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난 그냥 마음이 괴로워서 그래. 너한테도 미안하고 네 할아버지한테도 미안하고. 게다가 나는 오씨 집안 딸도 마음에 안 들어, 내 손자며느리로 들이고 싶지 않아."박민정의 속심말에 허아연이 손을 살며시 주무르며 위로했다."할머니, 저랑 주현우 씨는 성격이 맞지 않아요. 같이 있으면 서로 불행해질 뿐이에요.""주현우 씨는 매력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나중에 분명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날 거예요. 할머니, 그 사람 믿어보세요."너그럽고 의젓한 허아연을 바라보던 박민정이 말했다."너도 참, 어쩜 이렇게 착하고 어른스러워. 너무 어른스러워서 할머니가 더 마음이 아파."박민정의 말에 허아연은 손을 주무르며 빙그레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을 일찍 여읜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사랑이 더 목말라 그만큼 일찍 철이 들기 마련이었다.그렇게 한동안 박민정 곁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서야 허아연은 회사로 돌아갔다.……박민정 병문안을 갔던 다음 날, 허아연은 교진대학교에 강연하러 갔다.지일우가 동행해 주었다.학교에 도착해서야 허아연은 개강 강연에 초청된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 권승준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권승준 덕분에 함께 티비에도 나오게 되었다.권승준은 도시 발전과 미래 계획에 대해 강연했고 허아연은 로봇의 미래 발전과 전문 기술을 강의하고 자신이 학생 시절에 활용했던 학습법도 공유했다.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강연하는 동안 학생들은 밑에서 강당이 들썩일 정도로 환호를 질렀다. 특히 단정한 정장 차림의 허아연이 강단에 오르자 남학생들의 환호성에 허아연의 마이크 소리가 묻힐 지경이었다.허아연이 첫 오프닝 멘트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개강 축하해요, 저는 스타라이트 테크 기술 연구원 허아연입니다."자기소개가 끝나자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이내 박자를 맞춰 생수통을 두드리며 외치기 시작했다."허아연, 허아연, 허아연.""허아연, 허아연……"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반겨주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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