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다은의 지시에 김나리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들었다.김나리는 특유의 능숙하고도 은밀한 화법으로 사모님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남편분들이 그룹의 실권을 쥐게 될 역사적인 날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축하연'이 준비되어 있다고 속삭였다.극심한 금단 현상에 시달리며 당장이라도 최무진이 약속한 그 무한한 앰플을 갈구하던 부인들에게, 오늘 남편들의 거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는 소식과 본사로 모이라는 전갈은 불나방을 뛰어들게 만드는 완벽한 유혹이었다."제 발로 도살장에 걸어 들어오게 생겼군요."창밖을 내려다보던 진아린이 차갑게 조소했다.한이결이 쳐놓은 거미줄은 이미 대기업의 심장부를 완벽하게 포위하고 있었다."서 이사장, 더 이상 변명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있지도 않은 신약 타령을 하며 이사회의 눈을 가릴 작정입니까!"대회의실의 공기는 이미 서희진을 물어뜯기 위해 혈안이 된 이사들의 거친 질타로 터질 듯 팽팽했다.이사회 의장인 송 이사가 책상을 강하게 내리치며 사퇴를 압박하자, 서희진은 짐짓 억울하고 절박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여러분,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KM 바이오에서 진행 중인 신약만 완벽하게 개발되면, 우리 그룹 전체를 살려내고도 남을 막대한 부가 창출될 겁니다! 지금 최무진 소장의 지휘 아래 임상 실험이 막바지에 이르렀단 말입니다!"서희진이 피를 토하듯 역설했지만, 이미 최무진과 뒤로 철저하게 말을 맞춘 이사들의 입가에는 조롱 섞인 냉소가 번졌다.송 이사가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며 반박했다."그놈의 신약! 하지만 우리가 듣기로는, 지금 서 이사장님의 꽉 막힌 경영 체계와 형편없는 지원으로는 그 훌륭한 신약 개발이 영원히 불가능하다던데요. 이사들의 의견을 모아, 이 자리에서 직접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KM 바이오의 최무진 소장을 소환했습니다."송 이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회의실 문이 열리고, 대기하고 있던 최무진 소장이 안으로 들어섰다.서희진의 등 뒤에 칼을 꽂으러 들어온 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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