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진의 말에 아리엘은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런걸 보면 달라지신게 하나도 없으신데.“세자 저하께서 보내시는 선물 같습니다.”“그 사람도 제정신은 아니야.”“저하의 작은 취미라고 생각하시지요.”“그렇게 생각을 해야하나….”“성격은 확실히 안좋긴 하네요.”진은 툴툴거리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진, 너가 가려고?”“넌 공녀님 옆에서 지키기나 해. 그게 더 위협적이니까.”“위협까지 필요할까.”“그렇지 않겠어?”밖으로 나온 진은 문 앞에 서 코를 긁적였다.성큼성큼 다가오는 제레미가 보이자, 진은 작게 한숨을 쉬며 그를 바라보았다.발도 빠르네. 얼마나 급했으면.“오랜만에 뵙습니다. 도련님.”금새 코앞까지 다가온 제레미에 진은 슬적 웃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비켜라.”“잠시 기다리시지요. 공녀님께서 급한 용무 중이라”“급한 용무? 당장 비켜”이를 악물고 말하는 제레미에, 진은 입에 웃음을 걸고 삐딱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이자식도 알 거 다 알아서 이러나.참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진정하시지요. 도련님”“진 그릭이라고 했나? 너, 내가….”“도련님께서 제 이름을 어찌 아시는 지는 모르겠나, 조금만 기다리시지요”진의 말에 제레미는 이를 악물었다.헨리 그자가 독을 쓸 때 티가 나지 않는 것을 써라고 했어야 했다.확실하게 죽여야 할 것을, 이렇게 살아서 귀찮게 굴다니.그 멍청한 놈 때문에 내가 지금…!“너, 허튼짓 하지 말아.”“제가 무얼했다고 그러시는지. 공녀님께서 바쁘시답니다.”진은 제레미의 얼굴을 살펴보다 작게 아이비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곧이어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진은 문을 열어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허튼 짓 하면, 뭐 때려잡아야지 별수 있겠어?“들어가시지요. 도련님”매서운 제레미의 눈에 진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손을 뻗었다.날 선 공기와 색색이는 제레미의 숨소리.뭐,이런 백면서생 제압은 별것도 아니니.“아이비”한글자씩 끊어 말하는 제레미에 아이비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이녀석
아이비는 편지를 읽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화려한 왕세자의 친필편지에는 흥미 가득한 이야기가 가득했다.제레미가 지금껏 벌인 짓에 대한 처벌과 레이먼드에 대한 지지까지.“솔직하게 말하자면, 스피나경에 대한 지지는 예상 외였어”“저하께서 공녀님을 좋게 보셨나 봅니다.”“그렇게 보였니? 영광이라고 해야할까.”“그런 말씀은 잘 하지 않으시니 말입니다.”아리엘의 말이 웃긴지 아이비는 슬적 그를 흘겨보았다.“자네의 말 대로 특이하신 분이시긴 하더군.”“워낙 짓궂으신 분이시라.”아이비는 손을 저으며 진에게 편지를 건네었다.“스피나경께는 사람을 보냈지만, 나중에 갈 때에 이걸 전해 주렴.”“네. 적당히 상황을 보고 다녀오겠습니다.”“셈 빠르신 분은 편하긴 하네.”아이비의 말에 진은 픽 웃으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럼 이제 제레미는 어찌 되려나.녀석에게 뭐 가족 간의 정이나 이런 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슴한구석이 좋지만은 않았다.그냥 얌전하게 살지.“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공작가와 무관하다는 정황을 부러 만들어 주시다니. 배려 넘치시는 분 아니니?”아이비는 진의 얼굴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무슨 생각일지 모르는 저 애의 얼굴에 괜히 복잡한 심정이 올라왔다.제레미가 그런 짓을 벌였다니.그래도 나의 혈육인데.그럼 제레미는 어디까지 모두를 속이면서 그것을 준비한 것일까.정말, 소피아를 앞세워 자신의 입지를 다듬은 것일까.“머릿 속이 복잡하네”“복잡할 게 뭐 있나요. 이제 남은 건 다비드 도련님 뿐인데.”“그렇긴 하지만….”“참 귀족네들은 복잡하게 살아요. 형제고 자식이고 다들 자기 잇속 챙기기 바쁘잖아요.”진의 말에 아이비는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틀린 말 하나 없는 저 말이 괜히 입안을 꺼끌거리게 만들었다.이래서야 원, 귀족의 체면 따위를 챙길 수도 없겠는걸.“그러게 말이야. 이게 무슨 가족인 건지.”“뭐, 저는 그 덕에 돈 벌고. 좋긴 합니다.”“그런 걸 보면 오히려 네가 부러워.
