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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Author: 소이
그는 내 시선을 느낀 듯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가 다급히 고삐를 잡아채자 말은 앞발을 치켜들며 울부짖었고, 하마터면 그를 떨어뜨릴 뻔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향한 채였고,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

"소현아..."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창문 휘장을 내리고 돌아서서 다시 탁자 앞에 앉았다.

조윤이 나를 바라보았다.

"널 알아본 것이냐?"

"예."

"어떻게 할 생각이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나는 입을 열었다.

"아마 먼저 그자를 한 번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조윤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위험하다."

"알고 있습니다."

나는 조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부모님께 드려야 할 대답이 있습니다. 그자가 직접 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을 인정하게 만들겠습니다."

조윤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와 몸을 숙인 채 내 눈을 바라보았다.

"사흘이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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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한별곡   제10화

    "아니다. 나는 그저 너를 내 옆으로 데려오고 싶었을 뿐이다.""소현아, 내가 잘못했다는 걸 안다. 내가 다 보상하마. 무엇이든 원하면 다 해 주겠다...""제 부모님을 다시 살려 내십시오."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는 품에서 자백서를 꺼내 펼쳐 그의 앞에 내밀었다.그 안에는 심무열이 적과 내통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담겨 있었다.심무열은 그 자백서를 바라보며 얼굴에서 핏기가 서서히 사라졌다."너...""오늘 제가 온 것은 장군님의 애정 타령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닙니다."나는 허리에서 단도를 뽑아 그의 가슴을 겨누었다.그는 피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눈빛은 놀라움에서 절망으로, 절망에서 체념, 그리고 마침내 해방에 가까운 평온으로 변해 갔다."그래..."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네 손에 죽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마지막이겠지."내 칼이 그의 가슴을 향해 떨어지는 순간, 수많은 장면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피웅덩이 속에 쓰러져 있던 어머니의 모습.마차에서 끌려 나와 죽임을 당하던 아버지의 모습.심무열이 나를 포로수용소에서 구해 내며 "강소현, 넌 아주 재미있는 여인이구나." 하고 웃던 모습.그리고 조윤이 동굴에서 내게 고구마를 건네주던 모습.칼끝은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석 치.더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나는 칼을 뽑아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심무열은 가슴을 부여잡은 채 무릎을 꿇었다.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내렸지만, 상처는 치명적이지 않아 죽지는 않을 것이다.내가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자 그의 눈에는 걷잡을 수 없는 기쁨이 번져 올랐다."소현아...""장군님을 죽이지 않는 것은 제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이 자백서는 내일 조정 조회에서 폐하께 올려질 것으로, 장군님의 죄는 율법이 심판할 것입니다."말을 마친 나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강소현!"그가 다가오기도 전에 조윤이 붙여 준 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나를 데리고 순식간

  • 애한별곡   제9화

    그는 내 시선을 느낀 듯 갑자기 고개를 들었고,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그가 다급히 고삐를 잡아채자 말은 앞발을 치켜들며 울부짖었고, 하마터면 그를 떨어뜨릴 뻔했다.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향한 채였고, 입술은 떨리고 있었다."소현아..."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창문 휘장을 내리고 돌아서서 다시 탁자 앞에 앉았다.조윤이 나를 바라보았다."널 알아본 것이냐?""예.""어떻게 할 생각이지?"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나는 입을 열었다."아마 먼저 그자를 한 번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들은 조윤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위험하다.""알고 있습니다."나는 조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하지만 부모님께 드려야 할 대답이 있습니다. 그자가 직접 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을 인정하게 만들겠습니다."조윤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와 몸을 숙인 채 내 눈을 바라보았다."사흘이다. 내게는 사흘만 허락할 수 있다.""사흘이 지나면 성공했든 못 했든 반드시 돌아와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는 몸을 돌려 문 앞으로 갔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강소현."그가 지난 1년 동안 처음으로 내 이름을 온전히 불렀다."예?""살아서 돌아오거라."나는 흰색의 낡은 옷을 입은 채 당당히 장군부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문을 지키던 호위들은 나를 가로막더니, 내가 고개를 들자 허둥지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무열이 대문으로 달려 나왔다."소현아..."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그는 마치 한 걸음만 늦어도 내가 다시 사라질까 두려운 사람처럼 빠르게 달려왔다.나는 물러서지 않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내 앞까지 다가와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만지려 하자 나는 곧바로 그의 손을 쳐냈다.심무열은 손을 거두었고,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어졌다."소현아... 돌아왔구나. 정말 돌아왔구나."내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

