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란의 그 말에, 진실을 아는 마동순을 제외하고 이만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담의 배를 힐끗 바라보았다.‘그러게 말이야, 결혼한 지 벌써 6년이나 지났으니 애를 낳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이담이는 어째 저렇게 감감무소식일까?’‘설마 애를 못 가지는 건 아니겠지?’원래부터 이담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이만옥은 며느리가 불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당장이라도 아들에게 이혼하라고 설득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이담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낳기 싫어서 안 낳는 줄 아나? 정작 내 배 아파 낳은 아이를 원치 않은 건 저 사람인데.’“제가...”이담이 막 해명하려던 찰나, 갑자기 진혁이 그녀의 손등을 감싸 쥐었다.“저희는 당분간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습니다.”진혁의 대답을 들으며 이담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 가슴 한구석이 시큰거렸다.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다.진혁에게는 이미 다 큰 아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이담은 진혁의 말에 장단을 맞추며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맞아요.”“당분간이라니? 남들은 할머니 소리 들으며 벌써 손주도 안아봤는데, 난 지금까지 손주 한 명 못 안아 봤잖아.” 이만옥이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마동순은 그저 웃어넘겼다. “젊은 애들이 서두를 게 뭐 있겠어? 내 나이에도 증손주 안아보겠다고 재촉 안 하는데, 네가 왜 이리 안달이냐?”이만옥은 순간 말문이 막히자, 슬쩍 하동민 일가쪽으로 화살을 돌렸다.“동서, 지연이도 이제 혼기가 꽉 찼는데, 정략결혼 같은 건 생각해 봤어?”“그럼요. 이번에 아주버님도 오셨고 어머님도 계시니, 마침 저랑 동민 씨도 오늘 지연이 혼사 얘기를 꺼내볼까 상의하던 참이었거든요.”마동순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오? 동민아, 너랑 미란이는 마음에 둔 사윗감이라도 있는 게냐?”하동민은 술을 한 잔 따르며 말했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만, 사실 지연이가 직접 마음에 든다고 한 사람입니다. 상대는 권씨 가문의 자제입니다.”‘권씨 가문?’이담은 순간 멍해졌다.권씨 가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