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리버파크에서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리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던 그 시각, 강도진은 본가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고 성북동 저택으로 향했다. 가라앉은 가문의 공기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무겁고 서늘했다.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어둠 속에 앉아 있던 부친 강수한 회장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쨍그랑―!“이 한심한 놈아!”도진이 미처 고개를 숙이기도 전에, 강 회장이 마시던 묵직한 찻잔이 도진의 구두 앞코를 때리며 요란하게 박살 났다. 뜨거운 찻물과 사방으로 튄 도자기 파편이 도진의 바지깃을 적셨지만, 도진은 감히 움직이지도 못한 채 굳어버렸다.“아버님, 갑자기 무슨…….”“네놈이 눈이 멀어 내쫓은 그 이지수가, 오닉스 가문의 유일한 직계 딸이라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만들어!”벽력을 지르는 강 회장의 음성에 도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옆에 서 있던 모친 김미자 역시 속이 터진다는 듯 가슴을 쥐어짜며 도진을 매섭게 쏘아보았다. 수진의 뱃속에 든 핏줄 하나 때문에, 지수가 가진 ‘오닉스’라는 거대한 배경을 제 손으로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아들의 둔함에 실망감이 극에 달한 얼굴이었다.부모의 서슬 퍼런 추궁을 전신으로 받으며, 도진은 그제야 이지수의 뒤에 도대체 무엇이 숨어 있었는지 정확하게 직시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거대한 폭풍을 만난 듯 어지럽게 뒤엉켰다.천재 디자이너 ‘Z’, K국 물류의 핵심을 쥐고 있는 ‘오닉스’, 그리고 오닉스의 자회사이자 CB 주얼리 라인의 원석 공급을 책임지던 글로벌 원석사 ‘아스테리아’까지. 그동안 자신이 CB를 이끌며 당연하게 누려왔던 거대한 인프라와 특권들이, 사실은 강도진 본인의 능력이 아닌 이지수가 뒤에서 베풀어준 호의였다는 잔인한 현실이 뼈아프게 맞춰졌다.동시에, 도진의 눈동자가 기괴하게 번뜩였다.최근 오닉스를 통해 들어오던 물류가 각국의 세관 통과에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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