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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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지금 구희라는 이미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눈시울이 붉어진 채,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낮게 소리쳤다.“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시간을 끌수록 큰오빠는 하루하루 더 위험해진다고!”구희라는 붉어진 눈으로 방 안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목소리에는 깊은 공포가 배어 있었다.“돈은 안 받아도 돼. 나는 그저 큰오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돼. 가서 협상하기 싫다고? 그럼 내가 갈게. 내가 직접 갈게.”이렇게 마냥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을 정말이지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말과 함께 구희라가 두 손으로 식탁 위의 그릇과 수저를 거칠게 쓸어 떨어뜨렸다. 거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큰오빠만 나를 걱정해 줬고 나를 챙겨 줬어. 다들 이거 걱정 저거 걱정만 하면서, 큰오빠 생사는 안중에도 없잖아. 다들 너무 해...”원래는 이 집안에 남은 세 사람을 향해 사람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구희라는 가까스로 말을 돌렸다.구희라가 분노를 토해 내듯 마음속의 화를 쏟아 냈다.물건을 부수면서, 자기 가족들을 다 무관심하다고 몰아붙였다.“그만!”구호민이 옆에 있던 의자를 한 번 걷어찼다. 그리고 구희라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호되게 꾸짖었다.“계속 미친 사람처럼 굴 거면 지하실에 처박혀서 네가 지금 얼마나 신경질적으로 구는지 반성이나 해.”지금 구기빈 납치 사건이 구호민의 모든 주의를 끌고 있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구희라가 날뛰는 모습은 분명 혹독한 매로 이어졌을 것이다.구기빈은 구호민이 직접 키워 낸 후계자였다.뒤로 갈수록 구호민 마음에 들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긴 했지만, 구기빈의 능력은 분명했다.구호민에게는 이 큰아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아주 조금은 남아 있었다.다만 이번 구기빈의 납치는 정말로 구호민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다.애초에 구호민은 그저 구기빈의 귀국을 늦추고, 이 기회에 큰아들에게 약간의 교훈을 줄 작정이었다.원래 본인이 정성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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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강이주는 응급실 앞에 서 있는 구희도의 모습만 봤다.다급한 발걸음으로 강이주가 다가갔다.“희라는 어떻게 됐어요?”고개를 들어 강이주를 본 구희도가 가볍게 인사하며 대답했다.“막내가 화가 너무 많이 치밀어서 기절한 거 같아요. 지금 검사를 받고 있어요.”원래 유만정도 함께 병원에 오려고 했었다.유만정은 딸인 구희라를 무척 아꼈다.그러나 구호민이 유만정을 따라가지 못하게 했고, 구희도만 구희라를 데리고 병원에 오게 했다.“화가 치밀어서 기절했다고요? 왜 그렇게까지 됐는데요?”강이주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혹시 기빈 씨 일 때문인가?’구희도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답했다.“막내가 형 일을 너무 걱정해서요.”그 한마디뿐이었다.그러나 강이주는 무의식적으로 뭔가를 캐치할 수 있었다.새파래진 얼굴로 강이주가 다시 물었다.“기빈 씨 쪽에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결국 강이주의 목소리에 떨리는 기색이 묻어났다. 분명 자기가 모르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구희라가 걱정 끝에 쓰러질 리 없었다.구희도는 말없이 강이주를 바라보았다.망설이고 있었다. 구기빈에 관한 일을 강이주에게 알려도 될지...사실 구희도는 강이주와 구기빈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강이주가 걱정하는 것도 당연했다.다만 아버지는 강이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듯했고, 형과 눈앞에 있는 여자의 관계를 인정하지도 않는 듯했다.그렇다 보니 구희도는 강이주를 믿어도 되는지 알 수 없었다.구희도의 망설임은 강이주 눈에는 오히려 일이 더 심각하다는 뜻처럼 보였다.새파래진 얼굴로 다급하게 강이주가 말했다.“저는 그저 기빈 씨가 어디에 있는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그렇게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그리고 제가 기빈 씨와 어떤 사이인지 생각해서라도, 실제 상황을 알려주세요. 정말 감사히 생각할게요.”강이주는 간절하면서도 진심이었다. 그 모습을 본 구희도는 한참 생각한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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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이건 구희도의 눈에도 이해 가능한 반응이었다.