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751 - Chapter 760

763 Chapters

제751화

허설아가 짧게 대꾸했다.권지민이 왜 여기 왔는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뒤에 수업이 남았던 김지유는 허설아에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떴다.권지헌이 다가와 허설아의 손을 잡았다."가자, 캠퍼스 좀 둘러보자.""그래."캠퍼스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전에 둘이 함께 걸었던 곳들을 다시 걸어보는 거였다.-한창 둘러보던 중.허설아가 신이 나서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더니 밑에 있는 권지헌을 향해 손을 뻗었다.그리고 뛰어내릴 듯한 자세를 취했다."나 받아줘!"권지헌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앞으로 다가갔다.예전에 연애할 때, 싸운 뒤면 허설아는 권지헌에게 화해할 명분을 주려고 했었다. 계단 위로 올라가 권지헌이 안아서 내려주게 하는 게 화해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그때의 권지헌은 그런 명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오히려 휙 돌아서 가버렸다.체면이라곤 눈곱만큼도 봐주지 않았다.지금 허설아가 다시 그 자리에 서서 권지헌을 향해 손을 뻗었다.권지헌도 당연히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다가가 허설아를 단단하게 받쳐 품에 안은 채 한 바퀴 빙 돌았다."그때는 내가 잘못했어. 사실 가서 받아주고 싶었는데 강시우랑 애들이 있어서 놀림받을까 봐 겁났었어."어릴 때는 늘 체면과 자존심을 신경 썼다.여자친구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고집스럽게 믿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오히려 고개 숙일 기회를 찾고 싶어 안달이었다.허설아를 내려놓는데 앞쪽 갈림길에 휠체어를 탄 남자가 멈춰 서 있었다.권지헌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하지만 피하지도 않았다.어차피 가야 할 길인데 권지민을 봤다고 굳이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두 사람이 다가가자 권지민이 인사를 건넸다."큰형, 형수님. 여기서 보네요."권지헌이 권지민을 쳐다봤다."상처는 다 나았어?""다 나았는데 며칠 전에 다리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서 당분간은 휠체어 신세 져야 해." 권지헌이 짧게 답했다."치료에 필요한 게 있으면 조 비서한테 말해. 준비해 줄 거야.""형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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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진료실에 들어서자 의사가 입을 열었다."축하드려요, 정말 임신이네요. 다만 아직 3주밖에 안 됐고 지금은 관찰 기간이에요. 이따 산모 수첩 등록하고 가세요."산부인과에 와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는 대부분 임신 준비를 마치고 낳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었다.의사의 얼굴에도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허설아는 감사 인사를 하고 일어나 진료실을 나섰다.사실 스스로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지난번에 왔을 때부터 임신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다만 검사지에 임신이라고 적힌 걸 보니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현재 아기는 아주 건강했다.전에 권지헌과 했던 약속이 이뤄진 것이었다.허설아는 아직 평평한 배에 손을 얹었다. 빨리 권지헌을 만나러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다.진료실 문을 나서는데 권지민이 여전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허설아의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앞에 선 권지민은 허설아 손에 든 서류를 훑어보며 기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을 고스란히 눈에 담았다. 권지민이 한 걸음 다가섰다."형수님, 임신이에요? 축하해요."어제 학교에서 허설아가 저도 모르게 배를 감쌀 때부터 임신했을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계속 옆에 있는 권지헌은 바보처럼 전혀 눈치를 못 챈 모양이었다.권지민의 마음속에 자기 것이어선 안 될 욕망이 타올랐다.시선이 허설아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형수님, 왜 저는 봐주지 않는 거예요?""형수님이 임신했다니 저도 기뻐요. 형수님 아이를 제 아이처럼 생각할게요, 어때요?" 허설아는 경악하는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권지민, 미친 거야?' '왜 여기서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지껄이는 거지?'허설아가 매섭게 말했다."나한테서 떨어져요!""