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981 - Chapter 990

1110 Chapters

제981화

백진아가 준비한 음식이 워낙 많았기에 소비까지 먹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물론 준비했죠. 마음껏 드시지요.”연천능은 뒤에 들어와 자리를 권했다.“다들 앉으십시오.”다들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고, 별다른 말도 없이 한동안 식사에 집중했다.세대를 건너뛴 정 때문인지, 보아는 백근당을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는데도 무척 따랐다. 그녀는 얌전히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작은 손으로 이리저리 음식을 가리키며 떠먹여 달라는 듯 굴었다. 검을 쥐던 백근당은 큰 손으로 작은 은수저를 들고, 국을 한 숟갈 떠 보아에게 먹여 주었다. 보아는 그의 소매를 붙잡고 마치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입을 벌려 받아먹었다. 그러고는 볼을 오물거리며 다람쥐처럼 씹어 먹는 동안, 작은 발로 백근당 허리에 달린 옥패를 톡톡 차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도 여유로워 보였다!백진아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보아야, 어미한테 오렴. 외할아버지도 식사하셔야지.”하지만 백근당은 엄한 아버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괜찮다. 여기 있게 두거라.”“외할아버지가 먹여 줘요!”보아는 든든한 지원군이라도 얻은 듯, 백근당 품에 폭 안겨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귀여운 모습에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백경유가 웃으며 말했다.“녀석도 참, 잔꾀가 얼마나 많은지. 누가 자기를 가장 예뻐하는지, 또 누가 누이를 제어할 수 있는지도 다 안다니까요.”고지행도 보아를 바라보며 애정과 부러움이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더군요! 제가 자기 아버지를 때리는 걸 본 뒤로, 지금까지도 절 악당 보듯 쳐다봅니다.”“하하하!”모두가 다정한 웃음을 터뜨렸다.연천능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보아는 정말 총명하고, 얌전하고, 효심도 깊고, 철도 들었지. 게다가 예쁘기까지 해서 작은 선녀 같단 말이야.”백진아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자기 자식을 그렇게까지 칭찬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겸손하셔야지요.”연천능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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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백근당은 애틋한 눈길로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나는 떠나야 한단다. 전장 상황이 치열하니, 주장인 내가 하루라도 빨리 돌아가야지.”“외할아버지 안 가요!”보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백근당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외할아버지가 자주 보러 오마.”하지만 보아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그의 품에 기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커다란 눈망울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백진아는 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울면서 떼를 쓰는 것은 단순히 심술이 난 경우였지만, 정말 슬플 때는 지금처럼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우원새도 말했다.“짐도 돌아가야겠구나.”백경유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아버지를 국경 밖까지 모셔다드리려고요.”신의곡 곡주도 말했다.“같이 출발하지요. 신의곡을 오래 비워 둘 수는 없으니.”고지행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차만 마셨다. 입술을 굳게 다문 그의 모습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소비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다들 떠나니, 나 혼자 남아 있어 봤자 재미없겠군.”이별은 언제나 무거운 법이었다. 백진아가 먼저 말했다.“여러분께 준비한 선물이 있어요. 천 년 묵은 인삼과 영지버섯, 그리고 천 년 현빙초와 천 년 설련으로 만든 해독제입니다. 그 밖에도 약과 길에서 먹을 육포, 과일, 다과도 준비했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 눈을 크게 떴다.심지어 신의곡 곡주마저 충격받은 표정으로 물었다.“천 년짜리라고?”백진아가 웃으며 대답했다.“예. 이번에 마귀 늪에서 구한 것입니다. 저 혼자 쓰기엔 너무 많으니, 여러분이 가져가서 유용하게 쓰시면 좋겠어요.”곡주는 사양하고 싶었지만, 차마 포기할 수가 없었다.그때, 연천능이 말했다.“진아의 마음이니 받아 주시지요. 거절하면 오히려 서운해할 테니까요.”백진아도 웃으며 거들었다.“맞아요. 저를 남처럼 생각하지 마세요.”모두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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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아이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하면 의욕이 넘치고, 또 즐겁게 그 일을 해내려 했다.