왕세자의 미간이 좁혀지자, 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이것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을까.그럼 어떤 반응을 해 주려나.“세간에는 헨리 스피나라고 하더군요. 저희도 그놈에게 당한 것이 많은지라….”“말 돌리지 말고 정확하게 말하게.”“그분의 이름은 아셨나 봅니다.”“공녀. 말장난 할 기분이 아니다. 똑바로 말하게.”어깨를 으쓱인 아이비는 왕세자의 앞으로 서류 하나를 건네었다.”“푸른 사과의 수장. 올리버 홀슨이라는 이름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분은 저하께서 아시는 분이겠지요.”“빌어먹을 자식들.”튀어나오는 욕지기에 아이비는 차를 한입 마시며 주변을 돌아보았다.아무도 없는 이곳에는 어떠한 소문도 흐르지 않을 것이었다.왕세자가 저런 저속한 말을 입에 담아도, 듣는 건 나 뿐이니.“이건 어찌 알았지?”“제 개인 호위가 그들에게 당했습니다. 용병단의 수장이 움직여 그의 존재를 알아내었지요.”“용병단이라…. 아리엘이 속한 그곳인가 보군.”“실력이 좋은 이들 아닙니까. 저 또한 그들에게 빚진 것이 많습니다.”“아리엘을 통해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그러니 그 정보에 대한 것은 확실하겠어.”왕세자는 주먹을 말아 쥐며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감히, 나를 속이고 제 잇속을 챙기려 들다니.어디서부터 이놈들이 움직인 것이지?거기다 나까지 움직이게 하려고 하다니.이것들을 어찌 처리를 해야 기분이 풀릴까.“내게 그 이야기를 해주는 이유가 무엇이지? 단순히 자네의 후계 때문인가?”“저의 후계 작업은 그것이 아니어도 잘 굴러가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하버릭 항구 같이요.”“이제는 아주 당당하군.”“그 건은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고심을 한 결과입니다.”왕세자는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머리가 빠른 게 아니라 기민한건가.잘만 이용한다면, 이 여자도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공작이 되는 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그럼 왜 내게 말하는 것인가”“레이먼드 스피나경께서 전하를 설득시켜 달
“그럼 제가 드릴 이야기가 저하의 흥미를 동한다면, 어찌 하시겠습니까?”“이런 불경죄는 넘어가주어야 겠지.”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그와 눈을 마주쳤다.아리엘의 말처럼 공작부인과 비슷한 성격이었다.다른 점이라면 그녀보다는 속이 더 잘 보이는 것 이겠지.아직 경험이 적어서 그런 것일까.이러나 저러나 나에게는 유리하겠지만.“공작가의 후계를 위해, 제가 레이먼드 스피나와 손을 잡은 것 정도는 알고 계시는지요.”“그 건은 솔직히 놀라긴 했네. 레이먼드 그 인간이 다른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다니.”콧노래를 부르며 손짓을 하는 왕세자에 아이비는 가만히 그와 눈을 마주쳤다.공작가에도 눈이 있다는 말일까.내가 레이먼드와 손을 잡은 것은 공작저 내에서나 겨우 알 수 있는 이야기인데….믿을 것 하나 없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건지.“혹, 저하께서 저의 혈육인 제레미와 연이 있으신 지 감히 여쭈어 보아도 되련지요.”