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선배.”진소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임도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소아야, 깼어? 아니면 벌써 출근했어?”“아직 출근은 안 했어요. 막 준비하려던 참이었는데 왜요?”“아니, 별건 아니고...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진소아는 잠시 침묵하더니 또다시 단호하게 말했다.“선배, 이러지 마요. 우리는 정말 가능성이 없어요. 저는 이미 할 말은 다 했잖아요. 그리고 이건 우리 둘 사이의 일이지 유림 씨와는 아무 상관 없어요. 그분한테 다시는 찾아가지 마세요. 저와 유림 씨는 기껏해야 보통 친구예요.”임도준이 억울한 듯 말했다.“유림 씨가 너에게 그 일을 일러바친 거야?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이야기 좀 나누었을 뿐이야. 소아야, 그 사람은 너랑 안 어울려. 제대로 된 직업도 없단 말이야. 내가 직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사촌 형수 월세 받아주는 게 다라고 하더라. 게다가 무척 자랑스러워했어. 그놈의 잘생긴 얼굴과 감언이설에 속으면 안 돼.”임도준은 어젯밤에 전유림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하필 진소아 귀에 갖다 바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렇게 되면 진소아 앞에서 자기 얼굴만 깎아 먹는 꼴이 아닌가.“우리야말로 가장 잘 어울려. 몇 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알잖아. 그리고 우리 둘 다 의사이기도 하고.”진소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선배, 말했잖아요. 우리 사이에는 다른 사람이 상관없다고요. 유림 씨는 물론 아라 씨와도 상관없어요. 그냥 우리 둘 사이의 문제일 뿐이에요. 유림 씨는 저에게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우리가 만나는 일은 거의 다 유림 씨 집 인테리어 때문이었는데 왜 선배 눈에는 저와 유림 씨가 연애하는 걸로 보이는데요?”임도준이 목소리를 높였다.“소아야, 그 사람이 널 좋아한다고! 어젯밤 내가 직접 물어봤는데 본인 입으로 인정했어. 널 좋아한다고, 나와 공정하게 겨루겠다고. 그런데 그놈은 나보다 훨씬 늦게 너를 알았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와 공정하게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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