내놈을 끼고 도는 것도 정도껏이라야지!”“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요? 그러지 말고 당신이 그 사찰에 사람 좀 보내 봐요. 우리 근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엄마 전화는 왜 안 받는지 좀 물어보고…….”“적당히 좀 하라고!”현식은 큰소리로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효숙의 아들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아들이 강력 범죄를 저질러서 집안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는 것 때문에 며칠 기죽어 지냈던 효숙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통화가 안 된다고 슬쩍 이야기를 꺼내더니 하루 종일 거기에만 매달려있었던 모양이었다. 퇴근하고 돌아왔는데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저녁식사 때도 모든 걸 도우미에게 맡기고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소 그녀의 행동과 너무 달라서 낯설 정도였다.근태는 아마 죽었을 것이었다. 아들이 강 사장의 여자에게 어떻게 했는지 사진을 보고 알았다. 제정신이 박힌 사내라면 여자가 무슨 짓을 했다 하더라도 그 지경이 되도록 때리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 중에 그렇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까운 친척 중에도 그런 소리를
민서는 대답 대신 손등을 입에 물고 신음을 참았다. 그런 민망한 말은 안 듣고 싶었다. 그럴 리가 없잖은가. 부끄럽고 민망해서 그만두게 하고 싶었지만, 그 은밀한 곳을 문지르고 핥고 빠는 성진의 행위가 주는 쾌감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이제 그 곳에 입술을 바짝 밀착시킨 채로 쪽쪽 빨아대고 있었다. 그녀가 흘리는 물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마시겠다는 그의 의지가 읽혔다.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원치 않았는데도 그녀의 몸은 자꾸만 물을 흘려댔다. 왈칵왈칵 쏟아내는 느낌이 났다. 그 곳에 밀착한 상태로 그의 혀와 입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쭙쭙거리며 빠는 소리 가운데서도 꿀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죽을 것 같았다. 민서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성진의 머리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 밀려날 성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혀를 구멍에 꽂은 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그녀를 더욱 자극했다.“허읍!”민서는 억눌린 신음을 뱉으며 그를 밀어내던 손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말았다. 자극이 너무 강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였다. 머릿속이 쭈뼛했다. 눈물이 났다.성진은 쏟아지는 민서의 애액을 정신없이 빨아 마시며 그녀가 가볍게 절정한 것을 눈치 챘다. 정말이지 감도가 좋은 몸이었다. 그가 좆을 쑤셔박은 채였다면 그곳은 그의 것을 쭉 빨아 당겼을 것이었다. 한 발 빼고 왔음에도 싸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는 혀를 길게 내어 그 곳을 핥아 올리면서 그의 곤두선 기둥을 잡았다.“좋다고 해줘요.”“하읏.”“나를 원해줘요.”그녀의 대답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모든 몸짓과 반응이 그를 원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다. 얼굴을 그곳에 푹 파묻은 채로 그는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뒷골을 저릿하게 만드는 쾌감에 성진은 몸을 떨었다. 이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흐읍!”“아윽!”성진의 성기가 꿀렁거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민서도 경련하듯 몸을 떨며 두
