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권율 그룹.조민규가 대표 사무실에 서서 말했다."대표님, 지민 도련님이 뵙고 싶다고 오셨습니다.""들어오라고 해요.""네."잠시 후 권지민이 권지헌의 사무실에 들어서며 불렀다. "형.""무슨 일이야?"권지민이 소파에 앉아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얼굴에 남은 흉터를 드러냈다.화상 자국이 이마에도 남아 있었다.권지민이 책상 앞에 앉은 권지헌을 바라봤다.형제의 시선이 마주쳤다.권지헌이 일어나 책상 끝에 기대선 채, 권지민을 내려다봤다.권지민이 입을 열었다."형, 나를 아주 끝장내야 속이 후련하겠어?""내가 끝장을 냈는지 안 냈는지는 네가 더 잘 알잖아."권지민이 차갑게 웃었다."그래, 나를 해외로 보내도 우리 아빠 사업 넘겨받는 거니까 당연히 끝장내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이렇게 하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권지헌이 조용히 권지민을 응시했다.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사이라 정이 없지는 않았다.그런데 그 정조차 조금씩 닳더니 어느새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 권지민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형, 그거 알아? 난 어릴 때부터 형이 싫었어.""형은 뭐든 완벽하게 해내서 우리는 발붙일 곳조차 없었어." "형을 못 넘어서면 우리 셋은 밥도 못 먹었어. 할아버지는 앞으로도 이렇게 권씨 집안 사업은 한 사람한테만 남겨줄 거라고 하셨어.""서진이도 딸이라 은석이 형과 함께 편하게 지낸 거지, 아니면 언젠가는 이 밥그릇 다툼에 휘말렸어."권지헌은 이런 일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권지민이 일어나 어두운 얼굴로 권지헌을 노려봤다."형, 내가 허설아를 좋아하는 게 형 여자라서 탐내는 거라고 생각하지? 사실 그게 아니야.""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형 자식이 부러워서야."권지헌이 멈칫했다.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유였다."너무 부럽거든. 형 아이도 나랑 똑같이 혼외자인데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잖아."허설아도 틀린 셈이었다.권지민이 허설아한테 눈길을 돌린 건 권지헌 때문이 아니었다.연희 때문이었다.권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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