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오지 않았다니?’소정연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오라버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저를 제일 좋아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아니면 누구라는 겁니까? 그동안 저한테…”“그동안 내가 너한테 잘해줬다고 말하려는 게냐?”소정연을 바라보는 엄종호의 눈빛이 무척 차가웠다.엄종호의 말에 사람들이 그에게 눈길을 돌렸다.진왕이 소씨 집안 둘째 아씨를 좋아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그렇지 않고서는 소정연에게 그토록 잘해줬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엄종호가 하찮다는 듯 소정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버지 처소를 청소해 줄 하녀가 필요했는데 네가 아주 적당한 것 같아서 그랬다.”그 말을 들은 소정연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뭐?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엄종호, 너 미쳤어? 나 소씨 집안 아씨야, 그런데 하녀라니!”“무엄하다! 어디 감히 전하께!”소정연의 말에 호위무사가 호통치며 그녀의 뺨을 내려쳤고 소정연의 얼굴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그 순간, 소정연은 당황했다.“오라버니, 이러지 마십시오.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전에 저를 제일 좋아해 주지 않으셨습니까?”“아버지, 어머니. 무슨 말이라도 좀 해주십시오!”소정연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부모님을 바라봤다.그리고 소정연의 아버지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앞으로 나서려던 찰나, 엄종호가 다시 냉랭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소씨 집안에서 진왕부의 은혜를 받을 마음이 없나보구나.”그 말을 들은 순간, 소정연 아버지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눈앞의 이는 진왕이었다. 소정연의 아버지가 건드릴 수 있는 이가 아니었다. 여식 하나를 위해서 진왕부 전체의 미움을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소정연 아버지의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었다.“아닙니다!”소정연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버려졌다는 생각에 자기 아버지의 옷깃을 꽉 붙잡고 말했다.“아버지,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아버지께서 제일 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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