지금 강이주가 구기빈과 깊이 사귀고 있는 사이인 만큼, 걱정스러운 게 당연했다.구희도가 차분히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저는 줄곧 해외에 있어서, J시 쪽 사업이나 인맥에는 익숙지 않습니다. 그 질문에는 제가 대답하기 어렵습니다.”구희도의 잘생긴 얼굴에 멋쩍은 듯한 웃음이 어렸다.강이주는 할 말을 잃었다.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강이주가 천천히 시선을 거두며 답했다.“죄송해요. 제가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요.”“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구희도는 강이주에게 선의가 담긴 미소를 보냈다.강이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몸값은 얼마나 부족한데요?”지금 강이주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그 문제였다.구희도가 살짝 시선을 비끼면서 대답했다.“저희 집안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한꺼번에 그렇게 큰돈을 내는 건 이미 최선을 다한 겁니다.” “게다가 집안의 많은 사업은 형이 관리하고 있고, 권한도 형에게 몰려 있어서...”말을 잠시 멈췄다가, 한참 만에 다시 이어 갔다.“형이 없으니까, 처리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집에서도 계속 자금을 마련하려 애쓰고 있습니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엔 무력감이 약간 묻어 있었다.이에 강이주는 제안을 했다.“정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세요. 이런 일을 덮어 봐야 소용없어요. 그 사람들이야 결국 돈을 원하는 거니까, 주면 되잖아요.”“돈은 없어지면 다시 벌면 돼요. 그렇지만 사람이 잘못되면...”강이주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남은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한참 호흡을 가라앉힌 뒤, 강이주가 다시 말했다.“돈은 제가 어떻게든 도와서 모아 볼게요. 기빈 씨만 무사하다면요.” “가서 회장님께 좀 전해주세요. 만약 책임지지 않으실 거라면, 저는 이 일을 크게 만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거라고요.”“한 번 더 분명히 말씀드릴게요. 제 남자가 무사히 돌아오는 거, 그게 다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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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강이주는 구희도가 떠나는 방향을 힐끗 보았다.그가 멀어진 것을 확인한 뒤에야 구희라를 바라보았다.“너 때문에 나 정말 놀랐어.”구희라는 부드럽게 웃었다.“나 괜찮아. 예준 오빠한테 연락해서 내 상태 좀 더 안 좋아 보이게 해 달라고 해 줘. 나 입원해야 하거든.”사실 구희라의 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이렇게 꾸민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강이주는 곧바로 유예준에게 연락해서 구희라의 부탁을 전했다.유예준은 빠르게 입원 수속을 처리하고, 직접 병실까지 서류를 가져다주었다.강이주가 여전히 자기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걸 보고, 구희라가 몸을 일으켜 앉았다.“나 진짜 괜찮아. 그냥 집에 돌아가서 아빠 감시를 받고 싶지 않을 뿐이야.”“거기에 또 이렇게 한바탕 안 벌이면, 내가 어떻게 우리 큰오빠 소식을 너한테 정확히 전달해?”기절한 건 사실이었다.다만 구희라가 요 며칠 구기빈 걱정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데다, 저혈당이 와 있었을 뿐이었다.병원에 실려 오는 길에 구희라는 이미 깨어났다.응급실에 들어간 뒤 의사와 합을 맞춰 한바탕 연극을 한 것이었다.이 말을 듣고 강이주는 그제야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나 정말 너 때문에 죽는 줄 알았어. 앞으로 몸 가지고 장난치지 마. 나 그런 거 못 견뎌.”진짜로 걱정이 된 것이다.구희라가 헤헤 웃었다.“나도 어떻게든 그 집을 좀 벗어나야지. 너무 숨 막혀.”“걱정 마. 우리 큰오빠는...”강이주가 구희라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잘랐다.“나도 다 알아. 납치범들이 계속 몸값을 올리고 있고, 너희 집에서도 돈을 마련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거.”그 말이 끝나자마자, 구희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구희라는 원래 강이주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 오빠는 괜찮다고 말하려 했다.구기빈이 일을 당하면서부터 강이주는 줄곧 지친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다크서클이 너무 심해서 구희라조차 차마 똑바로 못 볼 정도였다.“작은오빠가 너한테 말한 거야?”구희라가 곧장 구희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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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강이주는 그때도 그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지금 구희라까지 이렇게 말하니, 강이주의 마음속 의문은 한층 더 커졌다.