형수님, 저는 그러기 싫어요. 사람 시켜서 연희 데려오라고 할게요. 그럼 우리 여기 떠나서 네 식구가 새로운 인생 시작하는 거예요, 어때요?"연희?허설아가 소스라치게 놀라 본능적으로 가방 속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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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형은 정말 경계심이 심하네요."허설아가 눈을 치켜뜨고 권지민을 매섭게 노려봤다."지민 씨가 뭘 하려는 건지 관심 없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요. 나랑 내 아이한테서 멀리 떨어져요! 안 그러면 어떻게 될지 알 거예요." "어떻게 되는데요? 형수님, 저는 그냥 형수님이 좋을 뿐……"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설아가 권지민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그리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권지민을 싸늘하게 쏘아봤다."난 권지민 씨 싫어해요. 하지만 이제는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아무 감정도 없어요. 원래는 그나마 정이라도 좀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남이에요."정이라고 해도 이전 두 번의 사고 때 권지민이 나타나 구해준 게 전부였다.그런데 사진들을 본 뒤로는 그마저 다 사라져 버렸다.권지민이 권지혁이나 권서진처럼 권지헌의 동생이었다면 허설아도 힘닿는 데까지 챙겨줬을 것이다.하지만 권지민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꿍꿍이가 많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었다.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허설아는 믿지 않았다. 좋아한다는 권지민의 말 속에는 드러나지 않은 꿍꿍이가 너무 많이 숨어 있었다. 허설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 말을 들은 권지민은 갑자기 심장이 욱신거렸다.오늘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짓을 저질렀는지, 권지헌이 알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허설아의 이런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왜 행복은 한 번도 권지민을 찾아오지 않고 번번이 권지헌에게만 허락되는 걸까. 권지민이 원하는 건 결국 한 사람일 뿐이었다.그런데 그 사람마저 권지헌 것이었다.권지민이 씁쓸하게 웃었다."형수님이 안 믿어도 얘기할게요. 저 형수님 좋아해요. 만약 제가 형수님을 먼저 만났다면 지금은 달라졌을까요?"허설아는 우스운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헛웃음을 터뜨리며 체념 섞인 냉소를 지었다. "권지민 씨, 정말 몰라서 그래요? 당신이 나를 알게 되고, 나한테 관심 갖게 된 것도 결국 내가 권지헌 아내이기 때문이잖아요! 내가 권지헌을 몰랐다면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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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경호원은 허설아가 병원에서 권지민을 마주쳤다고 했다.허설아가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검사받으러 간 거라고 생각했다.허설아가 돌아오면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와서 서프라이즈를 전할 줄은 몰랐다.권지헌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허설아 손에 든 검사지를 꼼꼼히 살폈다.허설아와 아이가 지금 다 건강하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하지만 기뻐할 새도 없이 허설아를 끌어안고 물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전에 어머니가 너 연희 가졌을 때 입덧이 심하다고 하셨잖아. 지금은 어때?"허설아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별 느낌 없어. 그냥 요즘 잠이 많아지고 입맛이 좀 변했어. 연희 가졌을 때도 이랬는데 그때 좋아했던 음식들이 지금 연희가 좋아하는 것들이야."연희를 가졌을 때는 확실히 몸이 안 좋았다.다만 그때는 일이 너무 많았다.임신으로 인한 불편함 외에도 가족을 잃은 슬픔이 더 컸다. 그런 상황에서 연희가 무사히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허설아에게는 큰 위안이었다.지금은 오히려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오히려 권지헌이 허설아보다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일 좀 쉴래? 내가 얘기해둘 테니 몸조리하면서 쉬어.""그럴 필요 없어, 나 일할 수 있어. 집에만 있으면 없던 병도 생겨."권지헌도 알고 있었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권지헌 탓이 아니었다. 전에 아이를 떠나보낸 충격은 아직도 권지헌한테 큰 상처로 남아있었다. 그런 고통을 다시는 견딜 수 없었다.허설아는 권지헌이 지난번 아이를 떠올렸다는 걸 알아채고 손을 뻗어 권지헌 얼굴을 감싸며 코를 살짝 비볐다.코끝이 차가워졌다. "걱정 마, 나 지금 괜찮고 아이도 괜찮아. 