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정귀인과 정경부인은 초조하게 앉아 있었다.“어머니, 잘 되겠지요?”“너무 염려 마세요. 마마. 이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저 운명에 맡겨야지요.”일을 그르치면, 죽기를 각오해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실행에 옮겼다.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삶에, 도박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막상, 일이 진행되고 나니 두려움과 불안함에 사지가 벌벌 떨렸다.하지만 이대로 살다 죽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중전만 없으면, 그러면 이제 전하는 자만의 것이 아닌가.가는 눈에 입술이 휘어졌다.그러나 그것은 그녀만의 착각이었고, 헛된 야망이었다.귀인의 처소밖 시끄러웠다.“귀인을 당장 끌어내라!”그 소리에 정경부인이 밖으로 달려 나갔다.그리고 그녀가 떠난 자리에 감찰궁녀들과 중궁전의 김상궁이 들이닥쳤다.‘결국, 이리되는 것인가.’정귀인은 눈을 질끈 감았다.중전은 가누기 조차 힘든 몸을 이끌고 추국장으로 가고 있다.눈엣가시 같던 귀인이었다.태도는 오만방자했으며, 상전에 대한 예의는 없었다.하지만, 주상으로부터 냉대받는 그의 처지가 가련하여 딱히 그녀를 몰아붙이지 않았었다.그런데 결국, 이런 식으로 자신과 용종의 목숨까지 해하려 들다니.‘결국, 네가 일을 그르치는구나.’중전은 추국장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벌써 추국장은 정귀인의 발악으로 시끄러웠다.“놔라! 놔! 이것들!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손을 대는 것이야!”중전은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가 내려다 보이는 의자에 앉았다.제 아래, 무릎을 꿇은 정귀인이 있었고, 그 뒤로는 기미상궁과 타락죽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중전은 한동안 말없이 정귀인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그리도 고고하던 그녀가 중전의 앞에 서니, 몸을 휘청이며 떨리고 있었다.정귀인은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그녀는 이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굴렸다.중전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정귀인! 자네가 어미를 시켜 나와 용종을 해하려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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