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소로 돌아온 겸은 질끈 눈을 감았다.연화가 떠난 이후, 그녀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무언가를 했다.하지만 이따금,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거나 눈앞이 흐려지기도 했다.그의 영원한 비밀이 되기 위해 떠난 그녀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무겁고 심란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홀가분한 생각도 들었다.중전과 연화,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이 엄청난 비밀을 혼자 짊어지고 버텨야 했던 그 감옥 같은 시간 속에서비로소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조금 생겼기 때문이다.그리고 연화.억지로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연화가 다시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자, 겸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연화가, 보고 싶다.’분노로 눈이 멀어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없이 연화를 떠나보냈던 그는 그녀를 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지만,결국 아무런 소용없었다.시간이 지나 분노가 사그라들자, 남은 것은 오로지 연화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 후회뿐이었다.애써 누그려고 했던 그리움이 사무쳐, 그녀를 보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었다.연화를 보러 가자.겸은 상선을 불러 명했다.“홍양을 데려오라.”홍양은 갑작스러운 왕의 부름을 받고 대전으로 가고 있다.그는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단순, 군신의 관계로 그를 부른 것은 아니라는 것을.자신의 주군이자, 하나밖에 없는 딸의 정인이라.만약, 연화가 서녀가 아니었다면, 둘 사이에 신분의 차이가 없었다면 연화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중전의 자리까지도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홍양은 머리를 흔들었다. 가당치도 않은 상상 따위를 해서 무엇하랴.머리를 비우고, 발걸음에 속도를 높였다.홍양이 대전에 도착했다.그저 고귀한 분이라 생각했던 그가, 훤칠한 청년으로 보였다.연화와 나란히 서 있었으면, 얼마나 아름다운 한쌍이었을까.“어서 오시오, 홍 판서 대감. 여쭤볼 것이 있어 급히 모셨습니다.”“말씀하시옵소서, 전하.”“대감. 아니, 스승님. 연화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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