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드득, 뽀드득.눈이 눌리며 내는 소리가 고요한 호수 위에 또렷이 울렸다.발밑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에 라리엘의 얼굴에 다시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그녀는 아르덴과 보폭을 맞추어 한 걸음씩 걸으며, 자신들의 발밑 뒤편으로 나란히, 그리고 선명하게 남겨지는 두 줄의 발자국을 신기한 듯 내려다보았다.“봐봐, 아르덴. 우리 발자국이 꼭 길처럼 이어져 있어.”하얀 눈 위에 깊게 찍힌 두 줄의 흔적은, 처음 출발할 때는 서로 어색하게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걸음이 거듭될수록 점점 자연스럽게 간격을 좁히며 결국에는 하나의 다정한 선처럼 나란히 이어지고 있었다.라리엘은 그것이 괜히 의미심장하게 느껴져, 눈을 반짝이며 아르덴의 옆얼굴을 살폈다.그러나 가만히 발자국을 응시하던 아르덴의 입에서 무심한 듯 툭 던져진 한마디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누군가 도망간 흔적 같지 않아?”라리엘은 곧바로 그를 올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에이, 그게 뭐야. 분위기 깨지게 도망이라니, 그건 너무하잖아.”라리엘은 일부러 그의 발자국 위를 밟아 보기도 하고, 옆으로 삐뚤게 벗어나며 새로운 자국을 남기기도 했다.아르덴 역시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두 사람만의 선명한 흔적이 하얀 설원 위에 새겨지는 것을 지켜보았다.뽀드득거리는 눈 밟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어느새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정자 앞에 다다랐다.눈밭 속에 떠 있는 듯한 그 정자는 현실이라기보다 신기루에 가까워 보였다. 기둥마다 매달린 고드름이 빛을 받아 수정처럼 반짝였다.라리엘은 정자 안으로 들어서며 숨을 작게 들이켰다.“와… 사방이 활짝 트였네. 여기서 보니까 숲이 훨씬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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