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그자는 기나긴 선물 목록을 꺼내 들었다.“도자기 한 쌍, 금 접시 한 쌍, 밭 천 이랑, 소금 점포 열 곳, 비단 점포 열 곳…”“세상에, 진왕 전하께서 제대로 준비하셨네.”“며칠 전에 진왕 전하께서 소정연을 데리러 가기 위해 자기 가마까지 보냈다고 들었는데 오늘 또 이렇게 많은 선물까지 가지고 온 걸 보면 정말 소씨 집안 둘째 아씨를 좋아하나 보네.”“소정연이 이제 복 누릴 날만 남았구나.”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하지만 그들이 더 궁금한 건 소원영이 더 아름답고 적녀 출신인데 진왕이 왜 하필 소정연을 좋아하냐는 거였다.소원영은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곤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소정연이 소원영의 손목을 잡더니 웃으며 말했다.“언니, 어찌 그리 급하게 가려는 겁니까?”“놔라.”소원영이 차갑게 말하자 소정연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웃어 보였다.“소원영, 너는 이제 곧 이성진 그 환관이랑 혼인할 거고 나는 진왕비가 될 몸이야. 어디서 많이 본 상황 같지 않아? 너랑 네 어미는 똑같아. 결국 우리 모녀의 디딤돌일 뿐이야.”소정연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이 들고 있던 술잔을 기울여 술을 자신의 몸에 부었다.“언니!”곧이어 소정연이 소리를 지르더니 눈물을 떨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엄종호가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다.“둘째 아씨, 괜찮으십니까?”“저는 괜찮습니다… 언니 탓을 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못해서 언니 심기를 거스른 겁니다.”소정연이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뚝뚝 떨궜다.그러자 엄종호가 날카로운 눈으로 분노를 억누르며 소원영을 쏘아봤다.“큰 아씨!” 소원영은 눈물을 떨구는 소정연을 보다 다시 자신을 탓하는 눈빛을 한 사람들을 바라봤다.‘소정연, 이리 연기를 잘하면 차라리 연극이나 하러 가지.’소원영은 그런 소정연을 보면서 이미 일이 이렇게 됐으니 차라리 맞춰줘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술잔을 들고 소정연의 앞으로 가 소정연의 얼굴에 술을 퍼부었다.“잘 보거라, 이게 내가 퍼부은 것이다.”소원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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