성진이 느릿하게 입술을 맞붙인 채로 민서의 입술을 빨았다. 혀로 문지르는가 싶더니 혀 끝을 세워 민서의 입술 사이로 찔러 넣었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면서 그의 혀를 맞이하러 그녀의 혀가 나왔다. 그녀는 파고드는 성진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였다. 넘어오는 타액을 삼키면서 팔을 들어 그의 머리를 끌어안았다.하지 않겠다 했더라도 그가 요구하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을 눌러오는 성진의 무게가 싫지 않았다. 맞닿아 비벼지는 피부의 감촉이 좋았다.그의 입술이 옆으로 미끄러져 그녀의 귀를 물었다. 그의 숨소리가 크게 들려 몸이 떨렸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귓구멍으로 파고들어 먹먹해졌다. 그녀는 신음했다.“다 먹을 겁니다. 어느 한 구석도 빼놓지 않고 맛볼 거예요.”“흐읏.”혀가 귓바퀴를 핥았고 입술이 귓불을 물고 빨았다. 이를 세워 가볍게 물고 당기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멈추지 않을 겁니다. 울어도 안 봐줄 거예요.”귓불을 놓아준 입술이 목덜미를 타고 내려갔다. 쇄골을 빨고 움푹한 곳을 핥았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 강하게 빨아들이기도 했다.어깨를 쓸어내린 성진의 손이 그녀의 동그란 가슴을 쥐었다. 손끝으로 유두를 갉작이며 앙가슴을 핥았다.“흑.”그녀의 손가락이 성진의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신음소리를 흘리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아프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렇게만 반응해줘요.”그의 입술이 풍만한 가슴의 살점을 한가득 물고 빨았다. 그의 손아귀 힘에 가슴이 출렁였다. 민서는 다리 사이로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어 다리를 오므렸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감각이 민망해 오므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허벅지를 비볐다. 성진은 이제 그녀의 젖꼭지를 쪽쪽 빨고 있었다. 그녀의 가장 예민한 곳이었다.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성진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그의 얼굴이 가슴살에 묻혔다.“아으읏…….
민서는 지금 화를 내는 중이었다. 어쩜 이렇게 고집이 센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소리라도 빽 질러볼까 싶었지만, 상대가 성진이었다. 미안하고 고맙고 부담스러우면서 어려운 사람이라 감히 실행에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었기에 표정으로 자신이 화났음을 알리는 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붓기가 많이 가라앉긴 했지만 여전히 부어있는 눈으로 노려보고 흘겨보고 째려보아도 티가 나지 않았다.“이쪽 팔을 들어요.”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테다. 민서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양 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힘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한 번 슥 쳐다본 성진이 그녀의 팔목을 잡고 들어 올리자 팔이 힘없이 들렸다. 그는 거품이 풍성한 샤워볼로 그녀의 옆구리와 겨드랑이를 문질렀다.“혼자 씻겠다고요.”“안된다고 했습니다.”그가 다른 쪽 팔을 들라고 했지만, 그녀는 반항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의 힘에 의해 팔을 들린 채 거품칠을 당했다.“혼자 할 수 있어요.”지영이 극구 말려서 그렇지, 샤워 정도는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심한 타박상을 많이 입은 것이지 어디가 부러지거나 내상을 입어 수술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좀 끙끙거리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압니다.”성진은 민서의 양쪽 팔과 옆구리에 거품이 잘 묻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그녀의 어깨에 손을 뻗었다. 입에 군침이 돌았다.민서는 한숨을 폭 내쉰 후 보지 않겠다는 듯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토라진 모습이 꽤 귀여웠다. 달래줄 생각은 없었다. 그는 지금 매우 즐거웠고, 흥분한 상태였다.조금 전 민서의 목에 묻혀놓았던 거품이 그녀의 앙가슴으로 흘러내려 있었다. 시선을 그쪽으로 옮긴 그는 입맛을 다시며 샤워볼의 거품을 자신의 손에 쥐어짰다. 그리고 흘러내린 거품 위에 두 손을 올렸다. 둥글게 원을 점점 크게 그렸다. 그의 손바닥에 그녀의 가슴이 눌렀다. 젖꼭지가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그가 검지와 중지
