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혁의 사무실에 머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은 점심때를 가리키고 있었고 오랜만에 이렇게 넷이 모두 모인 만큼 다 함께 점심 식사를 하기로 의견이 모였다.식당은 서인준이 미리 알아봐 둔 곳으로 예약했고 일행은 차량 두 대에 나누어 타고 목적지로 이동했다.예약된 룸은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그들은 넓은 로비를 지나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갔다.한참 계단을 오르던 중, 타이밍 좋게 집을 지키고 있던 인순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하시윤은 자연스럽게 걸음을 늦추며 곁에 있던 서지혁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나 전화 좀 받고 갈 테니까 먼저들 들어가 있어.”그녀는 계단에 멈춰 서서 통화 버튼을 눌렀다.“네, 아주머니.”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것은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아닌, 아들 서정우의 혀 짧고 애교 섞인 목소리였다.“엄마.”아이가 조르듯 물었다.“엄마는 왜 아직도 집에 안 와요? 이제 곧 밥 먹을 시간인데.”하시윤은 달래듯 얼른 대답했다.“정우야, 엄마는 오늘 점심에 아빠랑 밖에서 맛있는 거 먹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아. 그러니까 정우도 집에서 아주머니 말씀 잘 듣고 착하게 밥 먹고 있어, 응? 엄마가 조금 있다가 금방 들어갈게.”아이는 못내 아쉬운 듯 투덜거렸다.“네, 알겠어요. 엄마,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해요. 저 엄마 엄청 많이 보고 싶단 말이에요.”그 어린 녀석은 평소에도 워낙 엄마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어리광쟁이였기에 하시윤은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저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응, 알았어. 우리 정우 최고.”몇 마디 다정한 대화를 더 주고받은 끝에 전화가 끊겼고 그녀는 몸을 돌려 예약된 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전화를 받느라 고작 아주 짧은 시간 자리를 비웠을 뿐이었다. 그녀는 세 사람이 룸 안에서 비록 소리 내어 호탕하게 웃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오랜만에 만난 만큼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사담이라도 주고받고 있으려니 짐작했다.하지만 그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문이 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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