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몇 명이 성큼 앞으로 나서더니 거친 손길로 강채안을 탁자 위에 눌러 결박했다.“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늙은 태의가 단검을 치켜들었다. 이윽고 서슬 퍼런 칼끝이 강채안의 심장 부근에 천천히 닿았다.푹!살점을 가르는 날카로운 감촉과 함께, 울컥 뿜어져 나온 뜨거운 선혈이 은대접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강채안은 터져 나오는 비명을 삼키려 입술을 가차 없이 깨물었다.뚝.똑.한 사발, 두 사발, 세 사발...시야가 서서히 흐려졌다.귓가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만이 이명처럼 끈질기게 맴돌았다.네 사발째 피를 모두 받아내었을 때, 강채안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어둠 속으로 곤두박질쳤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자신의 거처에 짐짝처럼 내던져져 있었다.가슴팍의 상처를 돌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검붉게 굳어버린 피딱지가 옷자락과 생살을 한데 짓이겨 붙여놓은 탓에, 숨을 들이쉴 때마다 뼈를 깎아내는 듯한 극통이 온몸을 엄습했다.강채안은 이를 악물고 상처에 엉겨 붙은 옷 조각을 한 뼘씩 뜯어내기 시작했다. 천이 생살에서 떨어져 나올 때마다, 둔탁한 칼로 심장을 후벼 파내는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차가운 식은땀이 이불을 축축하게 적셨으나 그녀에게는 신음 한 자락 내뱉을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간신히 상처를 추스른 강채안은 이내 혼탁한 의식 속으로 깊이 가라앉았다.꿈속에서 그녀는 굶주림이 사납게 몰아치던 일곱 살 그해로 돌아가 있었다. 얼어붙은 설산 위에서 어린 여동생의 손을 꼭 쥔 채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던, 그 까마득한 겨울로.쾅!방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소지환이 폭풍처럼 들이닥쳤다.“강채안!”그가 침상 위의 강채안을 거칠게 움켜잡아 일으켜 세웠다.“내가 출정하기 전, 서하를 극진히 보살피라 그리도 단단히 이르지 않았더냐! 네년이 감히 저 아이를 겁박하여 내 탕약에 쓸 심두혈을 억지로 내놓게 하였단 말이냐?”억세게 잡아채인 탓에 가슴의 상처가 터져 나갔다. 극통이 번개처럼 온몸을 훑었으나, 강채안은 그저 묵묵히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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