꼼짝도 못하고 옆구리에 들러붙은 커다란 남자의 존재에 긴장하고 있던 민서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성진을 보았다.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 그대로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저기요.”조심스럽게 불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민서는 성진의 눈앞에서 가볍게 손을 흔들어보았다. 훅, 입바람으로 그의 앞머리를 날려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금방 잠들었네.”피곤하다더니, 정말 그랬던 모양이었다. 근식의 말로는 지방에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운다고 했었다. 깡패가 출장도 가냐고 혼자 생각했던 게 생각나서 민서는 혼자 슬쩍 웃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생이 많았겠다고 속으로 위로를 건네고는 손을 들어 성진의 어깨를 도닥였다.여전히 미동도 않는 성진의 정수리를 잠시 내려다보던 민서가 슬쩍 엉덩이를 밖으로 뺐다. 허리를 잡고 있던 성진의 손이 스르륵 미끄러졌다.정말 깊이 잠든 모양이었다. 이제 상체만 빼내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싶었다.성진의 옆에서 자는 것이 싫은 건 아니었다. 좋아하게 된 남자였고, 섹스도 한 사이였다. 아직 몸이 많이 아팠지만, 그가 요구한다면 기꺼이 응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의 옆에서 도망가지 못해 안달이냐면, 아직 어색하고 부끄러워서였다.성진이 기대고 있는 어깨를 조심조심 빼는데, 그의 손이 휙 뻗어와 다시 민서의 허리를 강하게 당겨 안았다. 아파서 비명을 지를 뻔한 걸 겨우 참고는 성진을 살폈다. 그는 얼굴을 두어 번 그녀의 어깨에 부빌 뿐, 깨어난 기색은 아니었다.민서는 조심스럽게 몸을 성진 쪽으로 돌려 누웠다.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었다. 그렇게 해도 그가 깨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불편하잖아요. 피곤하니까 편히 자라고 그런 건데…….”타이르듯 작은 소리로 말해본 민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았다. 잠결에라도 놔줄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정 불편하면 밀어내겠지. 그녀는 성진의 뒤통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
“자, 잠깐만요.”민서가 몸을 빼보려 했지만 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손등에 가로막혔다. 손등에 비벼지는 입술 감촉에 어색해하는데, 그가 그녀의 손등을 핥았다. 스스로 틀어막은 입에서 놀란 비명소리가 눌려 나왔다.“보지 마라, 동혁아.”룸미러로 뒷좌석을 힐끔거리던 동혁이 근식의 낮은 경고에 헛기침을 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네, 형님.”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몸도 마음도 뜨거운 20대 초반의 남성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는 주문이었다. 그가 존경해마지않는 큰형님의 애정행각이었다.
***“하아, 하아, 오빠 조금만 천천히.”숨넘어가는 소리로 애원하는 여자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진은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절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살과 살이 맞부딪치며 나는 ‘탁탁’ 소리의 박자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밀어붙이는 남자의 힘에 흔들리는 여자는 애타게 오빠를 부르짖었다.“오, 오빠. 잠깐, 아흑, 오빠. 오빠…….”짧은 숨소리와 함께 성진은 여자의 질 안으로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절정감에 몸을 움찔거리며 더 깊이 여자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내 사정이 끝나 시들해지는 성
주차장에서 열리는 엘리베이터 앞에 근식이 서 있었다. 가라고 했건만 말도 안 듣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근식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려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꾸만 몸을 빼려는 여자의 허리를 뒤쪽에서 밀고 있었는데, 그게 보였나 보다.성진은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채 어버버 말도 못하는 근식을 지나쳐 그의 차에 여자를 태웠다.“집이 어딥니까?”“저기…….”“주소.”딱 떨어진 그의 목소리에 여자가 머뭇거리며 주소를 말했다. 시동을 걸고 불러주는 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성진이 고개를 들었다. 룸미러로 여전히
“츱, 대충들 하지.”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나서야 덩치 큰 남자가 차장으로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엇, 형님. 벌써 나오셨습니까?”“그러게 키 주고 가라고 그랬지? 새끼가 말도 안 쳐듣더니.”“제이 그년이 어지간히 앵겨들어야 말이지요, 형님. 그래도 그것이 아니다, 어떻게 형님을 혼자 집에 보내 드리냐, 놓아라, 바짓가랭이 찢어진다 탁 뿌리치고 왔지요. 헤헤.”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운전석으로 향하는 근식의 뒷덜미를 잡은 성진이 손바닥을 내밀었다.“시끄럽고. 차 키 내놓고 넌 다시 들어가.”머뭇거리며 주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