  • 애한별곡   제8화

    동굴 밖의 빗소리는 점점 거세지는 것이 마치 내 가슴을 두드리는 듯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나는 조윤을 바라보다 천천히 단도를 거두었다."제 복수를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그는 곧바로 대답했다."할 수 있다."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무슨 조건입니까?""심무열이 가진 군영 배치도와 그가 적과 내통했다는 모든 증거를 내게 넘겨라.""그리고 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그 증거를 숨겨 두셨다. 넌 그것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조윤의 말에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사흘 전 내게 보냈던 서신이 떠올랐다.서신에는 글 한 자 없었고, 그저 성벽 위에 올빼미 한 마리가 앉아 있는 그림 한 폭뿐이었다.올빼미, 곧 효(梟).효(梟), 효(驍), 정예 기병대. 심무열의 직속 부대였다.나는 그 그림을 지금까지도 늘 몸에 지니고 다녔다.그 생각이 미치자 나는 곧바로 조윤을 바라보았다."물건은 제게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도 조건이 있습니다.""일이 끝난 뒤에는 심무열의 목숨을 제게 주십시오."조윤은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있었고, 거친 굳은살은 하얗게 닳아 있었다."좋다."나도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맞잡았다.조윤의 손은 따뜻했고, 메마르면서도 단단한 것이, 심보가 많은 심무열의 다정함과는 전혀 달랐다."이제부터는 나와 함께 움직여라. 심무열의 손은 내 영역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마지막 남은 고구마를 입에 넣고 그를 따라 빗속으로 걸어 들어갔다....1년 후, 경성 주작(朱雀) 거리.나는 눈에 띄지 않는 푸른 휘장 마차 안에 앉아 휘장을 살짝 걷고 낯익으면서도 낯선 거리를 바라보았다.장군부의 처마는 그대로였지만, 대문 앞에 걸린 초롱은 붉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장군부에 무슨 상이라도 난 겁니까?"마차를 모는 계집종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씨, 듣자니 심 장군님의 여동생이 보름 전에 급사했다고 합니다."

  • 애한별곡   제7화

    나느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돌아, 낮은 담장 하나를 넘어 개구멍을 기어 나갔다.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나는 강가의 갈대밭으로 뛰어들어 허리를 굽힌 채 안쪽으로 달렸다.갈대가 얼굴과 손을 베어 피가 맺혔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저쪽으로 갔다!""나눠서 쫓아라!"나는 갈대밭에 엎드린 채 꼬박 하룻밤을 버텼다.거머리가 다리에 기어올라도 움직일 수 없었다.모기가 얼굴을 물어 부어올라도 손으로 쫓을 수 없었다.날이 밝아서야 그들은 마침내 떠났다.나는 진흙탕 속에서 기어 나왔다. 온몸은 흠뻑 젖어 있었고, 추위에 입술은 새파랗게 질렸다.심무열의 수하들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움직였다. 나는 당장 거처를 옮겨야 했다.나는 방향을 바꿔 남쪽으로 향했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그곳에는 당시 촉지에서 패전한 뒤 흩어진 옛 군사들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생전에 그들 중 몇몇 우두머리들과 알고 지냈다.나는 아버지가 남긴 유품을 꺼내 보였고, 예상대로 그들은 나를 받아 주었다.하지만 심무열의 사람들은 무서울 만큼 끈질기게 몇 번이고 내 흔적을 찾아냈다.첫 번째로, 나는 산에서 장작을 패다가 하마터면 평복 차림의 병사들에게 낡은 사찰 안에 몰릴 뻔했다.나는 뒤창으로 뛰어내리다 왼손 새끼손가락이 부러졌고, 스스로 뼈를 맞춘 뒤 천 조각으로 감았다.두 번째로, 그들이 밤을 틈타 산으로 올라왔을 때 나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뒷산 절벽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는데 절벽의 가시덤불이 내 등을 갈기갈기 찢어 피투성이로 만들었다.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죽을 고비를 넘길 때마다 나는 마음속에 한 칼씩 새겼다.심무열, 너는 내 목숨 아홉 개를 빚졌다.그렇게 숨어 지내는 날들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을 때, 한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비가 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동굴 안에서 불을 쬐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굴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심장이 순간 내려앉았지만, 나는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밖에 있는 사람