“제레미라…. 내가 답할 이유는 없는 것 같군.”“물론입니다.”아이비는 빙긋 웃으며 차를 한입 마셨다.그럼 그 돈들이 왕세자의 명령인 것일까?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사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어떤 변수라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허면, 제레미의 친모가 스피나가문의 사생아와 손을 잡으신 것도 아시겠군요”왕세자는 입에 미소를 건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무슨 또 재미있는 일을 꾸미고 있길래 이딴 소리를 하는지.제레미의 어미가 스피나 가문의 사생아와 손을 잡다니.그런 것은 아직 세작들에게서도 들려오지 않은 말이었다.이거, 뜻밖의 소식인데.“제가 저하의 흥미를 끌지 못 하였나 봅니다. 부디 용서 하시길”“계속 말하게.”“그리했다간 저하의 수족인 제레미를 의심하게 하는 게 아닐까 염려 되옵니다.”“공녀. 난 두 번 말하는 건 싫어 한다네.”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바라보는 왕세자에 아이비는 고개를 작게 숙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스피나가의 사생아는 그들과 손을 잡아 세력을 형성하고 있지요. 지금까지 규합된 지분은
시종의 안내를 받아 들어온 아이비는 주변을 천천히 훑어보았다.왕세자 궁의 내측에 위치한 정원은 키 작은 나무들이 미로처럼 켜켜이 이어져 있었다.누가 숨어들어도 숨기에는 버거워 보이는 구조.늘 암살을 걱정해야 하는 왕족들에게 어울리는, 화려한 정원.“좋은일만 있어야 하는데….”“예? 무슨일 있으십니까?”“아닐세. 저하께서 오래기다리시겠어. 어서가지.”정원의 가운데 위치한 파고라에 있던 왕세자는 아이비를 보곤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이제 오는군.”“처음 인사 올립니다. 아이비 파말라입니다. 저하”왕세자가 미소를 지으며 손짓을 하자, 사용인들이 서둘러 자리를 비웠다.“아무래도 우리 둘만 이야기를 하는것이 편하겠지.”“배려해 주시어 감사할뿐입니다.”“그렇게 봐주면 고맙겠지.”어깨를 으쓱인 왕세자는 가만히 아이비를 바라보았다.파말라 공녀라.참 재미있는 소리들이 많이 들려 오던데.“우선 앉게. 손님을 세워둘 수도 없고.”“영광입니다. 저하.”“솔직히 아리엘에게 연락을 받고 조금 놀랐다네. 내게 이런 부탁을 하는 치가 아니니까 말 일세.”“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전하께 드릴말씀이 있어 법도를 무시한 것을 용서 하시지요.”왕세자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아이비를 바라보았다.아리엘 그자가 이런 부탁까지 들어줄 정도라면 보통의 사이가 아닐 터.둘은 무슨 사이이려나.꽤나 재미가 있어 보이는데 말이지.“사실 자네를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네.”“황공하옵니다.”“내가 눈독 들이던 항구를 자네가 가져갔으니. 얼마나 대단할지 궁금했달까.”빙빙 손을 솔리는 왕세자에 아이비는 미소를 지으며 작게 고개를 숙였다.벌써 이걸로 찌른다라.무슨 말을 더 하려 이러는 것일까.“저하께서 그러신 줄 몰랐습니다. 저희 가신단만 바라보았을 뿐입니다.”“예의 차리기는. 말은 잘하는군.”“칭찬에 감사할뿐입니다.”왕세자는 입꼬리를 올린 채 가만히 아이비를 훑어보았다.이런 건 예상을 하고 온 것 같고.눈치가 여간 빠른 것이 아니군.재미가 있으려나.