그래서 백진아는 두 마리 말을 어린아이 대하듯, 매우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너희는 이제 나의 아버지와 동생을 돌보러 가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너희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야. 그렇지 않고 이렇게 훌륭한 천리마가 매일 공간에서 먹고 자며 지낸다면, 그게 폐물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그러자 두 말은 마치 ‘그 말도 일리가 있군!’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백진아는 말의 목을 두드리며 호기롭게 말했다.“가거라! 위대한 업적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히이잉! 히이잉!”두 말은 하늘을 향해 길게 울부짖었다.그러다가 곧 공간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과 백진아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쉬운 듯 머리를 그녀에게 비벼댔다.아직 말들은 오랫동안 공간의 싱싱한 풀도 먹지 못하고, 영천수도 마시지 못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 울면서 떠나기 싫다고 할지도 모른다.백진아가 크고 늠름한 준마 두 마리를 끌고 나오자, 다들 눈이 단번에 반짝였다.이 시대의 남자에게 말은 현대인의 자동차와도 같은 존재였다.그들이 두 말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남자가 꿈에 그리던 고급 차를 바라보는 것과 같았다.백진아는 조금 민망한 듯 웃으며 말했다.“딱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백근당은 무장이었다. 좋은 말과 좋은 칼은 그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었다.그는 한 손으로 보아를 안은 채 다른 손으로 말 한 마리의 고삐를 잡고 환하게 웃었다.“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고맙다, 진아야.”백경유 역시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는 고지행과 소비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다른 말의 고삐를 잡았다.“고마워요, 누이!”고지행은 이를 악물고 백진아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요염한 말투로 말했다.“참 매정하고 박정한 사람이군요. 이렇게 좋은 말을 가졌는데, 옛 연인은 생각조차 안 한다니.”백진아가 무어라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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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보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두 팔을 뻗어 연천능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연천능의 눈빛에 순간 득의양양한 기색이 스쳤다. 그래도 누구와 더 가까운지는 아는구나!고지행은 아쉬움과 가슴 아픈 마음이 뒤섞인 눈빛으로 백진아를 한 번 바라보았다. 그는 말에 올라탄 뒤 고삐를 당겨 말머리를 돌렸다.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손을 흔들었다.“가겠습니다! 몸조심하십시오!”고지행은 말을 마치자마자 말의 배를 가볍게 찼다. 준마는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 나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붉은 그림자만 남긴 채, 햇빛 속으로 사라졌다.백진아는 그 붉은 뒷모습이 왠지 눈부시면서도 쓸쓸하게 느껴졌다. 어딘가 비장했고, 또 외로워 보였다.그 모습을 본 연천능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고, 주변 공기마저 싸늘해지는 듯했다.마차 안에 앉아 있던 신의곡 곡주는 무력한 듯 한숨을 삼키며 말했다.“이만 가마!”그는 신의곡 마차 여러 대와 호위 무사 오십여 명을 이끌고 천천히 떠나갔다.소비도 호탕하게 예를 올렸다.“그럼, 이만!”말을 마친 그는 추혼각 사람들과 함께 말을 달려 떠났다. 자유롭고 호방한 모습이었다.우원새는 서월의 황제였기에, 화려한 의장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의 행렬은 웅장하게 이어졌고, 천천히 멀어져 갔다.백경유는 마궁 사람들을 이끌고 백근당을 호위해 돌아가야 했다. 새로 얻은 애마의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난 그는 재촉했다.“아버지, 가시지요!”백근당은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아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아쉬움과 걱정이 가득한 시선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았다.“진아야, 아비는 이제 간다. 몸 잘 챙기고, 혹시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면 네게 아직 아버지가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그는 백진아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을 떠올렸는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백진아는 서둘러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잘 지낼 것입니다. 아버지도 몸조심하시고 안전에 신경 쓰세요. 전쟁터는 위험하니, 호위도 충분히 데리고 다니세요. 