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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해빠진 킬러 아저씨
야해빠진 킬러 아저씨
작가: 희나리K

제1화

작가: 희나리K
last update 게시일: 2026-05-22 18:37:58

“거참, 더럽게 을씨년스럽네.”

대문 앞, 가죽 장갑을 고쳐 낀 도세준. 그가 담벼락을 넘는 건 순간이었다. 

오늘은 유독 기분이 좆같았다. 이딴 귀찮은 일에 직접 움직인 건 꽤 오랜만이었으니까. 그동안은 분명 아랫것들이 대신하던 일이었다. 

짜증을 내면서도 직접 움직인 이유는 단 하나. 여태 지불한 정산금만 해도 17억에 육박하는 VIP 강 회장. 그가 이번 타깃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엔 직접 움직여주게.”

“회장님. 부하들도 믿을만한 놈들입니다.”

“알고 있네. 하지만 이번엔 그 어떤 여지도 남겨선 안 돼.”

“손이 굳어서 말이죠.”

“페이는 3억.”

평소의 세 배였다. 세준은 눈동자를 내려 타깃의 정보를 바라보았다. 테이블 위에 펼쳐진 파일 안, 생글 맞게 웃고 있는 여자의 사진과 ‘강리아’라는 이름. 

문제는 그 옆에 적힌 나이가 너무 어렸다. 고작 스무 살. 

앞길이 창창한 것들은 늘 께름칙하던데. 하지만 단박에 거절하기엔 이미 제대로 엮여버린 사이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물었다. 

“질문에 답해주시면 움직이겠습니다.”

“뭐지.”

“제거 목적이 뭡니까.”

가죽소파 팔걸이에 걸쳐진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강 회장은 마른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평소보다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연이 딸일세.”

부가 설명은 필요 없었다. 강지연. 강 회장의 하나뿐인 외동딸, 이미 슬하에 남매를 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재벌가 외동딸의 알려지지 않은 핏줄. 알려져선 안되는 존재. 그게 바로 이번 타깃이구나. 

“강지연 이사님은 알고 계십니까. 이 아이의 존재를.”

“오늘따라 질문이 많네.”

“오늘따라 다른 부탁을 하시니까요.”

세준은 평소답지 않았고, 강 회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질문과 긴장. 그건 두 사람 사이에 한 번도 존재하지 못한 감정이었다. 

“모르네. 그게 이유네.”

존재도 모르는 사생아를 굳이? 왜? 이상하게 이번 일은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본능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강 회장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엄마를 찾기 시작했어. SNS에 배냇저고리랑 담요를 올렸더군.” 

"배냇저고리랑 담요. 그 여지를 남기신 게 회장님 실수셨군요.”

“인정하지. 허나, 그렇게 경고했는데 듣지 않은 건 결국 그 아이야.”

시선이 다시 파일로 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해맑게 웃는 얼굴. 강리아. 

결국 킬러를 고용해 죽일 거면서, 성은 또 강 씨다? 웃기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티를 낼 수 없어 그저 혀를 찼다. 

“SNS가 널 죽음으로 안내했네.”

“도세준.”

“직접 처리하죠.”

그게 이 거지 같은 집 담벼락을 넘은 이유다. 도시와는 동떨어진 전원주택. 말이 좋아 전원주택이지, 마당은 잡초들이 무성했다. 

돈이 썩어나는 엄마의 존재를 알았다면, 이 마당은 조금 더 볼만했을까. 아니,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넌 저승의 문턱을 넘을 텐데. 

익숙하게 도어락에 장치를 갖다 대자, 소리 없이 현관문이 열렸다. 거실은 어두웠다. 대신, 굳게 닫힌 방 쪽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깨어 있으면 곤란하지.” 

발소리를 완전히 죽였다. 그리고 방문에 귀를 붙였다. 

다행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사실 들린다 해도 상관없었다. 이까짓 어린 계집애쯤 제압하는 건 일이라는 축에도 못 꼈으니까.

끼익-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씨발. 깜짝이야.’

속으로 욕을 삼켰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 그를 맞이했다. 

무드등 하나를 켜둔 채 잠이 든 강리아는 제 몸보다 큰 커다란 바디필로우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문제는 파자마 원피스는 허리까지 말려 올라갔고, 한쪽 다리를 기역 자로 올린 탓에 씨발! 그 새하얀 허벅지와 핑크색 팬티가 적나라하게 보인다는 것. 엉덩이에 하트는 또 뭔데. 애새끼도 아니고.

조심스레 걸음을 옮겨 침대 가까이 다가갔다. 여자애 방이라 그런지, 향기가 가득했다. 살결은 또 왜 이렇게 하얀지 꼭 인형 같은데, 팬티 사이 골짜기의 실루엣이 앙증맞았다.

이런 미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주사기를 꺼내 들고, 익숙하게 공기 방울을 빼내며 마음속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다음 생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그 순간, 

“으응... 응..”

갑작스런 뒤척임에 손이 멈췄다. 그리고... 끝내 그 얼굴을 보고야 말았다. 

사진은 거짓이었다. 아니, 비교 따위가 불가능했다. 잠이 든 모습이 이토록 예쁜 인간은 난생처음이었다. 무방비함마저 더해져서 그런가. 처음으로 타깃이란 단어를 잊어버린 순간이었다. 

“정신 차리자. 씨발, 이러다 내가 먼저 뒤지지.”

도무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감정. 그대로 강리아의 입을 틀어막았다.

“....?”

두 눈을 부릅떠야 했다. 두려움이 가득한 눈동자를 보여줘야 했다. 숨이 막히는 소리가 나야 정상이었다. 

근데 얜 뭐지? 발버둥은커녕 천천히 눈을 떴다. 뭐지. 뭐길래 이딴 반응을 보이는 거지. 왜 자꾸 당황하게 만드는 거지.

이를 악물고 손에 힘을 더 줬다. 경동맥을 누르기엔 아직 일렀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스르륵 눈을 감는 걸 보니, 꼭 자신의 상황을 알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이것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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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해빠진 킬러 아저씨   제2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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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해빠진 킬러 아저씨   제2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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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해빠진 킬러 아저씨   제2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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