“말씀 하신 것들입니다.”냉담한 헤이든의 목소리에 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헤이든의 눈치를 살폈다.얘가 진짜!적당히 하라니까 무슨 말을 이렇게 하는 거야?“야, 말투가 왜 그러냐?”“넌 가만히 있어”그들의 대화를 듣던 아이비는 픽 웃으며 헤이든이 건넨 서류를 훑어보았다.일처리를 빨리 해 준 것인지, 왕세자에게 가기 전 헤이든이 와주었다.좋지 않은 게 들어있으면 곤란한데.“요약하자면, 유령 상단이고, 자금의 출처는 왕실의 비자금 쪽인 것 같습니다.”“그럼 제레미가 진짜?”눈을 돌리며 고개를 젓는 진에 헤이든은 입을 다시며 시선을 돌렸다.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몇 번을 대조했던지.그것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췄지만.“토목관련해서 나오는 예산 쪽으로 편취한 것 같더라고.”“그럼 횡령이네”진의 중얼거림에 헤이든은 그녀를 흘긋 바라보았다.설마 했던 우려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을 것이었다.이래서 말해주기 그랬는데….그냥 진을 내보내고 말할 걸 그랬을까.“그럼 이건 스피나가도 알고 있나?”“아직은 모를 것입니다. 저도 사람을 보내서 어렵게 알아낸 것이라.”“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상단이라…. 그것으로 국고에서 돈을 빼돌리고….”“토목공사를 하는 곳이라고는 하는데,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른 상단들에도 수소문했습니다만, 역시나 마찬가지였습니다.”헤이든의 말에 아이비는 손끝을 꾹꾹 눌렀다.제레미가 진정으로 그럴 줄이야.대체 어디까지 속이고 있었는지 상상도 가질 않았다.이렇게까지 하면서 공작위를 얻고 싶은 건가?만약 걸리면 그때는 어떻게 하려고 그랬을까.다행히 내가 그 꼬리를 잡았으니, 공작가로 피해가 오지 않았지만 왕실측에 이것이 걸렸다면 공작가가 무너질뻔한 일이었다.“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고맙네.”“그리고 다른 상단들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주로 공사와 관련된 업체들로 위장되어 있었습니다.”“그래. 델란 백작의 말로도 제레미가 그쪽으로 관련하여 예산을 측정한다고 하더군. 금액도 크고 하니 말이야.”
진은 아이비의 보랏빛 눈을 흘긋거리다 시선을 떨구었다.눈치가 빠르고 예민하다.아까 하녀가 한 까탈스럽고 예민하다는 이걸 말하고 싶었으려나.“죄송하지만, 하녀입니다”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의뢰주의 추가조항은 절대 정체를 말하지 말 것.무슨 이런 바보같은 조항이 있나 했지만, 뭐, 돈을 그만큼 주기로 했으니 따라야지.“그래? 그럼 네 손에 난 굳은살에 대한 변명은?”“손이 여려서 굳은살이 잘 베깁니다”“허술해”“이전에 정육점에서도 일했습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아버지가 군인이십니다”“
진은 눈을 굴리며 여기저기를 훑어보았다.중후한 홀과 천장 위의 벽화와 홀에 걸린 몇 대 전 공작의 초상화들이 눈에 들어왔다.어릴 적과 달라진 것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딱히 기억도 잘 안나긴 하다만.“공녀님은 어떤 분이세요?”“넌 그런게 궁금하니?”톡 쏘듯 답하는 하녀에 진은 애써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무래도 제가 모실 분이니까요”안내하던 하녀는 고개를 저으며 진을 흘겨보았다.하긴, 얘도 알긴 해야지.얘는 며칠이나 가려나.“까탈스러우시고 예민하신 분이야. 어지간하면 말 걸지 않는 게 좋아”“까탈스러우시고 예민
진은 떨떠름하게 거울 속의 자신을 지켜보다 얼굴을 잔뜩 구겼다.노란 리본을 짧은 머리에 달고, 단정한 하녀복을 입고있는 모습과 함께 저 껄렁한 자세라니.영락없이 뒤 꿍꿍이를 가진 모양새인데.“사장님, 혹시 삶이 지루하신가요”진의 말에도 여전히 바닥을 구르며 웃는 헤이든에, 진은 혀를 끌끌 차며 깊이 숨을 내뱉었다.용병단의 에이스인 내가 이리도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 단장이라는 놈은 배나 부여잡고 낄낄거리는 꼴이라니.헤이든이 진정할 때까지 기다리던 진은 멈출생각 없는 헤이든에 인상을 찡그리곤 그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진은 계약서를 앞에 두고 머리를 파묻은 채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닦았다.내가 미쳤지 진짜.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 집에 내가 내 발로 들어가야한다니.심지어 뭐? 하녀?“나 진짜 그냥 때려 치고 싶어.”“늘 말했지만, 이래서 계약서를 꼼꼼하게 보라는 거야.”진은 계약서를 보다 다시 울상을 지었다.이씨, 레이먼드인지 그 미친 인간은 하녀 소리 하면 안할거 알고 이런거 같은데.중간에다가 그소리를 박아 넣는게 어딨어!“미친거 아냐 진짜.”“그러게나 말이자. 공녀님 옆으로 가는데 시종으로 갈 수도 없고.”“아니 경비도 있