약이나 식량이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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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보아는 단지 울음으로 이별의 슬픔을 풀어내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가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는 그녀는 그저 마음이 아프고, 괜히 눈물이 날 뿐이었다.백진아는 이내 조금 부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어린아이는 참 좋네요. 감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잖습니까? 울고 싶으면 실컷 울고, 웃고 싶으면 마음껏 웃고.”연천능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도 그렇게 마음껏 살아도 돼.”백진아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랬다간 어리석은 아가씨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습니까?”연천능은 백진아가 보아처럼 울고 떼쓰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생각만 해도 귀여워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보아는 한창 울고 있는데, 매정한 부모 둘은 옆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연천능은 주의를 돌릴 방법을 떠올렸는지, 나뭇가지 위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봐! 정말 예쁜 새가 있구나.”보아는 즉시 울음을 멈추고 눈물 맺힌 커다란 눈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나무 꼭대기에 알록달록한 물총새 한 마리가 앉아 지저귀고 있었다.보아는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그래도 금세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작은 손을 뻗으며 말했다.“새 예뻐! 보아 갖고 싶어!”귀한 딸이 웃어 주었으니, 연천능은 그 소원을 빨리 들어주고 싶어, 재빨리 하늘로 솟아올랐다.하지만 새도 경계심이 높았다. 위험을 감지한 물총새는 곧바로 날아올랐다.“아!”보아는 긴장한 나머지 몸을 잔뜩 굳히고 주먹까지 꼭 쥐었다.공중에 떠 있던 연천능은 왼발로 오른발을 밟아 한 번 더 힘을 얻은 뒤 새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길게 뻗은 손으로 물총새를 낚아채듯 붙잡았다.“와! 아버지 최고!”보아는 신이 나서 손뼉을 짝짝 쳤다.딸의 칭찬을 받은 연천능은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돌아가면 새장을 만들어서 키우게 해 주마.”보아는 눈을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백진아는 속으로 슬쩍 눈을 흘겼다. 그녀는 의념으로 바로 새를 공간에 들여보낼 수도 있었지만, 연천능에게 멋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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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무진의 눈이 번쩍 빛났다.“예, 폐하!”적토마와 한혈마, 그리고 그의 비전과 한 장군 집안의 절영까지. 이 네 필의 천리마는 마침 수컷 두 마리와 암컷 두 마리였다. 무진은 황제가 이 말들을 공간에 넣어 새끼를 낳게 하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이미 백진아가 백근당과 백경유에게 준 두 필의 말을 보았다. 정말 바람과 번개처럼 달리는 귀한 말이었다.만약 선봉영 기병이 모두 그런 말을 타게 된다면, 전장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었다.물론 백진아와 연천능은 무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두 사람은 이미 공간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보아는 영수소축에 남겨 두고 네 마리 늑대와 놀게 했다. 연천능은 백진아를 따라 종합 수술실로 들어가 그녀의 보조를 맡았다.수술실의 정밀 장비는 모두 컴퓨터로 제어되는 고도의 자동화 설비였다. 연천능은 두 번 정도 설명을 듣고 나자 기본적인 조작을 익혔다.조수가 생기자, 백진아도 훨씬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첨단 의료 장비와 현대 의약품, 그리고 공간 속에서 수백 년, 수천 년 자란 귀한 약재들까지 더해지자, 중상을 입은 여섯 명 모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후우...”백진아는 길게 숨을 내쉬며 연천능을 바라보았다.그는 진지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하얀 의사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썼지만, 머리는 여전히 옛사람처럼 상투를 틀고 있었다. 현대와 고풍스러움이 묘하게 어우러져, 금욕적인 매력이 넘쳤다.연천능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마스크를 벗었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찌 그러냐? 또 짐의 매력에 반해 버린 것이냐?”그의 웃는 얼굴에 순간 넋을 잃은 백진아는 무심코 입술을 적셨다.“제복의 힘이랄까요. 당신 같은 도도한 의사는 정말 인기 많을 것 같네요.”연천능의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가 떠올랐다.“그렇다면... 어디 한번 유혹해 볼까?”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백진아는 깜짝 놀라 얼른 몸을 피했다.“환자가 있습니다! 장난치지 마십시오!”