결국 강이주가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다.“알았어. 최대한 그럴게.”자기로선 최대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완전히 끼어들지 않는 건 불가능하니까.구기빈이든 구희라든, 두 사람 다 구씨 집안 사람이었다.한 사람은 자신의 남편이고, 한 사람은 자신의 시누이였다. 강이주가 어떻게 정말 완전히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절친의 대답을 듣고서야 구희라는 겨우 조금 마음을 놓았다.구희도도 곧 과일 몇 가지를 사 들고 돌아왔다.구희라가 진료기록부를 구희도에게 건넸다.“나 며칠 입원해야 하는데, 작은오빠가 옆에 있어 줄 수 있어?”구희라는 자신을 위해 과일을 고르고 씻으러 가려는 구희도를 기대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래.”구희도가 다정하게 동생을 보며 답했다.“내가 좀 있다가 아버지랑 어머니께 전화해서 상황을 말씀드릴게. 어머니가 너 무척 걱정하셔. 나한테 메시지 많이 보내셨어.”구희도가 자기 핸드폰에 와 있던 유만정의 메시지들을 구희라에게 보여 줬다.구희라는 그저 가볍게 웃었다.“내가 지금 엄마한테 괜찮다고 보낼게.”말을 마치고 구희라는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강이주도 원래는 구희라 곁에 남아 있으려고 했지만 결국 구희라가 돌려보냈다.구희라는 병원에 구희도가 같이 있으니, 강이주가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구희라가 강이주에게 말했다.“강중그룹도 지금 편한 상황이 아니잖아. 너는 네 일 보러 가. 우리 계속 연락하자.”“그래.”강이주는 결국 구희라의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구희도에게 인사한 뒤, 강이주는 그대로 병원을 떠났다.구희도는 강이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씻어 온 과일을 구희라에게 건넸다.“희라야, 방금 네가 말한 강중그룹이 편하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이야?”구희라는 일회용 용기에 담긴 과일을 먹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작은오빠는 전에 J시에 없어서 상황을 모를 거야. 내 친구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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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저녁. 구기빈이 해외에서 납치됐다는 소식이 갑작스레 J시 전역을 휩쓸었다.짧은 시간 안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강이주가 그 소식을 듣고 막기 위해 움직였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구기빈이 납치당한 영상까지 함께 유출됐다.영상 속 구기빈은 모자이크 처리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얼굴 전체가 그대로 카메라에 노출됐다.이는 이전에 구호민 측이 받은 영상이 아니었다.구기빈의 얼굴엔 상처가 가득했다. 한눈에 봐도 잔혹하게 두들겨 맞은 모양새였다.입고 있는 옷에도 핏자국이 한가득이었다.납치범이 구기빈의 머리채를 직접 잡아당겨서, 그 얼굴을 카메라 앞에 드러나게 했다. 구호민 측에 잔재주 부리지 말고 빨리 자금을 마련하라고 재촉하는 거였다.의자를 단번에 밀어내며 일어난 강이주는 곧장 사무실 밖으로 뛰쳐나갔다.이 영상은 분명 구호민 측만이 가지고 있는 영상이었다.‘이런 식으로 폭로되다니, 구호민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강이주는 반드시 구호민을 찾아가서 따져야 한다고 결심했다.일이 일단 커지면 구기빈의 안전에 매우 불리해질 거였다.구씨 저택으로 가는 길에 강이주는 구희라의 전화를 받았다.[이주야, 일단 너무 다급해하지 마. 내가 지금 바로 병원에서 출발할게. 예준 오빠도 같이 가 줄 거야.]구희라의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원래 구희라는 아픈 핑계로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던 차였는데, 이제는 들어가기 싫어도 들어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구계배와 이미수 쪽에도 이 소식이 전달됐다. 지금 기사를 시켜 아들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구희라의 말을 듣고 강이주가 차분하게 대답했다.“나도 갈게.”말을 마치고 강이주는 구희라가 뭐라 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핸드폰 전원을 꺼 버렸다.강이주가 구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구희라와 구계배 부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강이주는 미친 듯이 초인종을 눌렀다.이번에 구호민은 강이주를 들이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오히려 가사도우미에게 강이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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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구계배나 이미수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구씨 집안은 더 큰 혼란에 빠질 뿐이었다.