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이낭은 영리한 여인이었기에, 소설아가 당부한 바를 모두 알아듣고는 그 후로는 조용히 지냈다.소설아의 정성 어린 보살핌 아래, 꽃 내기에서 얻었던 난초 꽃몽우리가 마침내 꽃을 피웠다.이제 귀의를 찾아갈 때였다. 낭야산 깊은 곳에 은거하는 귀의는 경성에서 마차로 꼬박 하루가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지난 생에 그녀는 단이를 데리고 표사들을 고용해 산속을 헤매며 숱한 고생을 했었다.이번 생에는 소명남과 소명풍 형제를 불렀다. 세 사람은 주루에서 만나기로 했다.마차가 주루 앞에 도착하자, 입구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던 소명풍이 보였다. 그는 마치 망아지처럼 마차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와, 소설아가 내릴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주겠다고 나섰다."설아야! 그동안 집엔 왜 한 번도 안 왔느냐?" 소명풍이 투덜댔다. "정말 보고 싶었단다. 어머니께 사람을 보내 전언이라도 하려 했더니, 후작 부인에게 미움받을까 봐 못 하게 하셨단다."소설아는 그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마차에서 내렸다.그런데 소명풍의 손을 잡는 순간,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이 들었다. 익숙하면서도 음산하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시선이었다. 찰나라도 더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가는 당장이라도 끔찍한 일이 닥칠 것만 같았다. 소설아는 급히 손을 떼고는 마차 문틀을 잡았다."설아야, 무슨 일로 나와 둘째 형님을 따로 부른 것이냐?""들어가서 말해줄게."주루 안으로 들어섰지만,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그 불길한 느낌은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짙어졌다.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낯익은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명남이 소설아를 보자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설아야, 왔느냐."소설아가 앞서 나가 예를 갖추었다. "둘째 오라버니, 안녕하셨어요."그때, 앞쪽 방 문이 열리며 소명천이 밖으로 나왔다. 이곳에서 마주칠 줄 몰랐던 소명천을 본 소설아가 담담하게 불렀다."둘째 도련님도 계셨군요."'둘째 도련님?' 소명천의 미간이 구겨지며 가슴 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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