연천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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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보아는 이제 밖에서 자는 일이 거의 없었다. 공간 안이 영기가 많은 덕분에, 몸을 회복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훨씬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백진아가 말했다.“영수소축을 더 넓히는 게 어떻습니까? 맞은편 서재를 보아 방으로 쓰고, 서재를 바깥쪽으로 옮기면 되겠네요.”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영수소축 전체가 살짝 흔들렸다.백진아와 연천능의 눈이 동시에 반짝였다. 두 사람은 침실을 나와 거실을 지나 맞은편 방으로 들어갔다.원래 서재에 있던 물건은 모두 사라져 있었고,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밖으로 나가 보니 원래 서재 오른쪽에 똑같은 방이 하나 새로 생겨 있었다. 들어가 확인해 보니, 기존 서재와 완전히 똑같은 서재였다.백진아는 기쁜 마음으로 보아의 침실에 있던 물건을 하나씩 옮겨 놓기 시작했다.“보아를 데려오마.”연천능은 신이 난 표정으로 나갔다.하지만 그가 보아를 안고 돌아오자, 백진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는 이를 한 번 갈았고, 조심스럽게 보아를 새 침상에 눕혔다. 곧 네 마리 늑대가 들어와 침상 옆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누웠다.이 공간 안의 모든 것은 백진아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그래서 연천능은 늑대들이 보아를 해칠까 걱정하지 않았다.어찌 보면 백진아는 이 공간의 절대적인 주인이었다. 모든 생명체가 나름의 법칙에 따라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백진아가 살게 하려 하면 살고, 죽게 하려 하면 죽을 정도로 공간에 대한 지배력이 절대적이었다.연천능은 거실 한가운데 밥상을 놓고 양옆에 방석을 깔았다. 그리고 경공을 펼쳐 약 밭으로 날아갔다. 그는 과일 몇 가지를 따서 영천수에 씻은 뒤 다시 경공으로 돌아왔다.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걸어 다니려면 한참이 걸렸다.반면 백진아는 생각만 하면 원하는 장소로 순간 이동할 수 있었다.잠시 후, 그녀는 쟁반을 들고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쟁반 위에는 네 가지 반찬이 담겨 있었다. 고기 요리 두 가지, 채소 요리 두 가지였다.연천능은 밥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토끼찜하고 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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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공간 안에서 보아는 뛰어다니고 떠들며 신나게 놀았다. 심지어 영천수에 들어가 물장난을 치며 한바탕 소동까지 벌였다.그러다가 마침내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연천능은 곧바로 보아를 안아 들고 천천히 앞뒤로 흔들어 주었다.그 동작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익숙해서, 수없이 반복해 본 사람의 모습 그대로였다.백진아는 그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고대의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는 “손자는 안아도 자식은 안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자가 직접 아이를 달래는 일은 드물었다. 하물며 연천능은 한 나라의 황제가 아닌가?보아가 잠들자, 연천능은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보아를 침상에 눕히고 오마. 먼저 큰 침상에서 기다리고 있거라.”나직하고 매력적인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암시가 담겨 있었다.그는 넘치는 열정과 의욕으로 신혼 둘째 밤을 보내고 싶어 했다.백진아가 막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공간에서 경고음이 울렸다.“환자가 곧 의식을 회복합니다. 공간 안에 계속 머물게 할 것인지, 공간 밖으로 보낼 것인지 선택하십시오. 공간에 머무르게 할 경우, 정신력으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간을 나갈 때, 상대의 기억을 지울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백진아의 눈이 번쩍 빛났다.“이제 정신력으로 공간 안의 사람도 통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연천능이 말했다.“다른 사람도 공간에 들일 수 있다는 뜻이냐?”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연천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렇다면... 어린아이들을 들여와 살게 하면서 더 우수하고 강한 인류를 번성시키는 건 어떠냐? 이곳을 새로운 세상으로 만드는 거지.”하지만 백진아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싫습니다. 이곳은 맑고 순수한 곳입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환경이 조금씩 파괴되고, 결국 바깥세상과 똑같아질 것입니다. 마을이 생기고, 성이 생기고, 나라가 세워지고, 그러다 보면 권모술수와 전쟁이 반복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이 공간은 의미를 잃지 않겠습니까?”