우리 둘 다 잘 지키고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바로 집에 가서 쉴게."권지헌이 허설아를 끌어안았다.허설아의 따뜻한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낮게 대답했다."그래."잠시 후.그제야 고개를 든 권지헌의 눈가에 눈물이 번져 있었다. 웃음이 번진 얼굴에는 짙은 희열을 감출 수 없었다. 정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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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한참 헛구역질을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권지헌이 물을 들고 옆에서 기다리며 등을 두드려주었다."입 헹궈."잠시 후 허설아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권지헌이 미간을 찌푸린 채 옆에 서 있었다.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허설아가 권지헌을 다독였다."괜찮아, 지난번에도 이랬어. 초반 세 달 지나니까 괜찮아졌어.""세 달이나 더 기다려야 해?"허설아가 웃으며 권지헌을 흘겼다."임신이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뱃속에서 새 생명을 키워내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권지헌도 물론 알고 있었다. 수많은 자료를 찾아봤으니까.출산으로 인해 몸이 손상되는 건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임신으로 인한 반응을 직접 겪으니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한순간,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고 묻고 싶어질 정도였다.하지만 그런 말은 도저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두 사람 모두 이 아이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연희와는 달랐다. 연희는 몇 년 전 허설아를 살려낸 구원과도 같은 존재였다. 몇 년 뒤에는 권지헌과 권씨 집안에도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었다.하지만 이번 아이는 허설아와 권지헌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권지헌은 주먹을 가볍게 움켜쥐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컨디션이 괜찮다고 생각한 허설아는 권지헌 사무실에 잠시 더 머물다가 혼자 회사로 돌아갔다. 봄날 브랜드가 곧 신규 시리즈와 함께 권율 그룹 입찰에 참가할 예정이었다.회사로 돌아가 자리를 지켜야 했다. 권지헌이 데려다주려 했지만 허설아는 거절했다.임신했다고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허설아가 떠난 뒤, 권지헌은 박희수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식단을 바꿔달라고 했다.박희수는 유난 떤다며 권지헌을 타박했다."너는 나 부려 먹을 줄만 알지. 이전 식단 잘만 먹다가 왜 못 먹는다는 거야?""설아 임신했어요, 임산부가 못 먹는 게 많잖아요.""임신이 뭐 대수라고…… 뭐라고? 진짜야? 아이고, 그럼 진작 말하지. 쓸데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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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권지헌은 전체 프로그램에서 최고 강도를 선택했다. 곁에 있던 남자들은 망설이다가 전극 패드도 적게 붙이고 시간도 짧은 프로그램을 선택했다.권지헌은 전극 패드 여덟 개짜리 자연분만 체험하기로 했다. 난도가 제일 높고 가장 아픈 프로그램이었다.처음 5단계까지는 통증이 그리 세지 않았다. 이따금씩 통증이 밀려들었고 반복될수록 더 아팠다.옆에서는 벌써 참지 못하고 끙끙대는 소리가 들렸다.10단계에 이르자 내장이 다 짓눌려 터질 것 같은 통증이었다.옆 사람이 손을 들어 그만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더는 버틸 수가 없는 듯했다. 12단계가 돼서야 실제 분만 통증을 재현한 수준이었다.권지헌의 이마엔 식은땀이 얇게 맺혔고 손등에 불거진 핏줄이 경련하듯 떨렸다. 말로 설명 못 할 고통이지만 그래봤자 피부 위에서 흉내 낸 것일 뿐 진짜 분만을 겪는 건 아니었다.간호사가 전극 패드를 다 떼고 나서야 권지헌은 기계에서 몸을 일으켰다.온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었다.간호사가 웃으며 말했다."선생님, 정말 용감하시네요. 요즘 12단계까지 체험하신 분은 선생님이 유일해요. 저희 병원에서 드리는 수료증이에요."수료증에는 권지헌의 이름과 분만 통증 체험에서 12단계까지 성공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권지헌이 담담하게 물었다."12단계가 실제 출산 통증과 비슷한가요?""사실 완전히 비슷할 수는 없지만 꽤 근접한 수준이에요."권지헌은 손에 든 수료증을 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옆에서 누군가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내가 한 달에 몇백씩 갖다 바치는데 나한테 이딴 걸 체험하라고 해? 난 남자야, 평생 이런 고생 할 일도 없어! 너 정말 배가 불렀네! 