그 방법은 남에게 손해를 입히면서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는 짓이었다. 구호민이 그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구호민의 이 한바탕 해명이... 강이주를 가까스로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마음속엔 여전히 의심이 남아 있긴 했지만, 강이주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흐트러진 감정을 다잡았다.바로 그때, 구희라와 유예준이 각각 구계배와 이미수를 부축하고 안으로 들어왔다.이미수는 눈가는 빨갛게 부어 있었다. 손으로 자꾸 눈물을 닦아 내며, 입으로는 끊임없이 구기빈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구계배는 그나마 좀 나은 상태였다. 표정이 단단히 굳어진 채,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아버지, 어머니.”“할아버지, 할머니.”구호민과 구희도가 두 사람에게 인사를 올렸다.구계배가 차갑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거야? 기빈이 어떻게 납치를 당해? 납치범이 몸값으로 얼마를 요구하는 거고?” “이런 큰일을 우리한텐 입도 뻥긋 안 하다니. 너희가 진짜로 우리 두 늙은이를 무시하고 있구나.”목소리엔 책망이 묻어 있었다. 구호민을 향한 눈빛엔 못마땅한 기색이 어렸다.아버지의 추궁 앞에서 구호민은 입을 닫는 쪽을 택했다.이를 본 구희도가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답을 보탰다.“할아버지, 저희도 일부러 숨기려고 한 건 아니에요. 형이...”“너한테 묻지 않았다.”구계배가 차갑게 구희도를 쓸어보았다.구희도의 표정이 굳어졌지만, 구계배의 시선에 결국 고개를 숙이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구계배는 다시 구호민을 돌아봤다.“애비가 답하거라. 몸값은 마련된 거야, 안 된 거야?”지금 구계배는 그 무엇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큰손자가 납치된 마당에, 가족이 움직이고는 있는지 그것만 알고 싶었다.구호민이 답을 올렸다.“다 마련이 됐습니다. 저쪽에서 이미 6000억을 가져갔는데, 또 5000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안 구하려고 그러는 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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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구희라의 제안은 구기빈도 모르는 사이에 사실상 회사에서 밀어내자는 말과 같았다.임시로 대리하는 자리라고 해도 문제였다. 구기빈이 정말 무사히 돌아온 뒤에도, 과연 다시 회사를 그대로 맡을 수 있을까?그 자리를 두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치열하게 다투는지 모를 리 없었다.구계배가 구희라를 향해 매섭게 노려봤다.“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금 기빈이 자리를 내려놓게 만들자는 거냐?”임시라고는 해도 그 제안은 충분히 황당했다.구계배가 어두운 눈빛으로 구희라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속을 꿰뚫어 보려는 시선이었다.그리고 본인이 이 손녀를 좀 얕봤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큰손자가 사고를 당하자마자, 손녀의 야망이 곧장 드러난 건가?구희라가 두려움 한 점 없는 표정으로 구계배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 냈다. 또박또박 반박했다.“할아버지, 저는 제 제안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 집안을 통틀어 봐도, 능력 있는 사람이 큰오빠 한 명뿐인 건 아니잖아요.”“작은오빠도 가능하다고 봐요. 저도 가능하고요. 우리 둘의 능력이 큰오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큰오빠가 걱정돼요. 그래도 지금은 회사도 똑같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구희라는 허리를 곧게 펴고 당당하게 반박했다.그 말에 구계배는 거의 분노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강이주와 유예준까지조차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구희라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마치 구희라라는 사람을 완전히 처음 보는 사람인 듯한 표정이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구기빈이 사고를 당한 마당에, 구희라가 떠올린 게 자기 친오빠를 대신해서 회사 운영을 안정시킬 새로운 책임자를 임명하자니...그건 사실상 배신이나 다름없었다.유예준이 다가가 구희라를 자기 곁으로 끌어당기려고 했다. 더 이상 헛소리 말라고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었다.하지만 유예준이 손을 뻗기도 전에 구희라가 먼저 그 손을 뿌리쳤다.“예준 오빠, 내가 잘못 말한 거 없어. 나도 오빠가 우리 큰오빠랑 가까운 건 알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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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물론 네가 곤란하면 어쩔 수 없고. 하긴, 아무리 좋아해도 결국 우리 큰오빠가 납치당한 일 앞에서는 무너질 수 있는 거니까.”