연천능도 사실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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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보지 마! 보지 마요!”그 몇 가지 동작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고생한 백진아는 연천능과 함께 쌍수를 연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연천능은 책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알겠어. 방금 몇 가지 새로운 자세를 배웠는데...”“아, 하! 정말 싫어요!”“조금만 살살!”“싫어요!”...연천능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진아야... 진아야... 진아야...”한 번 또 한 번. 기쁨과 안도감, 소유욕과 후회를 담아서...수많은 감정이 그 부름 속에 담겨 있었고,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 같았다.그는 그녀의 것이고, 그녀는 그의 것이었다. 서로를 온전히 가진 존재였다.백진아는 기절한 것인지, 잠든 것인지, 아니면 너무 지쳐 정신을 잃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몽롱한 의식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가볍게 흔드는 것이 느껴졌다.“진아야, 진아야, 일어나 보거라.”연천능의 도도하고도 매력적인 목소리였다.백진아는 한창 달콤한 잠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눈도 뜨지 않은 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왜요... 졸려 죽겠는데!”연천능이 부드럽게 말했다.“공간 밖으로 나가야겠어. 조회에 나가야지.”그는 근면한 황제였다. 지금처럼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이틀이나 신혼 휴가를 낸 것만으로도 이미 한계였다.“예!”백진아는 반쯤 잠든 상태로 대답했다. 그리고 의념으로 연천능을 공간 밖으로 내보냈다.그렇게 그녀는 다시 잠들었고, 보아의 부름에 깨어났다.“어머니! 보아 침상! 보아 방!”백진아가 만들어 준 작은 잠옷을 입은 보아가 자기 방을 가리키며 기뻐하고 있었다.“그래, 네 방을 공간에 이사시켰어.”백진아는 몸을 일으켰고, 몸의 불편함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보아는 신이 나서 고개를 들고 해맑게 물었다.“목마랑 그네랑 미끄럼틀은?”아예 놀이공원까지 옮겨 오고 싶은 모양이었다.백진아는 겉옷을 걸치고 침상에서 내려와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중에 목마랑 그네, 미끄럼틀을 만들어서 공간에 가져오마.”“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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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장 승상은 백진아와 자신이 친구가 아니라 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초록빛 물건을 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설마 이 기회에 나를 독살하려는 건 아니겠지?’백진아는 귀찮다는 듯 설명할 생각도 하지 않고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본궁이 물라고 하면 물면 됩니다!”황후인 그녀가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이 영감은 여전히 그녀를 황후로 인정하지 않았다. 백리효천의 원수를 갚겠다며 그녀를 죽이려고 할 뿐이었다.그렇다면 그녀도 황후라는 신분으로 그를 눌러 버릴 생각이었다. 어디 한번 어쩔 건지 보자는 심산이었다.연천능은 차가운 얼굴로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 살벌한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황후의 말을 듣지 않으면 가문을 멸하겠다!’장 승상은 속이 터질 듯 답답했다. 황제의 식사 자리는 사람 잡는 자리였다!“명을 받들겠습니다!”그 비장한 표정은 마치 사지로 끌려가는 사람 같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뜬 채 버텼다.백진아는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엄숙하게 말했다.“꽉 물고 계세요. 절대 풀면 안 됩니다!”장 승상은 화가 나서 눈이 툭 튀어나올 지경이었지만, 얌전히 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헛구역질이 계속 올라오고 눈물까지 맺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시간이 적당히 흐르자, 능비가 본을 뜨는 틀을 빼내며 말했다.“됐습니다. 입을 헹구고 식사하시지요.”궁인이 다가와 장 승상의 입을 헹궈 주었다.연천능은 식당 쪽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말했다.“식사하지.”장 승상은 예전에 백진아가 직접 만들어 보낸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었기에, 그녀의 요리에는 특별한 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식당에 들어가 보니, 역시나 백진아가 직접 만든 음식이었다.게다가 모두 노인이 소화하기 좋은 음식들이었다. 고기와 채소의 균형도 좋고 영양도 풍부했으며, 색과 향, 맛까지 완벽했다. 향만 맡아도 군침이 돌 정도였다.장 승상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다.“황후마마께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하지만 속으로는 생각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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