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준이 목소리를 높였다.“좋은 가풍이란 다 만들어 내는 거야. 그 사람들이 일부러 포장해 놓은 이미지일 뿐이지. 그 집 며느리들을 한번 봐. 누가 평범한 사람이던? 죄다 명문가 딸에 여성 사업가들이잖아. 결국 비슷한 집안끼리 어울리는 거야. 한때 신데렐라가 되어서 소문났던 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조차 알고 보면 재벌 가문의 후손이야. 그러니까 순진하게 생각하지 마.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그건 전씨 가문이 자기 집안 남자들을 위해 만들어 낸 좋은 이미지일 뿐이야. 진짜 신데렐라가 되길 바라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야.”진소아가 평온하게 대꾸했다.“그 이미지가 진짜든 일부러 만든 거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요? 아까도 말했는데 저와 유림 씨는 그저 이웃, 그냥 보통 친구 사이예요. 선배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요. 그러니까 자꾸 유림 씨를 들먹이지 마세요.”진소아는 좋은 집안에 억지로 올라서려는 생각이 없었기에 전유림이 무슨 신분이든 신경 쓰지 않았다.그가 재벌 가문의 도련님이든, 평범한 직장인이든, 그저 위아래층 이웃이자 말이 통하는 보통 친구일 뿐이었다.진소아는 친구를 사귈 때 집안 배경이 아닌 인격만 볼 뿐이었다.“선배, 유림 씨의 신분은 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저도 그분에게 아무런 마음도 없고요. 그러니까 유림 씨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고 또 그분은 저를 속인 적도 없어요.”임도준이 말문이 막혔다.진소아가 처음부터 전유림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알려 주지 않았다.임도준이 전유림을 빌붙어 먹는 무능한 사람으로 여기도록 내버려둔 것이다.하지만 생각해 보면 임도준 본인도 진소아에게 전유림의 배경에 관해 물어본 적은 없었다.만약 전유림의 약점을 찾으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에 대해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결국 자신이 적을 얕본 탓이었다.“선배, 저는 이제 집에 가야 해요. 부모님 잘 모시고 편안하게 휴가 보내세요.”진소아는 전화를 끊고는 다시 전기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진씨 진료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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