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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붉빛미르: Kabanata 151 - Kabanata 160

196 Kabanata

나뉘어진 인연 (4)

“뭐, 뭐요?”깜짝 놀란 천우가 더듬거리며 어버버- 입을 놀렸다.“방금 천우라고 했소? 맞소?”“천우……. 천우야…….”“어찌 내 이름을……. 내 이름을 어찌 아시오?”천우가 뒷목에 소름이 돋는 것을 참고 물었다.“누구시오? 나를 어찌 아시오?”“…….”“일단 일으키겠소. 어깨 잡을테니 놀라지 마시오.”천우는 천천히 손을 뻗어 사내의 어깨를 붙들었다.거적때기나 다름없는 의복 아래로 만져지는 골격에는 뼈만 남아있었다.스윽-천우의 손이 조심스럽게 사내를 잡아올렸다.이리의 꼬리처럼 헝클어진 머리칼 속에 감겨있던 얼굴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아…….”너무 놀란 나머지 제대로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식은땀이 솟아올랐다.“아버…….님…….?”천우의 입이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냈다.너무나 깡마르고 지친 몰골이었지만 틀림없었다.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백사성. 백사성이었다.천우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아버지. 백사성이었다.“아, 아버님…….?”“으으…….”“아버님……. 아버님…….? 괘, 괜찮으십니까…….? 저……. 저 알아보시겠습니까?”천우는 백사성을 하염없이 부르며 거의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중얼거렸다.천우의 무릎을 베고 누운 백사성은 가쁜 숨을 내쉬며 꼭 감은 눈꺼풀을 부르르 떨었다.“아버님……. 아버님…….?”“……. 천우…….”“네, 아버님. 저 여기 있습니다. 천우……. 천우입니다. 제 말, 제 말 들리십니까…….?”가슴이 너무 세게 뛰어 갈빗대가 아플 지경이었다.입과 머리가 모두 부조화를 일으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했다.그때, 백사성이 천천히 눈을 떴다.눈을 뜬 것이라기 보단, 눈꺼풀이 힘없이 열린 것에 더 가까웠다.“천…….우…….”백사성이 천천히 천우를 불렀다.“네, 네! 아버님!”천우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백사성을 내려다보았다.목구멍 속에서 울컥- 뜨거운 것이 차올랐다.“저, 저 알아보시겠습니까? 접니다! 천우……. 천우요!”“어찌……. 어찌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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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뉘어진 인연 (5)

타오르는 분노를 삭이는데, 백사성을 붙잡은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네.” 백사성이 조용히 대답했다. “대화재를 일으켜……. 물빛미르를 끌어내겠다는 그 참람한 생각을……. 저는 무모하게라도 막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붉빛미르……. 내 이걸 당장…….”“그리고, 지운 영감도 거기 동참하였다는……. 실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도…….”“지, 지운 영감이라 하셨습니까?” 천우가 놀람과 당혹이 뒤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백사성은 힘이 없는지 축 늘어진 고개만 간신히 주억거릴 뿐이었다. 뚝- 뭔가 안에서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잠시만 여기 계십시오.” 천우가 살며시 백사성을 거기 눕히고 일어섰다. “어, 어딜 가십…….” 백사성이 뒤에서 부르는 소리도 무시하고 문가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리고 왈칵-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거기에는 어리와 지운이 서로 마주본 채 뭔가 굳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앗…….” 지운이 천우를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물빛……. 저기…….”“영감.” 천우는 차갑게 지운을 부르며 그쪽으로 다가갔다.발자국 하나하나마다 격류가 흐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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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뉘어진 인연 (7)

“내가 누워있는 곳이 땅인지 하늘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고 천지분간이 희미해지게 됩니다. 몽롱해지는 거죠. 그러다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지 못해 있는 말, 없는 말 다 쏟아내게 됩니다.”“술에 취하는 것처럼 말이오?”“그것보다는 아팠을 겁니다. 백사성은 제정신을 유지하려고 끝까지 버티더군요.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과연 물빛미르를 가장 가까이에서 모셨던 사람다워요.”“가해자가 오히려 감탄하는 지경이라니. 말하는 바에 참으로 어폐가 있소.” 천우가 어리를 보고 가증스럽다는 듯 입가를 씰룩였다. 본인이 해쳐놓고 잘 버틴다며 가상해하는 꼴이라니. 기가 차서 말조차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지운이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의 말이 이어졌다. “저 또한 백사성을 놓고서는 물빛께 드릴 말이 없습니다. 저 사람을 미끼로 물빛을 끌어내려 했고,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니까요. 낚시 바늘에 걸린 꿴 것처럼.”“남일 얘기하듯 말하지 마시오.” 천우가 더욱 성이 난 채로 으르렁거렸다. “내 힘이 모자랄지언정, 붉빛미르 당신에게서 아버님은 반드시 모시고 나갈 것이니까. 명줄이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오.”“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빛.”“지금 말장난하자는 거요?”“사실을 전해드리는 겁니다.” 어리가 조금 상기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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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뉘어진 인연 (8)

