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가 백운 부인 뒤에서 걸어 나왔다. 백진아는 보아를 안은 채 한 손으로는 아이의 겨드랑이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팔을 잡아 영아가 맥을 짚을 수 있게 했다.그녀는 살며시 눈을 내리깔고 보아의 겨드랑이 동맥에 손을 댄 뒤, 정신력으로 보아의 맥박을 조절했다.영아는 보아의 작은 손목에 손을 얹었고, 이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곧 그녀의 동공이 수축했고, 눈을 크게 뜬 채 의혹에 찬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지? 이게 무슨 맥이란 말인가? 평생 처음 보는 맥이야!’너무 기이했다!백운 부인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반드시 성공할 거라 확신하고 있었지만, 영아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자 그녀 역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백진아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영아 선생, 벌써 한 식경 가까이 맥을 보셨는데 결과가 나왔습니까?”영아는 손을 거두며 억지웃음을 지었다.“하하, 맥이 조금 복잡해서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었습니다.”복잡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복잡했다!어떤 때는 북소리처럼 거세게 뛰다가, 또 어떤 때는 실오라기처럼 미약해졌다. 맥박은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고, 빨라졌다가 느려지기를 반복했다. 정말 너무나 기괴했다!게다가 이건 식수고에 걸린 사람의 맥이 아니었다! 그녀는 고충을 다루는 법만 알 뿐, 병을 진찰하는 의원은 아니었다.연천능이 차갑게 말했다.“황후도 의원이다. 복잡하지 않았다면 벌써 직접 치료했겠지.”백진아가 물었다.“내 딸이 무슨 병인지 알아냈습니까?”영아는 백운 부인과 눈빛을 주고받았다. 백운 부인은 무슨 상황인지 모른 채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영아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자람 공주는 고충에 걸렸습니다.”연천능과 백진아는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고충이라고?”영아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식수고에 걸렸습니다. 아주 악독한 고충이지요…”그녀는 식수고가 얼마나 잔인한지 한참 설명한 뒤 말을 이었다.“이 고충을 없애려면 고충을 기른 사람의 피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랫동안 고충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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