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야, 먼저 돌아가 있어."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권서진은 양준우가 지켜주려고 하는 말인 걸 알아채고 투덜대는 척하며 다시 옆자리로 돌아갔다.옆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진하린 일행은 돌아온 권서진을 보고 놀리듯 물었다."어때? 애인 있대?"권서진이 일부러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말도 마요, 완전 짠돌이예요! 가방 하나 사달라니까 바로 돌려보내던데요!"진하린 일행은 혀를 차며 질색했다.옆 테이블에 앉은 양준우는 농담 반 진심 반 섞인 투정에 씩 웃었다.권서진이 원래 눈치 빠르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아무것도 묻지 않고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눈치채고 있었다.양준우는 가방을 열어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잔금은 5분 안에 입금될 겁니다. 전에 약속한 계좌로요."상대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경계하듯 주위를 살피더니 입금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양준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옆자리로 간 양준우는 권서진 옆에 앉아 권서진 술잔에 든 술을 한 모금 마셨다.잠시 후, 술집 안이 한바탕 소란스러워졌다.몇 분 뒤,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와 양준우 손에 들린 가방을 가져갔다."고맙습니다, 준우 형님. 자세한 얘기는 내일 다시 하시죠."양준우가 귀에 걸고 있던 녹음 장치까지 빼서 함께 건넸다."그럼 내일 봅시다. 오늘은 저도 일이 좀 있어서요."이후 절차엔 양준우가 더 협조할 필요도 없었다.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증거를 확보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술집 안에서 큰 소동이 일어난 건 아니었다.진하린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당신...... 경찰이었어요?""아니요."양준우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진하린이 안도할 틈도 없이 말을 이었다."저는 지난번에 이분이 말씀하신 사생활도 문란하고 대머리인 양준우입니다."말문이 막혀버린 사람들을 보며 권서진은 웃음을 참았다.지난번 술집에서 진하린 일행이 생각 없이 한 말을 다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동안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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