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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作者: 희나리K
last update 公開日: 2026-05-22 18:38:31

“눈 떠.”

그 말과 함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비명을 지르든 말든, 어차피 아무도 들어줄 리 없는 동떨어진 주택이니까. 

하지만 리아는 기침도, 비명도 없었다. 오히려 도세준 만큼이나 차분해보였다.

“아저씨... 저 죽이러 온 거죠.”

“뭐 이딴 년이 다 있어.”

“해요…… 일.”

그동안 타깃들 중 절반은 살려달라 아우성이었다. 나머지 절반은 그 아우성을 내뱉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근데 얘는 뭐냐고. 왜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거냐고. 

“돌겠네, 씨발.”

한 발 뒤로 물러서자, 리아가 몸을 일으켜 침대 헤드에 기대앉았다. 이제야 올라간 치맛자락을 확인했는지 그조차도 느릿하게 끌어내렸다. 

그 순간이었다. 새하얀 파자마 위. 젖꼭지로 보이는 돌기가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젠장, 기지배들은 집에서 노브라로 있는다더니. 뒤질 걸 알았으면 속옷이라도 챙겨 입던가.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어?”

“그건 아닌데, 그게 정해진 답이라면.. 뭐 어쩔 수 없죠.”

대화를 나눈 순간 깨달았다. 아니, 어쩌면 이 방에 들어선 순간 결론은 나 있었는지도 몰랐다. 

“이대로 뒤지기엔 아깝지.”

“...네?”

성큼성큼 다가가 목뒤를 정확히 눌렀다. 딱 기절만 시킬 힘과 각도로. 

리아의 몸에서 스르륵 힘이 빠지자, 그대로 어깨에 들쳐매고 집을 나섰다.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타겟을 데리고 나오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뒷좌석에 눕히는 찰나, 욕설이 새어 나왔다.

“뭐 이딴 좆같은...”

이 와중에 아랫배가 잔뜩 긴장했다. 눈치 없는 좆은 왜 이 순간에 헐떡이는데. 강리아, 넌 누가 기절한 모습도 존나게 예쁘래. 

시동을 걸고 얼마 후, 자동차 스크린 화면에 뜬 단어는 ‘VIP 1’. 강 회장이었다.

세준은 아무렇지 않게 통화 버튼을 누르고, 되려 목소리를 높였다. 

“회장님. 준비가 꽤 미흡하십니다?”

“뭐라?”

“집이 비었던데요. 적어도 헛걸음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완벽한 거짓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떨리지 않는 목소리. 믿을 구석이 있다는 건 이런 것이다. 반대로 VIP는 잔뜩 당황했고 말이다.

“그럴 리가 없네. 이 야밤에 어디를 간단 말인가. 한 번도 그런 적이...”

“아뇨, 타깃은 없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서로가 서로를 계산하는 시간이었다. 세준은 그 침묵을 먼저 끝내기로 했다. 

“다음 일정은 제대로 확인하고 알려주시죠.”

통화가 끊기고, 손가락이 곧바로 움직였다. 가장 믿는 오른팔이자 늘 뒤에서 움직여주는 김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마스터.”

“성일동 304-12번지. 근처 CCTV 전부 백업해. 한 시간 이내.

“세팅하겠습니다.”

“집 근처도 마찬가지. 아무 날로 골라서 화면 싹 바꿔.”

“예.”

 

룸미러에 비친 뒷좌석을 바라보았다. 리아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순식간에 3억이 증발했다. 뭔가에 홀린 듯 몸이 먼저 움직였다. 

근데 뭐? 돈이야 이미 썩어날 지경이었다. 그저 상대가 강 회장이라 움직였을 뿐.

문제는 그동안 숨겨왔던 욕망이 고개를 들어버린 것. 그것도 아주 확실하고 강렬하게.

“강리아. 죽지 말고 길들여져. 예쁘게. 그리고 야하게.”

여유가 생기자 주변엔 여자들이 들끓었다. 싫진 않았다. 다만, 즐기고 끝내고를 반복했다. 다가오고, 기대하고, 실망하는 그 반복이 귀찮았다. 

그래서 하룻밤의 대가를 지불하면, 다음엔 대가는 필요 없다며 알아서들 다리를 벌리더라. 

그 걸레 같은 모습이 질려오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상상을 했다. 질리지 않는 장난감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이. 그 장난감을 길들일 수 있다면 그 시간도 꽤 재밌을 것 같다고.

상상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침대엔 속박이 가능한 장치들을 세팅했고, 드레스룸 한 켠은 각종 성인용품으로 채워졌다. 

윤활제는 물론 딜도, SM 플레이가 가능한 장비까지. 눈에 보이는 족족 전부 다 사들였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잠깐의 자극일 뿐,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세상엔 별의별 기구가 존재하는구나. 생각보다 사정과 기절을 반복하는 여자들이 꽤 많구나. 그 정도를 깨달았을 뿐. 

근데 지금 그 갈증을, 들끓는 욕망을 채워줄 진짜 장난감을 발견해 버렸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너라면, 아니. 두려움보다 수용이 먼저인 너라면 충분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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