코앞에서 불을 들이미는데, 절로 속이 울컥 치밀었다.천우 또한 지지 않고 손에 물덩이를 소환했다.물과 불이 강력하게 맞붙으려는 그 공기에, 산맥이 전율하며 웅웅- 귀가 먹먹한 소리를 냈다.힐끔-어리가 문득 천우의 물덩이를 흘겨보더니 살며시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확실히.”어리가 가상하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나날이 권능을 터득하고 계시네요. 물의 기운이 더 정교하고 강해졌어요. 저조차도 이제 쉬운 승리를 장담하지 못할만큼.”“아부를 떤다고 해서 내가 받아들이리라 착각한다면 오산이오.”“아부라니요. 순수한 감탄일 뿐이죠. 이래서 너무 급격하게 성장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니까.”“나는 한낱 강아지 따위가 아니오. 적어도 호랑이 콧잔등 정도는 할퀼 수 있는 표범이라도 되겠지.”“그건 두고 봐야지요.”논쟁이 즐거운 듯 어리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그런 어리와 대치중인 천우의 머릿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곤란하다.’아닌 게 아니라, 확실히 붉빛미르를 상대로 싸우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깡마른 벌판도 아니고, 흐르는 물에 싱싱한 초목까지 무성하여 지금까지 싸웠던 어느 곳보다도 수분이 풍부한, 유리한 곳이었지만 여전히 붉빛미르는 강대한 상대였다.‘전력을 다한다면 나 혼자 빠져나가는 것쯤이야 가능하겠지만…….’천우는 저쪽에서 끙끙 앓고 있는 백사성을 흘깃거렸다.기우사인 지운이야 어떻게든 몸을 빼낼 수 있다고 쳐도, 반송장이나 다름없는 백사성이 미르의 싸움에 휘말린다면 그 결과는 뻔했다.어리 또한 이를 알기에 거침없이 천우를 도발하는 것이리라.‘뻔뻔하고 야비해.’눈앞에서 헤실거리고 있는 이 여인이 가증스러웠다.이런 존재가 어찌 조선 땅 전체를 불바다로 밀어넣을 수 있는 미르라고 할 수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뭐, 확실히.”어리의 말이 이어졌다.“개보다는 조금 낫겠네요.”“조롱하는군.”“개는 불을 보면 피하죠. 사람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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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3)

“어명을 받들겠습니다.”옆에 서 있던 장영실이 허리를 수그리며 대답했다.그렇지만 그리 말하는 표정 또한 밝지만은 않았다.“그래도 마음이 못내 아픕니다.”일어나고 난 장영실이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지운 권사께서도 천문과 수학에 밝으셨던 분인지라. 몇 번 뵙기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었던 기억이 나니 말입니다.”“영실아. 나 또한 그러하다.”이도가 풀죽은 투로 대답했다.“어쩌다 권사가 붉빛미르와 뜻을 함께 하기로 했는지……. 뒷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다.”“드릴 말씀이 없나이다. 전하.”“그렇다고 내가 뭘 어찌하겠느냐? 나는 미르들처럼 날아갈 수도 없고, 물빛처럼 물을 다루지도, 붉빛미르처럼 불벼락을 내리지도 못한다. 권사처럼 비 오기를 바랄 수도 없다. 권사 또한 나와는 다른 결을 걷는 사람이니, 본인만의 신념이 있을 터. 나는 그 뜻을 존중할 것이다. 부딪히고 상하는 것은 나중에 생각할 따름이다.”이도의 한숨이 땅이 꺼져라 울렸다.단 한번만으로 모든 미련을 털어내려는 듯 깊은 한숨이었다.“물빛.”이도는 다시금 냉철해진 모습이었다.“네. 전하.”“붉빛미르가 말하기를, 그대를 밖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했으니 백사성의 미끼로서의 역할이 소진되었다고 했습니다. 맞습니까?”“틀림없이 그리 말하였습니다. 전하.”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도의 고개가 살짝 갸우뚱- 기울여졌다.“꽤 요상한 사고방식입니다.”“무슨 말씀이신지?”“붉빛미르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인명도, 가옥도 불태우고도 남는 사악한 영입니다. 기우사들을 몰살시킨 것만 봐도 알지요. 그런데 이미 자기 수중에 떨어진 백사성을 놓아준다?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아버님을 붙잡아 고신한 이유가 물빛미르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으니…….”“그렇다면 더더욱 말이 안 됩니다.”이도가 단호하게 말했다.“붉빛미르가 왜 권사까지 끌어들여 천문 연구를 막으려 드는 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이도는 천우와 장영실일 돌아보며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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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4)