세상에 애 못 낳는 여자가 어딨어?""그럼 남들은 어떻게 체험하는데?"커플의 시선이 순간, 제일 눈에 띄는 권지헌한테 쏠렸다."저기요, 자발적으로 체험하러 온 거예요?""당연하죠, 제 아내는 아직 모릅니다."여자가 순간 욱해서 남자한테 쏘아붙였다."저분 좀 봐요! 저분은 왜 하는데요? 왜 나를 전혀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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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àl'aube는 성장세도 좋고 브랜드 이미지도 긍정적이었다. 다만 회사가 좀 외진 위치라 협력을 원하는 거래처들이 왔다가 길을 못 찾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시내로 이사하는 건 불가피했다. 사무실 건물은 이미 계약을 마쳤고 곧 이사할 예정이었다.송원영이 고개를 들어 차에서 내리는 권지헌을 보고는 허설아한테 눈짓하며 말했다."먼저 가볼게요. 권 대표님 진짜 철통 감시하시네요."허설아는 고개를 들어 다가오는 권지헌과 시선을 마주쳤다.9월 말인데도 아직 따가운 햇빛을 맞으며 계단을 오른 권지헌이 허설아를 향해 다가왔다.허설아 곁에 다가와 종이 한 장을 건넸다.자세히 들여다보던 허설아가 놀란 듯 물었다."출산 통증 체험? 이걸 왜 체험한 거야?""네가 겪었던, 그리고 곧 다시 겪을 고통을 느껴보고 싶어서."허설아는 수료증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헤어져 있던 몇 시간 사이, 권지헌이 혼자 출산 통증을 체험하러 갔을 줄은 몰랐다."그래서 아팠어?""많이 아팠어. 처음엔 견딜 만했는데 나중엔 정신력으로 겨우 버텼어."권지헌은 솔직히 인정했다.겨우 십여 분이었지만 뼈저린 통증을 느낄 수 있었다. 내장이 다 뒤틀리고 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었다.하지만 그 정도도 시뮬레이션일 뿐이었다.권지헌이 말했다."일어날 때 온몸에 힘이 다 빠졌어. 그런데 간호사가 하는 말이 이건 겨우 몇 분이었고 실제 출산 땐 이 정도로 끝나지 않는대."허설아가 나직이 웃으며 가차없이 찬물을 끼얹었다. "난 그때 안 아팠어, 바로 무통 맞아서 출산까지 별로 아픈지도 몰랐어."연희는 태위가 좋지 않아서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미국에서 출산하면서 처음부터 무통을 선택했기에 정작 허설아는 심한 통증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수술 후에 침대에서 내려올 때 느낀 통증 정도였다. 오늘 권지헌이 겪은 통증을 허설아는 아직 겪어본 적 없는 셈이었다.그 말에 권지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이번 아이도 그렇게 하자."허설아가 큰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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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며칠 뒤, 권율 그룹.조민규가 대표 사무실에 서서 말했다."대표님, 지민 도련님이 뵙고 싶다고 오셨습니다.""들어오라고 해요.""네."잠시 후 권지민이 권지헌의 사무실에 들어서며 불렀다. "형.""무슨 일이야?"권지민이 소파에 앉아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며 얼굴에 남은 흉터를 드러냈다.화상 자국이 이마에도 남아 있었다.권지민이 책상 앞에 앉은 권지헌을 바라봤다.형제의 시선이 마주쳤다.권지헌이 일어나 책상 끝에 기대선 채, 권지민을 내려다봤다.권지민이 입을 열었다."형, 나를 아주 끝장내야 속이 후련하겠어?""내가 끝장을 냈는지 안 냈는지는 네가 더 잘 알잖아."권지민이 차갑게 웃었다."그래, 나를 해외로 보내도 우리 아빠 사업 넘겨받는 거니까 당연히 끝장내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이렇게 하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권지헌이 조용히 권지민을 응시했다.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사이라 정이 없지는 않았다.그런데 그 정조차 조금씩 닳더니 어느새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 권지민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형, 그거 알아? 난 어릴 때부터 형이 싫었어.""형은 뭐든 완벽하게 해내서 우리는 발붙일 곳조차 없었어." "형을 못 넘어서면 우리 셋은 밥도 못 먹었어. 할아버지는 앞으로도 이렇게 권씨 집안 사업은 한 사람한테만 남겨줄 거라고 하셨어.""서진이도 딸이라 은석이 형과 함께 편하게 지낸 거지, 아니면 언젠가는 이 밥그릇 다툼에 휘말렸어."권지헌은 이런 일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권지민이 일어나 어두운 얼굴로 권지헌을 노려봤다."형, 내가 허설아를 좋아하는 게 형 여자라서 탐내는 거라고 생각하지? 사실 그게 아니야.""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건 형 자식이 부러워서야."권지헌이 멈칫했다.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유였다."너무 부럽거든. 형 아이도 나랑 똑같이 혼외자인데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잖아."허설아도 틀린 셈이었다.권지민이 허설아한테 눈길을 돌린 건 권지헌 때문이 아니었다.연희 때문이었다.