구희라는 말을 마치고 자조하듯 웃었다.올라간 입꼬리, 비웃는 표정. 강이주의 눈에 그 모습은 마치 날카로운 칼이 되어 자신의 가슴팍을 후벼 파듯이 박혔다.구희라의 시선을 마주하면서 강이주의 목구멍에는 쓴 기운이 가득 차올랐다.한참 만에 강이주가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 내 쪽에서도 방법을 찾아볼게.”그 대답을 듣고 나서야 구희라는 겨우 희미한 웃음을 보였다.“그럼 최대한 빨리 부탁할게. 몸값이 빨리 모일수록 우리 큰오빠도 더 빨리 안전해지고, 더 빨리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 부탁해.”뒤로 갈수록 구희라의 태도는 그나마 좀 누그러져 있었다.강이주가 미처 말을 보태기 전에, 구희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아직 여기 서서 뭐 해? 빨리 가서 돈 마련해야지. 네가 큰오빠한테 진심이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하잖아.”기왕에 몸값 모으는 걸 돕겠다고 대답한 마당에, 여기 남아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는 거였다.그럴 시간이 있으면, 최단 시간에 그 몸값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는 게 낫다는 의미였다.강이주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알았어. 그럼 나는 먼저 갈게. 연락 기다려.”말을 마친 강이주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이를 본 유예준이 다급히 그 뒤를 따랐다.“제수씨, 같이 가요.”이어지는 일이 구씨 집안의 일이라고 한다면, 유예준도 자리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거였다.결국 유예준은 강이주의 뒤를 따라 함께 자리를 떴다.강이주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구희라는 단단히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구계배는 분노로 얼굴이 거의 시퍼렇게 변해 있었다. 구계배와 이미수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그저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왜들 그렇게 절 보고 계세요?”구희라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제 말이 틀린 것도 없잖아요. 설마 제 의견이 만족스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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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강이주의 뒤를 따라가던 유예준이 강이주의 뒷모습을 보며 망설였다.“제수씨.”고민 끝에 유예준이 결국 그녀를 불렀다.부름을 들은 강이주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유 대표님.”유예준이 빠른 걸음으로 강이주 앞에 다가와, 머리를 한 번 긁적였다.“희라는 그저 기빈이 너무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기빈이 어릴 적부터 동생을 늘 챙겨 줬으니까요. 희라가 한 말 마음에 두지 마세요.”솔직히 유예준 본인도 강이주를 향한 구희라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놀란 상태였다.너무 빠르게 바뀌어서 사람을 많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구희라와 강이주의 우정을 떠올린 유예준은 강이주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됐다.강이주는 유예준을 바라보면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대답했다.“알아요. 이해해요. 희라 말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에요. 제가 힘을 못 보탰으니 돈이라도 좀 보태야지요.”전에는 자기도 그저 걱정만 하고 있었던 거였다.유예준이 말하다 멈췄다.“사실... 그 돈, 제수씨가 내실 일도 아니에요. 제 쪽에서 좀 마련해서...”“유 대표님, 이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말을 다 끝마치기 전에 강이주가 유예준의 말을 잘랐다.“당분간은 끼어들지 마세요.”구씨 집안의 지금 상황으로 봐선, 몸값을 다 보낸다 한들 일이 깨끗하게 정리될 분위기가 아니었다.강이주는 느낄 수 있었다. 유예준도 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분명 알아차렸을 거라고 믿었다.유예준이 잠시 놀라움을 담은 시선으로 강이주를 봤다.본인은 분명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이니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했다.놀라움이 담긴 그 시선을 마주하면서 강이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돈은 제가 마련할 거예요. 만약 구씨 집안에서 끝까지 아무도 가지 않겠다면, 제가 돈을 들고 직접 가서 기빈 씨를 데려올 거예요.”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강이주가 돈을 들고 직접 해외로 가서 사람을 찾겠다는 말을 듣자, 유예준은 다급히 따라붙었다.“저도 같이 갈게요.”“안 돼요.”강이주가 생각할 것도 없이 거절했다.“이쪽에 기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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