“그렇습니다.” 이도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빛과 함께 칼부림을 했던, 그 곰보 놈 때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붉빛미르가 곰보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찾아왔다고. 그리고 곰보는 의식이 없어진 채로 조종당하고 있었지요. 혹여 붉빛미르가 백사성을 이용해 그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의 목소리라도 수집하는 것이라면요? 그럴 목적으로 일부러 놓아버린 것이라면?”“권사가 우연히 아버님을 구조하여 이곳으로 데려왔다고 허언을 한다면 믿지 않을 사람이 없을 테니…….”“내의원으로 백사성을 데려가는 동안에, 이미 우리끼리 다급한대로 몇몇 대화를 나누었지요. 어떻게 된 것이냐. 영실이와 내가 어찌 향원정에 있었던 것이냐 등등 말입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난 이도가 문득 장영실을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영실아.”“네. 전하.”“네가 이미 붉빛미르에 노출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장영실이 반쯤 입을 벌린 채로 그대로 굳어버렸다. 용이 너를 노리고 있다.그 공포를 견딜 수 있는 인간이 세상에 몇이나 있으랴. “권사조차도 역법 연구의 총결산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도가 가라앉은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지금으로서는 영실이가 맡은 임무를 알고 있는 사람이 단 셋뿐입니다. 물빛미르, 나, 그리고 함께 왔던 이포교. 이렇게 3명이지요. 대부분의 관리들은 영실이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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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5)

“미치지 않고서는.”장영실은 군왕의 타박에도 아무렇지 않은 기색이었다.“기계 만들고 역법 연구하고 이런 일 못하옵니다. 전하. 몸은 힘들지, 머리는 복잡하지, 다리는 붓지, 녹봉은 많이 안 늘지…….”“이놈아. 업무 추진하라고 이것저것 안겨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이도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빽- 소리쳤다.긴장이 풀린 투였다.군왕과 신하가 아닌, 오래 알고 지낸 동무 같은 모습이었다.“그렇게.”장영실이 조금 웃음기가 가신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전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와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역법 연구는 성공해야 하옵니다. 전하. 절대로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아니 되옵니다.”“영실아…….”“조선의 앞날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사안이옵니다. 전하. 일개 별좌 따위의 목숨을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아닌 줄로 아뢰옵니다.”“영실이 네가 해를 입어도 연구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부정하지는 않겠사옵니다, 전하.”장영실이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오나, 소인과 지금까지 함께 일해 온 학자들, 기술자들도 충분히 우수하옵니다. 조선을 더 윤택하게 빛낼 수 있는 인재들입니다. 또한 전하께서 인재 양성에 아낌이 없으시니 훗날에는 반드시 소인 버금가는, 소인을 뛰어넘는 그런 훌륭한 학사들이 틀림없이 나타날 것입니다. 소인은 뒤에 따라올 그들 인재들을 위해 한발 앞서 길을 닦아놓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천문을, 조선의 시간을 찾아줄 그런 길을 말입니다.”“…….”“그러니 주저하지 마시옵소서. 부디 이 조선을 위해.”“그러다……. 그러다 네가 죽는단 말이다…….”이도가 탁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공포와 죽음을 각오한 충직한 수하 앞에서, 선한 국왕의 목이 멘 것 같았다.“붉빛미르는…….”장영실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해답을 낼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제가……. 어떻게든 피해보겠습니다.”“도와드리겠습니다.”천우가 나섰다.이도와 장영실이 모두 천우를 돌아보았다.“제가 별좌를 보호하겠습니다. 천문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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