권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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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권지헌은 손쓸 필요조차 없었다.이 모든 건 권지호가 자초한 일이었다.권지민이 권지헌을 싸늘하게 바라봤다.맞은편 남자는 더 이상 이야기할 흥미를 잃은 듯 손을 휘휘 저었다."나가."권지민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순간 권정민이 아직도 자기를 신경 써준다는 걸 기뻐해야 할지, 권지헌이 애초부터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권지민이 이를 악물었다."형은 언젠가 외톨이가 돼서 곁에 아무도 없을 거야."권지헌이 고개를 들며 싸늘하게 훑었다."그렇게 쏘아붙인다고 속이 시원해?""어릴 때도 그러더니 여전히 하나도 나아진 게 없네."권지헌은 무심한 말 한마디로 권지민의 분노를 여지없이 짓밟았다. 노골적인 무시에 권지민은 목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한참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권지헌은 확실히 권지민이 안중에도 없었다. 권지민이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 그런데 사무실 문 앞에서,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허설아와 마주쳤다.허설아는 권지민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방금 대화를 분명 다 들었을 텐데도 옆에 있는 권지민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성큼성큼 권지헌에게로 걸어갈 뿐이었다. 권지민은 허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뒤에서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들렸지만 정확히 들리지는 않았다. 굳이 똑똑히 듣고 싶지도 않았다.두 사람은 권지민 앞에서도 당당하게 서로를 향해 달려갔고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반면 권지민은 마치 음지에서 남의 행복을 엿보는 존재 같았다. 권지민은 권율 그룹 건물을 나와 허설아와 권지헌과는 완전히 등을 돌린 채 정반대의 길로 걸어갔다.앞으로 살면서 이곳에 다시는 발을 들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허설아가 사무실로 들어서자 권지헌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온 지 얼마나 됐어?""권지민이 들어올 때부터 있었어. 손님 있으니 당연히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와야지."권지헌이 씩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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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클럽 안, 조명이 번쩍였다.남녀가 서로 부둥켜안고 스테이지 위에서 춤을 추었다. 권서진이 진하린의 테이블을 찾아와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서진아, 왜 이제 왔어?""방금 퇴근했어요, 회사에 할 일이 산더미거든요." 권서진 같은 재벌가 출신 중에 진짜 실무에 뛰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물며 권서진은 권율 그룹 임직원도 아니었다. 이런 경우는 더더욱 드물었다. 진하린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진하린도 처음엔 진원호가 나쁠 것도 없는데 자주 만나보라고 해서 권서진이 궁금했었다. 어차피 친척인데 얼굴 한 번 보는 건 괜찮을 것 같았다. 권서진을 만나고 나서야 생각했던 재벌집 아가씨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성깔도 있고 자존심도 있었지만 그보다 실력이 있었다. 진하린이 이번에 만나자고 한 건 사실 같이 창업하자고 권서진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서진아, 한번 생각해볼래?"권서진이 웃으며 말했다."언니가 저를 대단하게 봐주니까 당연히 생각은 해봐야죠. 그런데 새언니도 저한테 너무 중요해요. 새언니 회사라고는 하지만 실은 저도 대표거든요."àl'aube와 봄날 둘 다 권서진에게 지분을 나눠준 상태였다.다만 권서진은 경영에 능하지 않았고 사업상 인맥을 관리하는 것도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 분야에 더 뛰어난 사람과 함께 손잡은 것이었다."투자하라고 하면 지분 투자도 가능해요. 하지만 제가 아예 넘어가는 건 불가능해요.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저희 àl'aube에는 새언니 말고도 송원 그룹 주주도 대표로 있거든요."진하린이 혀를 찼다."너희가 1년 만에 àl'aube를 국내에서 알아주는 주얼리 브랜드로 만든 게 이상할 것도 없네."하나같이 능력자가 모였으니 말이다.권서진이 손에 든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저희도 많은 고비를 넘긴 탓에 더 떠나고 싶지 않은 거예요."함께 너무 많은 일을 겪었었다. 눈보라 치는 곳에서 대가에게 사정하고, 길도 없는 깊은 산속을 힘겹게 걷고, 불길 속에서 다시 태어나서야 지금의 à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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