  • 애한별곡   제6화

    안개 속에서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는 다급하고도 빽빽한 것이 마치 폭우가 기와 위를 두드리는 듯했다.내 심장은 목구멍까지 치솟았지만 나는 품 안의 단도를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배를 멈춰라!"심무열의 고함이 짙은 안개를 뚫고 들려왔다. 내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다급함이 담긴 목소리였다.뱃사공이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저들은 모두 산적입니다. 저를 잡아다가 기방에 팔아넘기려는 자들입니다."뱃사공은 그 말을 듣자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대나무 노를 강가의 돌에 세게 짚자, 배는 순식간에 강 한가운데를 향해 빠르게 튀어 나갔다."강소현! 당장 돌아오거라!"안개가 너무 짙어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나루터에 말을 세운 흐릿한 그림자만 보였다.그는 이쪽으로 뛰어들려는 듯했지만 이미 물은 그의 장화를 넘어섰다.아주 멀리 떨어졌음에도 나는 여전히 그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들리지 않느냐! 내가 명한다. 돌아오라고 했다!"걷히지 않을 듯 짙은 안개 너머로 그를 바라보는 내 눈에는 조금의 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오직 짙은 원한만이 가득할 뿐이다."심무열."내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강 위에는 바람조차 불지 않아 한 글자 한 글자가 또렷하게 그의 귀에 닿았다."내 부모님의 핏값, 반드시 받아 낼 것입니다."심무열, 나는 반드시 다시 너를 찾아갈 것이다.다만 그때는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그의 목소리가 변했다. 더 이상 명령도 분노도 아니었다. 내가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거의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였다."소현아, 내 말을 들어다오. 내가 설명하겠다..."나는 차갑게 웃었다."무엇을 설명하겠다는 겁니까? 어찌 비취 비녀로 내 어머니를 찔러 죽였는지 설명할 것입니까? 어찌 사람을 시켜 산적으로 위장해 내 아버지를 죽였는지 설명할 것입니까?"옅은 안개 너머로 나는 마치 그가 무릎을 꿇은 듯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

  • 애한별곡   제5화

    심무열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를 향해 소리쳤다."벗어라. 이건 명령이다. 당장 벗어라!"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직접 손을 뻗어 억지로 잡아당겼다."장군님, 지금 제정신입니까!"하지만 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꼼짝 못 하게 붙들었다.옷감이 찢어지는 소리가 고요한 대전 안에서 유난히 날카롭게 울렸다.손님들은 하나둘 고개를 돌렸다. 감히 바라보는 사람도, 막아서는 사람도 없었다.잠시 후 심무열로 인해 옷이 벗겨져 온 놈에 속적삼 하나만 남게 된 나는, 수치심과 모욕감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심무열은 혼례복을 꼭 끌어안은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걱정도, 미안함도 없었다."부인을 처소로 모시거라. 내 명이 없이는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방으로 돌아온 뒤, 나는 계집종들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그 낡은 흰색 옷으로 갈아입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밖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심무열일 것이라 생각하고 곧바로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들어온 사람은 심모연이었다."내 올케는 난산으로 죽었다. 아이도 살리지 못했지. 그날 오라버니는 그분의 시신을 품에 안고 눈밭에서 꼬박 하룻밤을 무릎 꿇고 있었다.""그 후 오라버니는 그분과 얼굴이 똑같은 널 만나게 되었고, 오라버니는 올케가 다시 태어나 자신을 찾아온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그녀가 말하는 내용은 이미 알고 있던 일이었기에, 내 마음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할 말 다 끝났으면, 그만 나가 주십시오."심모연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네가 알아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너는 줄곧 네 부모님이 어째서 하룻밤 사이에 모두 참혹히 죽었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았느냐?"나는 순간 고개를 번쩍 들었다."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겁니까?"그녀는 담담하게 나를 한 번 바라본 뒤, 무심한 듯 말했다."네 아비는 대행산에서 산적을 만났다고 했지. 하지만 그 길은 오라버니가 팔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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